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루게릭병의 원인
루게릭병으로 뇌와 척수에 있는 운동신경세포가 어떤 이유로 손상되고 파괴되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고 있습니다.
90% 이상의 환자는 대개 유전과 관계없이 발생하는 경우이나 약 10% 환자에서는 멘델의 유전법칙을 따르는 가족성 유전으로, 유전적 소인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루게릭병이 잘 걸리는 특정 인종이나 집단, 문화적 차이, 경제 상태 등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니지만 루게릭병의 높은 발병률을 보이는 연령대는 평균 50대 초반이고, 남자가 여자보다 1.4~2.5배 정도 높은 발병률을 보이고 있습니다.
▷유전적 요소
지금까지 루게릭병과 연관되어 밝혀진 주요 유전자는 10여개 입니다.
잘 알려진 유전자들로는 SOD1(superoxide dismutase 1), TARDBP(transactive response DNA-binding protein), FUS(fused in sarcoma), C9orf72(chromosome 9 open reading frame 72) 등이 있습니다.
가장 최근에 발견된 C9orf72 유전자가 전체 가족성 루게릭병의 약 50%의 원인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SOD1이 약 20% 정도에서 발견되고 있습니다.
그 외 발견된 유전자들로는 angiogenin, ataxin-2, optineurin, profiling 1, ubiquilin-2, VCP(valosin containing protein) and VAPB(VAMP-associated protein type B) 등이 알려져 있습니다.
하나의 유전자 변이가 서로 다른 임상양상을 나타내기도 하고, 다른 유전자 변이가 비슷한 임상양상을 보이기도 하는데 이는 표현형에 영향을 주는 여러 다른 메커니즘(기전)이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유전자 변이는 여러 가지 경로에 의해서 운동신경세포의 사멸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SOD1 유전자의 변이는 산화 스트레스를 일으키며, TARDBP, FUS와 C9orf72 등은 주로 RNA 대사 과정에 영향을 주며, VAPB는 엔도솜 소포체의 수송과정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루게릭병의 위험인자
①고령
②흡연
흡연은 대규모 코호트 연구를 통해서 현재 흡연 여부, 이전의 흡연 여부, 총 흡연기간, 총 흡연량 등이 모두 루게릭병 발병과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③활발한 운동과 살충제 노출
운동선수 등에서 볼 수 있는 사례로, 실제로 이탈리아에서 이루어진 1970~2001년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축구선수가 보통 선수보다 약 6.5배 루게릭병의 위험도가 높은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④전기장/바이러스 감염 및 여러 독성 물질
루게릭병의 발병 위험도를 높이는 것으로 의심되고 있으나, 아직까지 입증할만한 뚜렷한 근거자료는 없습니다.
◈ 루게릭병의 검사방법
루게릭병의 다양한 증상과 병의 빠른 경과는 초기 진단을 어렵게 만들고, 생존기간 예측이나 적절한 치료 시작 시점 판단도 힘들게 합니다.
또한, 루게릭병의 확진을 위한 특이적 검사가 없기도 합니다. 일반적으로 루게릭병이 의심되는 경우 단계별로 검사를 진행하게 됩니다.
1) 병력청취 및 신경학적 검사
병력 청취 및 신경학적 검사를 통해 운동신경 세포 어느 부위가 손상되었는지를 확인하고 이와 동반된 다른 신경학적 이상 운동(치매, 운동 이상 혹은 균형장애)이 있는지를 확인하게 됩니다.
일반적으로 환자가 호소하는 병력과 신경학적 진찰을 통하여 어느 정도 루게릭병을 의심할 수 있습니다.
특히, 병력 및 진찰소견상 환자가 나타내는 임상양상이 운동신경세포의 손상에 의한 "순수 운동신경계장애"일 경우 일단 루게릭병을 의심하고 여러 검사들을 실시해야 합니다.
루게릭병이 의심되는 경우 이들 환자에서 안구운동장애, 감각장애, 방광 및 항문 장애, 또는 지능장애 여부를 꼭 확인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루게릭병에서는 이와 같은 증세가 거의 동반되지 않기 때문이다.
2) 혈액검사
▷혈청 단백 전기영동검사
혈청 단백 전기영동검사는 혈액 속 단백질의 전기적 성질 차이를 이용해 단백질을 분리하는 검사법입니다.
신체 내 면역글로불린 이상이 우연히 동반될 수도 있으나, 경우에 따라서는 단클론성 감마글로불린혈증에 의해 루게릭병과 비슷한 임상양상이 초래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갑상선 호르몬 측정
갑상선 기능항진증에서도 루게릭병에서와 비슷한 근력 약화, 근위축, 근섬유속성 연축, 및 건반사 항진 등이 초래될 수 있습니다.
루게릭병이 의심되었던 환자가 갑상선 장애로 밝혀질 경우 쉽게 치유할 수 있습니다.
▷부갑상선 호르몬 측정
부갑상선 기능항진증의 합병증으로 근력 약화, 피로감, 건반사 항진 등이 초래됩니다. 혈중 부갑상선 호르몬이 상승된 경우 부갑상선 기능에 연관된 세부적인 검사를 실시합니다.
*건반사: 근육이 뼈에 부착되도록 하는 결합조직인 건(tendon)이 자극에 대해 불수의적으로 운동 반응하는 것을 뜻합니다. 건반사가 정상 범위를 넘어선 경우는 척수 질환을 의미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항체검사
간혹 초기 루게릭병이 중증 근무력증과 비슷한 임상양상을 보일 수 있으므로 항-AChR 항체검사를 실시하며, 그 외 다초점성 탈수초성 운동신경병증과의 감별진단을 위해 항-GM1 항체도 검사합니다.
▷기타 검사
중금속 중독, 대사성 질환 또는 감염성 질환 등 루게릭병과 유사한 증상을 나타낼 수 있는 병을 찾아내는 검사를 진행합니다.
3) 소변검사
루게릭병과 비슷한 임상양상이 만성 납중독에 의해서도 야기될 수 있으므로 24시간 소변에서 납 성분을 측정합니다.
납중독에 연관되어 근력 약화, 근위축, 근섬유속성 연축, 건반사 항진 등이 나타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4) 근전도 검사
근전도 검사를 통해 임상적으로 의심되는 부위에 침 근전도 검사, 신경전도 검사를 하여 어느 부위가 어느 정도 손상되었으며 혹시 다른 질환이 이와 비슷한 증상을 초래한 것은 아닌지를 확인하는 절차를 밟게 됩니다.
루게릭병 환자는 정상인과 비교할 때 근위축에 의해 유도되는 운동단위전위(MUP)의 진폭이 크며 듬성듬성한 간섭현상을 나타냅니다.
근전도 검사는 실제 임상 진찰에서 관찰되지 않았던 미세한 이상 소견을 확인할 수 있으며, 운동신경세포의 손상 범위 및 정도를 평가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합니다.
초기 단계에 이 병을 확진하기 어려운 경우는 최소 6개월마다 신경학적 검사 및 근전도 검사를 시행하기도 합니다.
▷침근전도 검사
침근전도 검사에서는 운동신경세포의 손상에 의해 초래되는 "탈신경전위"와 "신경재지배전위"등의 여부를 평가하게 됩니다.
이와 같은 소견은 척수에 위치한 운동신경세포의 손상에 의한 것으로써 루게릭병의 발생 초기에는 국소적으로 관찰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일단 임상 증상이 나타난 경우에는 넓은 부위 운동신경세포의 손상을 의미하는 "광범위 탈신경전위"소견으로 나타납니다.
따라서 루게릭병이 의심되어 근전도를 실시할 때에는 상지, 하지의 주요 근육들뿐만 아니라, 혀 근육, 흉부 척추측방근(paraspinal muscles)들도 검사해야 합니다.
▷신경전도 검사
루게릭병에서 신경전도 검사 소견은 기록하는 근육의 위축이 심한 경우 복합근활동전위(CMAP)가 정상에 비해 다소 감소할 수 있지만 신경전도 속도(NCV)는 정상범위에 속합니다.
만약 임상적으로 루게릭병이 의심되었더라도 분명한 원인도 없이 신경전도 검사에서 이상이 발견되었다면 루게릭병 진단을 재고해야 합니다.
그 외 루게릭병이 의심되었던 환자가 간혹 중증근무력증으로 진단되는 수도 있기 때문에 반복신경자극 검사를 통하여 신경-근접합부 질환도 배제해야 합니다.
5) 근 조직 생검(조직검사)
근육의 조직학적 소견만으로 루게릭병을 확진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근조직 검사상 관찰되는 신경원성 근위축 소견은 루게릭병의 진단을 위해서 뿐만 아니라 유사 질환의 감별진단을 위해서도 매우 중요합니다.
특히, 환자가 호소하는 임상양상이 비특이적이거나, 주요 침범 부위가 사지의 근위부일 경우에는 근조직 생검을 반드시 실시해야 합니다.
6) 뇌척수액 검사
상부 운동신경세포 손상에 따른 신경학적 징후가 뚜렷한 경우 뇌척수액 검사는 반드시 필요합니다. 보통 루게릭병에서 뇌척수액 단백은 정상이거나 경미하게 상승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경미한 증가 소견이 있을 경우에는 다발성 경화증 등을 배제하기 위해 세밀한 검사를 실시합니다.
길랑바레 증후군(GBS)의 검사방법과 진단 2_뇌척수액 검사
7) 다양한 방사선 검사
MRI 검사를 비롯한 다양한 방사선 검사를 통해 뇌와 척수에 구조적 이상이 있는지를 알아봄으로써 루게릭병과 비슷한 증상을 나타낼 수 있는 질환이 아닌지 확인하게 됩니다.
경부 척추증(spondylosis) 또는 경부 척수를 압박하는 종양 등에 의해 경부 척수 및 신경근이 압박되어 상지의 근력 약화, 근위축, 근섬유속성 연축 및 하지의 근강직이 초래됩니다.
물론 대부분의 환자에서는 경부의 병소에 의해 상지에 감각 증세가 초래되나, 경우에 따라서는 이들 증세가 경미하거나 뚜렷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일단 경부 X-선을 검사한 후 필요에 따라 경부 MRI 또는 척수조영술을 실시합니다.
8) 유전자 검사
가족력이 있거나 발병 연령이 어린 경우 등의 유전자 이상이 의심될 경우 검사를 시행할 수 있습니다.
*참고:
1)논문_신제영 외 1인, 근위축성 측상경화증의 진단과 치료, J Korean Med Assoc, 2015; 58(2), 132~134p
2)소책자_루게릭병을 이기는 사람들, 한양대학교병원, 루게릭병 클리닉, 2012, 11~12p
3)site_루게릭병(근위축성측삭경화증), 인제대학교서울백병원, 의료진/진료과, 신경과, 관련 질환
4)site_루게릭병, 대한신경근육질환학회, 자료실, 일반인을 위한 질환 정보, 2010
5)site_루게릭병 진단방법, 한국루게릭병( ALS)협회, 루게릭병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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