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 피로증후군 환자를 위한 약물 치료는 환자가 호소하는 증상을 경감시키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수많은 약제들이 만성 피로증후군의 치료를 위해 시도되어 왔지만, 잘 계획된 대조군 연구는 부족한 실정이며 아직까지는 만성 피로증후군을 완치시킬 수 있는 약제는 없습니다.
▷약물 투여에 있어서 주의해야 할 일반적인 원칙
만성 피로증후군 환자는 약물에 대해 극히 민감하기 때문에 항상 저용량으로 시작하여 천천히 증량시키도록 해야 합니다.
그리고 약물에 대한 환자의 반응을 주의 깊게 관찰해 사용한 약제가 환자에게 별 도움이 안 된다면 투약을 중지합니다.
또한 환자의 증상이 호전되었다면 그 약제의 투약은 중단합니다. 예를 들어, 두통 증상은 생겼다가도 없어질 수 있습니다.
그리고 약제의 추가나 변경은 한 번에 한 가지 약제만으로 합니다. 한 가지 이상의 약제를 바꾼다면 환자의 증상이 변하는 이유가 무엇 때문인지 혼란스러울 수 있습니다.
◈ 진통제(Analgesics)
아스피린은 관절과 근육의 통증, 두통, 임파선 동통(통증) 등에 효과적이며, 피로, 오심, 구토 및 신경학적인 증상에는 효과가 적습니다. 또한 위장관 출혈과 같은 위장 장애에 대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아세트아미노펜(Acetaminophen)은 아스피린과 동일한 치료효과가 있는 약제지만 일부 환자에 있어서는 간 손상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정해진 용량 이상은 처방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환자에게 적절한 용량의 아스피린 또는 아세트아미노펜을 사용하더라도, 단지 환자 증상의 10% 정도만을 경감시킬 수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만성 피로증후군 환자에게 있어서 이러한 10% 경감 효과는 중요하며 간과되어선 안 됩니다.
◈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NSAIDs)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는 만성 피로증후군 환자의 근육통, 관절통, 두통, 발열 등의 증상을 개선시키기 위해 사용됩니다.
이부프로펜(Ibuprofen), 나프록센(Naproxen), 디플루니살(Diflunisal), 피록시캄(Piroxicam), 메클로페나메이트(Meclofenamate), 케토롤락(Ketorolac) 등의 약제가 여기에 속합니다.
아스피린이나 아세트아미노펜이 도움이 안 될 때 시도할 수 있습니다.
어떤 환자에서는 이 계열 내의 다른 약이 같은 계열 내의 어떤 약보다 더 효과가 있을 수 있으므로 다양한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를 시도해 보는 것도 가능합니다.
이 약물들은 아스피린과 마찬가지로 위장관 출혈, 복통, 오심, 구토, 신장 장애 등의 부작용을 주의해야 합니다.
◈ 항히스타민제(Antihistamines)
만성 피로 증후군 환자는 알레르기의 악화나 상기도 울혈이 생길 수 있는데, 항히스타민 치료가 유용합니다.
실제로 많은 만성 피로증후군 환자들이 어렸을 때부터 아토피 증상을 앓아 왔으며, 이 증상이 만성 피로증후군을 앓으면서 심해집니다.
이런 환자들의 경우 진정 작용이 없는 항히스타민제가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디펜히드라민(Diphenhydramine)은 진정작용 때문에 잠자리에서 복용하게 되며, 수면장애의 치료에도 도움을 줍니다.
그러나 1~2주 계속해서 복용하게 되면 약효가 감소하는 경향이 있어서 간헐적으로 복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 벤조디아제핀(Benzodiazepines)
벤조디아제핀은 불안, 초조, 공황 발작, 심한 피로감을 경험하는 환자에게 도움을 줄 수 있지만 습관성 복용을 유발할 수도 있습니다.
장기간 복용 후 중단했을 때 생길 수 있는 불쾌감이 때로는 6개월 이상 지속되기도 합니다.
따라서 알프라졸람(Alprazolam), 디아제팜(Diazepam)과 같은 약제는 습관적 복용을 막기 위해 간헐적으로 주의 깊게 사용해야 합니다.
수면장애를 오랫동안 벤조디아제핀계 약물로 치료하여 왔으나, 이들 약제는 수면장애가 짧은 기간에 제한적으로 발생할 때 효과적입니다.
만성적인 사용은 약효를 감소 시키며, 이 약제의 복용 없이 잠자리에 드는 것을 더 어렵게 만들 수 있습니다.
트리아졸람(Triazolam)과 같은 벤조디아제핀계 약물은 짧은 작용시간을 지니므로 수면 시작 시 도움을 줄 수 있으나, 만성 피로증후군의 경우에는 수면장애가 만성화되어있는 경우이므로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만성 피로증후군에서 수면장애를 개선시키기 위해 선호되는 약제는 클로나제팜(Clonazepam)인데, 낮은 용량을 간헐적으로 사용하게 됩니다.
클로나제팜은 다른 약제들에 비해 습관성 복용을 적게 일으키며, 수면의 질을 향상시켜 줍니다.
◈ 항우울제(Antidepressants)
만성 피로증후군 환자에서 항우울제를 사용하는 데는 3가지 근거가 주장되고 있습니다.
우선, 만성 피로 증후군 환자의 대부분에서 우울증이 동반되기 때문에 항우울제를 사용하는 근거가 됩니다.
두 번째는 만성 피로 증후군 환자에서 흔히 나타나는 통증, 수면 장애 증상도 항우울제의 사용으로 호전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마지막 근거로 항우울제는 세로토닌과 같은 중추신경계의 신경전달 물질대사에 작용함으로써 만성 피로증후군의 중요한 특징인 중추신경계의 이상 소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주장입니다.
그리고 항우울제 중에서 어떤 약제를 사용하는지에 대해서는 각각의 주장이 다릅니다.
일부에서는 삼환계 항우울제(TCA)가 진정 작용이 있고 피로 증상을 악화시키는 부작용이 있기 때문에 TCA보다는 플루옥세틴(Fluoxetine)과 같은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차단제(SSRI) 계열의 약제를 사용한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항우울제를 사용한 임상 연구는 부족하기도 하며, 일부 연구 결과에서는 만성 피로증후군 환자의 우울 증상을 호전시키나 전반적인 증상의 호전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임상 의사들이 저용량의 삼환계 항우울제(예를 들어 취침 전 10∼20mg의 아미트립틸린 투여)가 만성 피로증후군 환자의 통증이나 수면의 질을 개선시킨다고 믿고 있습니다.
대개 약물 투여를 시작한 후 48시간 이내에 증상의 호전이 나타납니다.
이렇듯 우울증을 치료하기 위한 통상 용량보다도 적은 저용량 투약 후의 빠른 효과는 잠재하고 있는 우울증에 대한 치료 후 나타나는 효과와는 일치하지 않습니다.
저용량을 사용함에도 불구하고 일부 환자들은 치료 시작 후 1~2주째에 아침 기상 시 일시적인 그로기 상태(심한 타격을 받아 몸을 가누지 못하고 비틀거리는 일)를 겪기도 하는데, 대부분 이 증상은 곧 멈추기 때문에 최소한 1개월 정도는 투약을 계속하도록 권유합니다.
여기에 속하는 약물이 독세핀(Doxepin), 아미트립틸린(Amitriptyline), 데시프라민(Desipramine), 프로트립틸린(Protriptyline), 아목사핀(Amoxapine), 노르트립틸린(Nortriptyline), 트리미프라민 말레산염(Trimipramine maleate) 등이 있으며, 모두 비슷한 약리 작용을 가집니다.
클로미프라민(Clomipramine) 또한 이 계열의 약이며 다른 약제보다 통증 경감 효과가 큰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러한 삼환계 항우울제를 처방할 때는 소량으로 시작하며, 환자가 약제에 취하지 않고 호전감을 느낄 때까지 점차적으로 증량합니다.
흔한 부작용으로 입마름, 체중 증가, 심박수 증가 등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만성 피로증후군의 치료에는 다른 계열의 항우울제가 사용되기도 합니다.
흔히 사용되는 플루옥세틴은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차단제(SSRI) 계열에 속하는 약제로서, 만성 피로증후군 환자는 일반적인 표준 용량을 복용하였을 때에도 신경과민증이나 불면증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처음에는 아침에 저용량으로 시작하여 점차적으로 환자가 불편함이 없을 때까지 용량을 늘릴 수 있습니다.
또 다른 SSRI 제제로 설트랄린(Sertraline)은 각성과 기억력을 향상시킵니다. 그밖에도 부프로피온(Bupropion), 트라조돈(Trazodone), 벤라팍신(Venlafaxine) 등이 사용되기도 합니다.
부작용으로는 흔히 졸리고 힘이 빠지는 진정 작용이나, 구강이 건조해지고 땀샘에서 땀이 덜 분비되며 눈이 뻑뻑해지기도 합니다.
체중의 증가 또는 감소, 고용량이나 장기 복용 시에는 성기능 장애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참고:
1)논문_송상욱, 만성 피로 증후군, 대한임상통증학회지, Vol.2, No.1, 2003, 38~40p
2)논문_신호철, 만성 피로 증후군의 개요, 대한의사협회, 2004, 997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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