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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면병의 치료방법 2_약물치료(REM수면/야간 수면 장애)

자가면역질환

by gaulharu 2021. 2. 2.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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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면병의 치료방법 2

 

기면병은 희귀 난치성 질환으로 국내 치료 옵션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의료 현장에서도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질환 중 하나입니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모다피닐, 옥시베이트나트륨(sodium oxybate), 솔리암페톨(soliamfetol), 피톨리산트(pitolisant) 등이 기면병 치료제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이러한 치료제가 대부분 도입되지 않아 모다피닐과 이성질체인 아르모다피닐(아모다피닐)만 허가되어 있습니다. 

 

 

1) REM수면 관련 증상 치료

탈력발작과 수면마비, 입면 시 환각 등에는 REM 수면 관련 증상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노르에피네프린과 세로토닌 억제 기전을 중심으로 하는 항우울제를 사용합니다.

 

 

항우울제를 쓰는 이유는 항우울제가 REM을 억제하기 때문입니다.

 

탈력발작, 수면마비, 입면 시 환각 등의 증상들은  REM이 나타날 때의 정상적인 생리적 증상이지만, 수면 중이 아니라 깨어있을 때 나타나는 증상으로 REM 억제 기능이 있는 항우울제가 효과적인 것입니다.

 

 

①삼환계 항우울제(TCA)

삼환계 항우울제는 REM수면을 억제시키고, 제2단계 수면을 증가시킵니다. 서파 수면에 대한 영향은 아직 불분명합니다.

 

국내에서 사용되고 있는 약물로는 클로미프라민(clomipramine)이 대표적입니다.

 

클로미프라민은 보다 강력한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이며, 상대적으로 약한 노르에피네프린 재흡수 억제제로서 강력한 REM수면 억제를 보입니다. 

 

클로미프라민은 유럽에서 탈력발작 치료제로 가장 많이 처방되고 있고, 모다피닐과 동시 사용 시에는 클로미프라민 혈중 농도가 증가되므로 유의해서 사용해야 합니다.

 

25~74mg 사이의 용량이 가장 많이 처방되고 사용 2~4주부터는 내성이 생길 수 있습니다. 클로미프라민 같이 졸음을 유발될 수 있는 약물은 야간에 복용하는 것이 권장됩니다.

 

일반적인 부작용으로는 구강 건조, 변비, 식욕부진, 졸림, 체중 증가, 성기능 장애, 소변 문제가 있으며 약물을 갑작스럽게 중단할 경우 두통, 발한, 어지럼증과 함께 금단 증후군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또한, 이 약 투여 전후 14일 이내 MAO저해제, SSRI, SNRI, 선택적 세로토닌 효현제를 투여하고 있는 경우에는 투여해서는 안됩니다.  심근경색 환자, 녹내장 환자 역시 투여해서는 안됩니다.

 

 

②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SSRI)

SSRI 약물은 기존의 삼환계 항우울제에서 보이는 일반적인 부작용들이 훨씬 적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약물인 플루옥세틴(fluoxetine)은 동물실험에서 5~40mg/kg의 용량에서 REM수면의 감소, NREM수면의 증가를 보였습니다. 

 

외상 후 기면병 환자에서 플루옥세틴 20mg을 매일 사용한 후 시행한 수면다원검사에서도 REM수면의 저하, 서파수면의 증가를 포함한 야간 수면의 증가가 관찰되었습니다. 

 

복용 시 주의점은 당뇨, 간장 질환, 신장 질환, 간질 환자에게는 주의를 기울여야 하며 특히 셀레길린(selegiline) 같은 MAO억제제나 삼환계 항우울제 복용 환자에서 같이 사용 시 세로토닌 증후군 발생에 주의해야 합니다.  

 

*세로토닌 증후군: 뇌신경전달물질에 관여하는 호르몬인 세로토닌이 증가해 생기는 증상으로, 가장 흔하게는 각각의 세로토닌 수용체를 자극하는 두 약물을 동시에 복용할 때 의도하지 않은 약물 반응으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 세로토닌의 과잉으로 인해 초조 , 불안, 의식변화, 혼돈을 동반한 섬망, 근육 연축 및 강직, 고혈압, 발한, 떨림, 구토, 설사 등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③선택적 세로토닌-노르에피네프린 재흡수 억제제(SNRI)

탈력발작에 관여하는 세로토닌과 노르에피네프린을 동시에 증진시켜주므로 탈력발작에 큰 효과가 보고되고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약물로 둘록세틴(duloxetine)과 벤라팍신(venlafaxine)이 있으며, 부작용이 가장 적고 효과가 높습니다.

 

미국에서는 탈력발작 치료제로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는 것이 벤라팍신입니다. 

 

부작용 측면에서는 대부분의 SSRI(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와 유사한 양상을 보이나 벤라팍신은 혈압이 상승시킬 수 있고, 둘록세틴은 혈압 상승은 없지만 벤라팍신에 비해 위장관계 부작용이 좀 더 흔합니다. 

 

 

④피톨리산트(pitolisant, 와킥스)

피톨리산트는 히스타민 H3 수용체에 선택적으로 결합하는 역작용제/길항제로, 각성 작용이 있는 히스타민 농도를 증가시키는 신규 기전의 약물입니다.

 

신경전달물질 히스타민은 히포크레틴의 자극을 받아 뇌 전반에 걸쳐 각성을 촉진시키고, REM수면의 비정상적인 발현을 억제하여 낮 동안에 각성을 유지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피톨리산트를 성분으로 하는 '와킥스'는 프랑스에서 개발한 신약으로, 2016년 3월 유럽의약품청(EMA)에서 희귀 의약품으로 최초 승인을 받아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유럽 국가에서 기면병 환자에게 처방되고 있습니다.

 

 

2019년 8월에는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아 미국에서도 처방되고 있는 희귀 의약품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2020년 12월에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탈력발작을 동반하거나 동반하지 않는 성인의 기면증 치료'의 효능으로 허가를 받았습니다. 

 

와킥스는 기면병의 대표 증상인 과도한 주간졸림증과 탈력발작 모두에서 안전성과 유효성이 입증된 국내 유일의 기면병 치료제로 사용됩니다. 

 

 

2) 야간 수면 장애의 치료

①옥시베이트나트륨(sodium oxybate, γ-hydroxybutyrate, GHB, 자이렘)

옥시베이트나트륨을 성분으로 하는 '자이렘'은 주간졸림증, REM수면 증상, 야간 수면 장애 유형 모두를 치료할 수 있는 약물입니다.

 

GABA의 전구물질로서 수면효과가 있어 1단계 수면을 감소시키고, 3단계와 4단계 수면을 증가시켜 야간 수면의 질을 개선해 주며, 자극제와 함께 투여하면 자극제의 용량을 줄여줄 수 있습니다.

 

약 30분~1시간으로 약효가 매우 빨리 나타나고, 60분~120분의 반감기를 가집니다. 자이렘은 물약으로 되어있고, 잠자기 직전 6~9그램 정도 복용을 합니다. 

 

다만, 호흡으로 약이 모두 배출되고 중독성이 매우 강하기 때문에 국내에서는 반입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3) 히포크레틴 관련 약물

최근에는 히포크레틴 작용을 활성화시키는 약제가 개발되어 임상시험 중에 있는데 완료가 된다면 히포크레틴이 부족해서 생기는 병인 기면병에서 각성제를 통한 증상 치료가 아닌 원인 치료가 가능해질 날이 올 수도 있습니다.

 

 

 기면병의 경과 및 예후

 

기면병의 임상 경과와 예후에 대해 진행된 연구는 많지 않습니다.

 

몇 편의 연구를 종합해볼 때 탈력발작이 있는 기면병은 관해가 되는 경우가 거의 없는 만성질환으로 생각되고 있습니다.

 

 

주간졸림과 탈력발작은 중추신경 자극제와 항우울제를 통해 만족스럽게 조절할 수 있지만, 투약 없이 증상의 호전을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나이가 들면서 증상이 호전되는 경향이 있지만, 기본적으로 평생 지속되는 질환으로 꾸준한 치료가 필요합니다. 

 

반면, 탈력발작이 없는 기면병의 경우 연구마다 차이는 있지만 진단을 받고 나서 5년이 지난 후에 약 1/3 정 도에서 증상이 호전되어 투약 없이 주간졸림을 견딜 수 있다는 연구 결과들이 보고되고 있습니다.

 

 

진단 5년 후 약 1/3에서 관해를 보인다는 임상 경과는 특발성 수면과다증의 병의 경과와 유사한 것입니다.

 

이는 자가면역체계 이상과 히포크레틴 부족 같은 병태생리가 탈력발작이 있는 기면병에서는 관찰되고, 탈력발작이 없는 기면병과 특발성 수면과다증에서는 관찰되지 않는다는 특성을 갖고 있습니다.

 

이런 점을 함께 고려할 때 탈력발작이 없는 기면병의 경우에는 탈력발작이 동반된 기면병보다 특발성 수면 과다증과 유사한 질환이 아닌가 생각되기도 합니다.

 

 

*참고:

1)논문_홍승철, 기면병 및 과다수면 진단과 치료의 최신 지견, J Korean Neuropsychiatr Assoc, 2020, 27~28p

2)논문_이향운, 기면증 및 렘수면 행동장애, 대한신경과학회 춘계학술대회, 2001, 62p

3)논문_한진규, 기면증의 약물치료, J Korean Sleep Soc, Vol.1, No.2, 2004, 17~18p

4)site_박선혜, 「기면증, 어릴수록 조기치료 필요···삶의 질 개선 커」, 약업닷컴, 2019

5)site_남연희, 「미쓰비시다나베파마코리아, 기면증 치료제 '와킥스' 국내 허가」, 메디컬투데이, 2021

6)site_홍승철, 기면병의 진단과 치료(사례중심으로), 후생신보,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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