◈ 아나필락시스의 위험인자
아나필락시스의 발생에는 항원 감작뿐 아니라 개인의 특성이 관여하며, 이는 아나필락시스의 중증도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미국에서 시행된 연구에서는 아프리카계 미국인에서 치명적인 아나필락시스의 발생률이 유의하게 높아서, 인종에 따라 아나필락시스의 발생률이 차이를 보입니다.
성별에 따라서는 여자가 남자보다 더 흔히 발생했다는 보고가 있으나, 유의한 차이가 없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또한, 운동, 열, 감염이나 스트레스 등 보조 인자가 아나필락시스의 발생에 관여하며, 병용 약물과 기저질환에 의해서도 위험성이 증가할 수 있습니다.
특히, 약물 유발성 아나필락시스는 병용 투여하는 다양한 약물들에 의해 악화될 수 있습니다.
베타차단제, 안지오텐신 전환효소(ACE) 저해제, 안지오텐신 수용체 차단제(angiotensin II receptor blockers), 아스피린이나 비스테로이드성 진통소염제 등이 아나필락시스를 악화시킬 수 있는 약물로 알려져 있습니다.
베타차단제의 경우에는 특히 방사성 조영제에 의한 아나필락시스의 발생 위험을 증가시키고, 아나필락시스가 발생하여 치료하는 과정에서 투여되는 치료제에 대한 반응을 감소시킬 수 있습니다.
안지오텐신 전환효소 억제제와 안지오텐신 수용체 차단제는 안지오텐신-2 활성에 의해 유도된 저혈압에 대한 보상 반응을 억제함으로써 아나필락시스의 중증도를 증가시킵니다.
프로톤 펌프 억제제는 입원환자에서 발생한 약물 유발성 아나필락시스와 유의한 연관성을 보였는데, 프로톤 펌프 억제제를 사용하는 경우에 위 저류 동안 알레르기 항원성의 단백이 지속되면서 아나필락시스의 발생 위험성이 증가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중증 약물 유발성 아나필락시스의 발생에 있어서 약물의 정맥 투여와 고령은 유의한 위험인자입니다.
아토피는 음식, 운동이나 라텍스에 의한 아나필락시스의 위험인자로 알려져 있으나, 약물 유발성 아나필락시스 발생의 위험인자라는 것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습니다.
비만세포 질환 환자에게 아편유사제, 비스테로이드성 진통소염제, 근이완제를 투여한 이후에 증상을 유발할 수는 있습니다.
*비만세포(mast cell): 히스타민과 헤파린 등을 함유한 과립을 갖고 있는 백혈구의 일종으로, 골수성 줄기세포로부터 분화한 과립구의 하나입니다.
피부, 다양한 기관의 결합 조직뿐 아니라 호흡기, 비뇨생식기, 소화관의 점막 상피조직 등을 포함하는 다양한 조직에서 발견됩니다.
특히, 비만세포는 알레르기, 과민증을 매개하는 세포로 잘 알려져 있으며, 이외에도 상처 치유, 혈관형성, 면역관용, 병원체로부터의 방어 반응에도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비만세포의 활성화에 의해 나타나는 대표적인 반응이 알레르기 반응이며, 건초열, 천식, 아토피성 피부염, 음식 알레르기 반응이 이에 해당됩니다.
그러나, 비만세포 질환 자체가 약물 유발성 아나필락시스의 발생의 위험인자라고 알려져 있지는 않습니다.
◈ 약물 유발성 아나필락시스의 진단과 치료방법
약물 유발성 아나필락시스의 진단은 환자의 병력, 임상 증상 및 징후를 근거로 판단합니다.
약물 투여 후 증상 발현까지의 시간, 두드러기, 혈관부종, 저혈압 등의 임상 양상을 바탕으로 신속하게 진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1) 혈액검사
혈액검사는 혈청 트립신분해효소를 아나필락시스의 확진 및 다른 질환과의 감별진단에 이용할 수 있습니다.
혈청 트립신분해효소는 증상 발현 후 1~2시간에 증가하기 시작하여 5시간까지 상승을 보입니다.
2) 치료방법
약물 유발성 아나필락시스의 치료 방법은 다른 아나필락시스와 동일합니다.
아나필락시스 환자의 급성 치료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기도 확보와 호흡 및 순환 유지의 기본 처치와 함께 에피네프린과 생리식염수를 빠른 시간 내에 투여하는 것입니다.
아나필락시스(Anaphylaxis)의 치료방법 /예방과 관리
3) 원인 약물 확인을 위한 진단
아나필락시스의 치료 후에는 원인 약물 확인을 위한 진단을 위한 접근이 필요합니다.
약물 유발성 아나필락시스를 경험한 환자에서 동일한 약물을 재 투여하는 경우에 중증 반응이 발생 가능하므로 원칙적으로 재투여는 금기로 되어 있습니다.
자세한 병력 청취와 적절한 검사를 통해 원인 약물을 규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약물 유발성 아나필락시스가 IgE 매개 반응에 의한 경우에 대개 희석하지 않은 약물로 피부단자시험을 시행합니다.
피부단자시험에서 음성을 보이면 1/10,000에서 1/10까지 희석한 약물로 피내시험을 시행합니다.
피부시험은 불응기를 고려하여 아나필락시스가 발생한 후 3~4주 이상 경과한 후에 시행하는 것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베타락탐 항생제의 경우 피부반응시험의 검사법과 해석방법이 잘 정립되어 있으나, 다른 약제들은 표준화된 방법이 정립되어 있지 않습니다.
베타락탐 이외 기타 항생제, 근이완제, 인슐린, 헤파린, 국소마취제, 스트렙토키나제, 키모파파인과 프로타 민의 경우에도 필요한 경우 비자극 농도를 확인한 후 피부 반응시험을 시행해 볼 수 있습니다.
일부 베타락탐계 항생제는 혈청 특이 IgE 검사를 통해 측정 가능하며, 검사의 특이도는 높으나 민감도는 낮습니다.
약물은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는 원인대사물질이 알려지지 않은 경우가 많기 때문에 피부시험 또는 혈액검사를 통한 진단이 어렵고 유발 시험까지 필요한 경우가 있습니다.
이 경우에는 반드시 전문 의료기관에서 시행해야 합니다.
4) 탈감작요법
아나필락시스를 유발한 약물은 재투여가 금기시되나 약제 사용이 반드시 필요한 경우 탈감작을 통해 투여할 수 있습니다.
탈감작요법은 비만세포에 지속적으로 자극을 주어서 비만세포가 더 이상 반응하지 않는 상태를 유지하는 방법입니다.
고전적으로 IgE-매개 반응에 의한 약물 알레르기의 치료에 사용하였으나 최근에는 발생기전에 관계없이 약제가 필요하지만 다른 대체약물이 없는 경우에 시행할 수 있습니다.
탈감작요법은 적은 용량부터 시작하여 치료 용량까지 증량시키고 이후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것이다.
지속적인 유지 투여가 중단되었을 경우 다시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급속 탈감작 요법은 인슐린, 페니실린, 이종 혈청, 아스피린, 항생제, 항결핵제, 독소루비신(doxorubicin), 백금 계열(platinums) 및 탁센(taxens)계 항암제 및 단클론성 항체 등에도 성공적으로 시행되고 있습니다.
*참고:
1)논문_박혜경, 약물 유발성 아나필락시스, 약물역학위해관리학회지, 2019;11, 11~1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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