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까지 루게릭병의 완치나 진행을 멈출 수 있는 치료 방법은 없는 실정이나 많은 연구로 인하여 생존기간을 일부 연장시키거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치료방법들이 제시되었습니다.
신경 보호효과를 보이는 약물 복용, 호흡보조기 사용, 위루술 시행, 다학제적 접근을 통한 치료 등이 그것입니다.
그 외에도 말기 환자에서 통증을 완화하기 위한 진통제와 항불안제 등도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 릴루졸(Riluzole, 상품명: 리루텍 rilutek)
릴루졸은 유일하게 미국 식품의약국에서 루게릭병에서의 치료 효과를 공인받은 약물로 병의 진행을 지연시킵니다.
이 약은 운동신경세포를 파괴하는 원인의 하나로 여겨지는 과도한 글루타민산에 대한 길항작용(항글루타메이트)을 통해 신경세포의 사멸을 억제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글루타민산은 아미노산의 일종으로 몸 곳곳에 존재하고 있습니다. 그 대부분이 몸을 움직이는데 필요한 에너지와 몸에 필요한 단백질을 만들고 있습니다.
또한 글루타민산은 뇌로부터 발신되는 전기신호를 근육에 전달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글루타민산이 지나치게 많아지면 신경을 파괴하게 됩니다.
루게릭병 환자의 혈액이나 뇌척수액을 조사해보면 글루타민산 농도가 높아져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실제로 릴루졸은 무작위 배정 연구에서 병의 질환을 늦추고 생존율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릴루졸은 이렇게 루게릭병의 진행을 지연시키지만, 일단 파괴된 신경은 원래대로 돌아오지는 않습니다. 또한, 안타깝게도 이 약은 증상을 멈추거나 원래의 건강한 상태로 돌아오게 하지는 못합니다.
릴루졸의 부작용으로는 설사, 어지럼증, 피로감 등이 있고 간혹 간효소 수치 상승 등이 나타날 수 있으나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정도의 상승은 드뭅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시판되고 있고 루게릭병의 진단기준에 합당한 환자의 경우에 보험급여로 처방이 가능합니다.
◈ 뉴덱스타(Nuedexta)
뉴덱스타는 루게릭 치료제로 출발한 것은 아니나 루게릭의 증상 중 하나인 삼킴 장애, 발음장애 등 구마비 증세, 감정 조절 장애의 치료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약품입니다.
미국 FDA의 승인을 받은 약품이며, 2019년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승인을 받아 한국희귀의약품센터에 신청해 받아볼 수 있습니다.
1일 2회 복용하며, 12시간 경과 후 복용을 원칙으로 합니다.
◈ 다학제적 접근에 의한 치료
선진국에서는 1980년대 이후로 루게릭병 전문 클리닉이 만들어졌고, 이 클리닉 등을 통한 팀 접근방식에 의한 치료는 루게릭병 환자의 삶의 질 향상과 생존기간 연장에 일조했습니다.
이 치료방법에는 보통 환자와 보호자 및 담당 의사와 간호사뿐만 아니라 심리상담사, 작업치료사, 언어치료사, 영양사 등 루게릭병의 증상과 연관되는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며, 전문적인 지식을 갖고 치료에 임하게 됩니다.
이를 통해 환자는 증상 조절에 도움을 받고 언제 적절한 생명연장을 위한 보조기, 시술 등을 시작할지 결정할 수 있습니다.
◈ 영양공급 및 위루술
루게릭병 환자의 증상이 진행할수록 영양결핍과 탈수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연수마비 증상으로 인한 연하곤란(장애)과 함께 사지 위약감의 진행으로 인해 음식물을 들어 올리는 기능이 약해지는 것도 원인이 됩니다.
*연하: 입을 통해 음식을 삼키고 식도를 통해 위로 보내는 과정으로, 26개의 근육과 5개의 뇌신경에 의한 자발적, 반사적 활동으로 이루어집니다.
체중의 감소와 활동량 저하는 근육의 소실을 촉진시킵니다. 특히 진단 시점에서 체중이 감소하는 속도가 저체중이나 과체중 자체보다 질병의 진행을 예측하는 중요한 인자로 알려져 있습니다.
루게릭병 환자에서 연하곤란이 심해서 음식물을 스스로 삼킬 수 없을 경우 장기적인 영양공급을 위해 위루술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위루술이란 시술로 환자의 위에 직접 구멍을 만들어 관을 삽입한 후 직접 음식을 넣는 치료법입니다.
하지만, 생존기간 연장에 도움을 준다고 알려져 있으나 정확히 어느 시점에 시술을 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지에 대해서는 명확한 연구자료는 없는 상태입니다.
대체적인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폐활량이 적정치의 50% 이상 유지되고 있을 때 시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합니다.
◈ 호흡보조기
호흡근 약화가 진행되면 호흡곤란, 기좌 호흡(앉아서 상반신을 앞으로 굽히지 않으면 호흡이 곤란한 상태), 주간 피로감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횡격막과 구근육 약화로 기침하는 능력이 저하되면서 분비물이 과도하게 증가하고 기도에서 이를 제거하지 못하면서 흡인성 폐렴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호흡기능을 정확히 평가하기 위해서는 자세한 병력 청취와 함께 진찰, 산소포화도 측정기 사용, 폐활량 측정 등이 필요합니다.
최대 흡기압 및 최대 호기압도 호흡근 약화를 반영하는 수치로 알려져 있습니다.
비침습적 인공호흡기는 호흡기능이 불충분한 환자의 치료를 위해 개발되었습니다.
마스크를 이용하여 호흡을 도와주게 되며 바이팝(biPAP, bilevel positive airway pressure)이라고 불리는 호흡 보조장치가 환자의 호흡에 따른 생리적인 호흡 조절이 용이하여 널리 쓰이고 있습니다.
하루에 4시간 이상 사용 시 호흡량을 증가시키고 수면의 질도 높이며, 생존 기간을 늘리고 인지기능도 개선시키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침습적 인공호흡기는 기도 절개술을 시행 후 호흡보조기를 적용하는 것으로, 생존 시간을 연장시킬 수 있으나 24시간 감시가 필요합니다.
외국의 경우 5% 미만의 루게릭병 환자에서만 침습적 인공호흡기가 적용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인공호흡기 이용상태에 대한 정확한 자료는 없으나, 루게릭병 진단기준을 만족하면서 호흡곤란이 객관적으로 증명될 경우 정부 지원을 받아 사용할 수 있습니다.
횡격막 조율기는 호흡곤란이 있는 루게릭병 환자의 호흡을 도와주는 장치로써 아직 임상시험이 완료되진 않았으나 안전성은 어느 정도 확인되어 2011년부터 미국 식품의약국에서 임시 승인된 상태입니다.
이 방법은 원래 척수 손상 환자에서 사용하기 위해 개발되었습니다.
척수 손상이 있지만 횡격막 신경까지 손상을 받지는 않았을 경우 횡격막에 직접 전극을 삽입하여 전기 자극을 줌으로써 횡격막 수축을 발생시켜 호흡에 도움을 주는 것입니다.
후에 루게릭병 환자로까지 사용이 확대되었습니다. 그 외 기침유발기와 항생제, 진해거담제 등의 약물 치료도 호흡기 증상을 완화하기 위해 이용됩니다.
◈ 임상시험 및 신약 개발 현황
루게릭병은 희귀 질환이면서 생존기간이 짧은 질환으로 충분히 많은 수의 환자를 대상으로 시험하려면 다 기관, 다국적 연구가 필수적입니다.
현재 루게릭병의 발병기전과 병태생리를 규명하기 위한 많은 연구들이 활발히 진행 중이고, 효과적인 치료약제 개발을 위한 연구도 이루어지고 있어서 머지않아 루게릭병의 치료에 있어 괄목할만한 성과가 나올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다양한 연구를 통해 유전자 치료, 줄기세포 치료 등이 기존 약물 치료제의 새로운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임상시험을 통해 병의 진행을 막지 못하지만 진행 속도를 늦추는 효과를 줄 수 있는 몇 가지 치료제가 승인이 되었습니다.
일본에서 개발한 항산화 효과를 가지는 에다라본(라디컷) 주사제는 미국, 일본, 한국에서 시판허가가 되었습니다.
국내에서 개발한 줄기세포 치료제(뉴로나타알주)는 한국에서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되었고, 희귀 질환의 특성이 반영되어 조건부 시판허가를 받았습니다.
◈ 루게릭병의 예후
루게릭병이 발병하여 근력 약화 증상이 느껴지는 시점이면 이미 운동신경세포가 70% 이상 소실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평균 생존 기간은 증상 발생 후 3~5년이라고 알려져 있으나, 최근 호흡기 사용과 영양 관리 등의 치료법 향상으로 10년 이상 투병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첫 증상이 뇌간 기능의 마비로 시작되는 경우는 호흡곤란과 음식을 삼키는 과정에서의 어려움으로 인하여 폐렴의 위험이 따를 수 있고, 좋지 않은 영양 상태로 인해서 예후가 더 나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적절한 영양 공급과 호흡 상태 유지가 매우 중요합니다. 하지만 루게릭병의 예후는 개인마다 달라서 정확히 예측하기는 어렵습니다.
비록 완치를 위한 약물을 없다고 할 지라도 세심한 관리에 따라 삶의 질과 예후의 차이는 상당합니다.
또한, 힘든 질환을 경험하며 환자와 가족에게 많은 심적 부담이 되면 상당한 스트레스와 우울감에 휩싸일 수 있습니다.
이러한 경우에는 적절한 대증치료와 심리요법, 우울증 약물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중요한 치료 요소일 수 있습니다.
*참고:
1)논문_신제영 외 1인, 근위축성 측상경화증의 진단과 치료, J Korean Med Assoc, 2015; 58(2), 134~136p
2)site_루게릭병(근위축성측삭경화증), 인제대학교서울백병원, 의료진/진료과, 신경과, 관련 질환
3)site_루게릭병 치료방법, 한국루게릭병( ALS)협회, 루게릭병이란
4)site_오기욱, 루게릭병의 최신 치료, 한양대학교병원, 건강정보, 헬스라이프,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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