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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달과 당뇨가 동반되는, 자가면역 췌장염(AIP)이란?

자가면역질환

by gaulharu 2021. 6. 5. 0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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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에서 주로 진단되는 자가면역 췌장염은 과거에는 췌장암으로 오인해 수술을 하는 경우가 흔했습니다. 

 

자가면역 췌장염은 자가면역질환의 일종으로 면역체계의 이상으로 인해 췌장을 스스로 공격해 발병하는 특수한 형태의 췌장염입니다.

 

이번 포스트에서는 췌장과 자가면역 췌장염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췌장이란?

 

췌장은 이자라고도 불리는 소화를 담당하는 장기 중 하나입니다. 위, 소장, 간, 그리고 담도 등 대부분의 소화와 관련된 장기는 복벽 앞부분에 위치해 있습니다.

 

 

그러나, 췌장은 이와 달리 신장과 같이 복벽 뒤에 위치하는 후복막 장기로서, 배 윗부분에서 위와 척추 사이에 위치합니다.

 

성인의 췌장은 무게가 85~120g 정도이며, 15~20cm 정도의 길이로 마치 혀 모양으로 옆으로 길게 누워 있는 모양을 갖고 있습니다.

 

 

췌장이 역할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 번째는 소화 효소를 분비해 우리가 섭취한 음식을 소화하는 외분비 기능입니다.

 

두 번째는 우리 몸의 혈액 내 혈당을 조절하는 인슐린이나 글루카곤 같은 혈당 조절 호르몬을 만드는 내분비 기능입니다.  

 

이러한 췌장에 특정 이유로 염증이 발생하게 되는 경우를 췌장염이라고 하며, 급성과 만성으로 구분합니다.

 

급성 췌장염을 앓았다 호전되면 정상 상태로 돌아오지만, 만성 췌장염에서 반복적이고 지속적인 췌장 손상으로 인한 췌장의 조직 변화는 정상으로 돌이킬 수 없습니다.

 

 

급성 췌장염과 만성 췌장염은 임상적으로 구분이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만성 췌장염 환자가 음주 후 악화된 경우에 급성 췌장염의 임상 양상을 보이기 때문에 더욱 구분이 어렵습니다.

 

하지만 의학적으로 급성 췌장염과 만성 췌장염은 서로 다른 질환으로 분류되고 취급됩니다.

 

 

▷급성 췌장염

급성 췌장염은 췌장의 선방세포(acinar cell)가 담석, 음주, 고지혈증(이상지질혈증) 등 다양한 원인으로 손상되어 국소적인 염증이 발생하고, 췌장 주변 조직과 다른 장기까지 손상을 일으키는 급성 염증성 질환입니다.

 

췌장이 선방세포 내에서 비정상적으로 조기 활성화된 소화효소에 의해 자가소화(autodigestion)되어 염증이 생깁니다.

 

대부분의 환자에서 췌장 손상은 경미하여 보존적 치료만으로 합병증 없이 양호한 경과를 보입니다.

 

하지만 약 15~20%는 중증으로 진행하여 여러 가지 국소적 및 전신적 합병증을 동반하고, 이중 15~30%는 사망하므로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합니다.

 

 

▷만성 췌장염

만성 췌장염은 췌장에 지속적으로 진행되는 염증과 섬유화가 특징입니다. 주요 임상 특징은 복통, 흡수불량, 영양실조, 당뇨병 및 췌장 석회화(calcification)입니다.

 

 

전통적인 만성 췌장염의 정의는 만성적으로 췌장에 되돌릴 수 없는 조직병리학적 변화가 일어난 것입니다.

 

만성 췌장염의 특징적인 병리 소견은 만성 염증, 섬유화, 췌관과 선방세포(acinar cell) 및 내분비조직의 파괴 등입니다.

 

임상적으로 만성 췌장염은 복통, 외분비 기능부전 및 내분비 기능부전으로 정의됩니다.

 

일반적으로 환자를 진료할 때는 임상 양상과 함께 전산화단층촬영이나 자기공명 담췌관 조영술과 같은 여러 가지 영상 검사에 의해서 진단합니다.

 

통상적으로 만성 췌장염을 진단받은 지 20~25년 이후 50% 정도의 사망률을 가집니다. 그 원인은 만성 췌장염의 합병증, 알코올 중독의 영향과 동반 질환입니다.

 

 

자가면역 췌장염이란?

 

자가면역 췌장염(autoimmune pancreatitis, AIP)은 자연면역 이상에 의해 유발되는 특이한 형태의 만성 췌장염의 한 형태입니다.

 

또한, 영상검사, 실험실검사, 조직 및 임상 소견에서 다른 만성 췌장염과 구별되는 특징적인 양상을 보입니다. 

 

 

자가면역성 췌장염은 고감마글로불린혈증, 조직학적으로 림프구, 형질 세포의 침윤 및 동반 자가면역질환의 존재, 스테로이드에 대한 좋은 반응을 특징으로 하는 만성 췌장염의 특이한 범주로 1961년 Sarles 등에 의해 처음 보고되었습니다.

 

이후 림프 형질구 침윤 경화성 췌장염 또는 비알콜성 췌관 파괴성 만성 췌장염 등 여러 가지 이름으로 명명되어 왔습니다.

 

1995년 Yoshida 등이 폐쇄성 황달을 보인 68세 환자에서 췌장의 전반적인 종대(커짐)와 불규칙하게 좁아진 췌관 소견 및 증가된 혈청 감마글로불린과 자가면역항체 수치를 보이며, 스테로이드 치료에 효과적인 반응을 보인 질환을 자가면역 췌장염으로 처음 소개하면서 알려졌습니다. 

 

자가면역 췌장염은 불규칙한 주췌관의 협착이 주로 관찰되는데, 이는 림프 형질세포로 구성된 경화성 췌장염이 주췌관 주변에 염증을 일으켜 주췌관을 압박함으로써 발생합니다.

 

이런 협착은 임상에서 췌장암과 구분하기 힘들고 유사한 증상을 보이기 때문에 췌장암과 주의 깊은 감별이 필요합니다. 

 

실제로 과거에는 자가면역 췌장염을 췌장암으로 오인하여 수술을 하는 경우가 흔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2002년 처음으로 자가면역 췌장염 환자가 보고된 이래, 최근까지 환자수가 증가하는 추세에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다기관 연구를 통해 조사한 바에 의하면 자가면역 췌장염은 만성 췌장염 환자 중 2%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일본과 이탈리아의 경우 4.6%, 6.0%로 각각 보고한 바 있습니다.

 

일본의 다기관 연구에 의하면 2002년 10만 명 당 0.82명의 유병률을 보고하였고, 이후 2007년 조사에서는 총 3,000명의 환자가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자가면역 췌장염의 주요 증상

 

자가면역 췌장염은 일반적인 췌장염과 달리 복통은 경미하며, 주로 폐쇄성 황달이 주 증상입니다.

 

국내의 보고에서는 황달은 환자의 52%에서 나타났고, 복통은 동반하지 않는 경우가 더 많고, 환자의 35% 이하에서 동반되는데 췌장염이나 췌장암과 같이 심한 복통을 호소하는 경우는 드뭅니다. 

 

자가면역 췌장염은 췌장에 섬유화 염증을 일으킬 뿐 아니라, 췌장 외에도 전신을 침범하여 담관, 침샘, 후복막, 임파선, 갑상선, 신장, 폐, 간, 전립선 등에도 섬유화 염증을 유발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담관을 침범하는 경우에는 원발 경화성 담관염과의 감별이 중요합니다. 

 

 

또한, 자가면역 췌장염은 당뇨병이 흔히 동반되는데, 국내의 연구에서는 당뇨병이 45~51%에서 동반되었고 발병 6개월 이내에 당뇨병이 발생한 경우가 57%로 더 많았습니다.

 

췌장의 내분비 또는 외분비 기능장애는 25~50%에서는 가역적으로 스테로이드 치료 후 췌장의 염증이 소실되면 호전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췌장 외 타장기 침범에는 면역글로불린인 IgG4가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자가면역 췌장염의 원인

 

자가면역 췌장염은 자가면역질환의 하나입니다. 자가면역질환은 인체의 면역시스템의 이상으로 자신의 몸을 스스로 공격하는 질환입니다.

 

자가면역 췌장염의 발병의 원인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밝혀지지는 않았으나, 최근 자가면역 췌장염의 진단과 치료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발병 메커니즘에 대한 연구가 발표됐습니다. 

 

2018년 일본 교토의대 연구팀은 환자의 면역 체계가 췌장 세포의 주변 조직에 있는 단백질을 공격함으로써 자가면역 췌장염이 발병한다는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연구팀은 자가면역췌장염 환자의 혈액에서 분리한 항체를 쥐에 투여해 췌장에 장애가 발생하도록 했습니다. 

 

 

이 쥐를 관찰한 결과, 항체가 췌장 세포 주변의 조직에 분포하며 췌장 세포의 기능을 유지하는 '라미닌 511'이라는 단백질을 파괴한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즉, 항라미닌511 항체가 췌장의 라미닌 511을 공격해 췌장염을 일으키는 것입니다.

 

실제로 실험 이후 자가면역 췌장염 환자들의 혈액을 검사하자 51명 중 26명에서 라미닌 511에 대한 항체가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러한 연구는 향후 자가면역 췌장염의 진단과 치료 효과를 평가하는 지표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참고:

1)논문_강성환 외 6인, 자가면역성 췌장염 1예, 대한내과학회지, 제75권, 부록 3호, S792p

2)논문_류지곤, 자가면역췌장염의 임상 양상, 제32차 한국간담췌외과학회, 학술대회지, 2010, 78~79p

3)site_박혜선, '자가면역성 췌장염' 일으키는 원인 규명, HiDoc, 뉴스/칼럼, 질환/치료, 2018

4)site_췌장염,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 건강정보, 2021

5)site_김형원, 치료약물없는 '자가면역성췌장염' 원인 해명, MEDICAL TRIBUNE, 학회 하일라이트,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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