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장 기능을 가장 정확하게 알 수 있는 방법이 신장 안에서 혈액 속 노폐물을 걸러주는 사구체의 여과 기능을 확인하는 것입니다.
1분당 혈액 몇 리터를 걸러내는지를 보는 것으로, 정상 수치는 90~120 mL/min/1.73㎡ 정도입니다. 사실, 질환을 가지고 있지 않다면 신사구체여과율에 대해 크게 신경 쓰실 일은 없습니다.
하지만 질환을 앓고 있고, 특히 자가면역질환처럼 면역을 억제해야 하는 약을 장기간 복용하게 되면, 신체 장기의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오늘은 제 얘기를 하려고 합니다.
재작년 10월 쯤부터 류마티스관절염 증상이 있었지만, 그저 단순한 관절염 정도로 치부했었다가 작년 2월에 확진을 받았습니다. 혈청음성 류마티스관절염입니다.
검사에서 모두 음성인데, 증상은 류마티스관절염의 특징을 모두 가지고 있고 염증 수치도 정상범위를 조금 넘어서는 정도였습니다.
손가락 통증이 심해서 손가락에 파스를 도배하다시피 하고 살면서도 금방 낫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러다 아침에 손 관절에 조조강직이 오면서 덜컥 겁이 났습니다.
그리고 류마티스 전문내과에 방문해 검사와 진단을 받고, 항염증제와 면역억제제 MTX(메토트렉세이트)를 처방받아 복용하기 시작했습니다.
처음 MTX 3알을 처방받았고, 다시 4알, 진단받고 한 달 후에 5알로 조정을 받았습니다. 이 약과 더불어 염증 수치인 ESR과 CRP는 몇 달 만에 정상수치로 내려왔습니다.
다만, 문제는 신사구체여과율 eGFR이 무서운 속도로 떨어지기 시작한 것입니다. 보통 의사들은 정상수치 범위 내에 있다면, 당연히 수치가 정상이라고 얘기합니다.
사실 너무 당연한 것이지만, 환자의 입장으로는 정상수치 내에서도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면 마음을 놓을 수가 없습니다.
아래는 제 eGFR 수치입니다.
2월 8일 첫 진료 및 검사를 받았던 시기에 제 eGFR은 127mL/min/1.73㎡로 정상수치보다 조금 더 좋았습니다.
진단 이후 MTX 4알을 복용하기 시작한 후, 3월 4일 102로 수치가 떨어졌습니다. 그리고 MTX가 1알 증량되면서 총 5알을 먹고 17일 만에 98로 떨어졌습니다.
4월 2일에 다시 1알을 증량, 총 6알을 복용하면서 제 eGFR은 89까지 떨어졌습니다. 이때까지도 저는 신장이 정상이라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저는 처음 혈액검사와 소변검사를 받으면서 지속적으로 검사 결과서를 받아 엑셀로 정리를 했습니다. 누구보다 제 상태를 제대로 알아야 할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매달 진행된 검사 결과를 살펴보니 eGFR 수치가 심각하게 무서운 속도로 떨어지고 있었습니다. 처음으로 MTX의 무서움을 느꼈던 것 같습니다.
혈액 검사일 | eGFR |
2/8 | 127 |
3/4 | 102 |
3/27 | 98 |
4/30 | 89 |
6/19 | 104 |
8/23 | 116 |
9/25 | 116 |
11/14 | 112 |
12/2 | 106 |
2/3 | 107 |
사실 병을 진단 받고 방관하고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독한 약과 함께 비타민D, 칼슘, 엽산, 오메가3, 위 보호제도 처방받았고 류마티스관절염에 좋다는 음식들도 찾아서 식습관부터 개선해 나가고 있었습니다.
위궤양도 조금 있어서 치료를 함께 받았고, 위에 좋다는 매스틱 분말도 먹었습니다. 류마티스관절염에 좋다는 오가피즙, 화분도 먹어봤습니다만 단기간이라 체감하는 효과는 없었습니다.
되려 화분은 통증에 안 좋았던 것 같습니다. 그러다가 엉겅퀴가 간뿐만 아니라 신장 기능에 도움이 된다고 해서, 3월부터는 말린 엉겅퀴를 사서 차로 우려먹었습니다.
무작정 약으로 먹기에 이미 먹고 있는 약들이 많고, 간이나 위에서 부담도 클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아무래도 우려먹는 차 형태라 그런지 단기간에 효과를 느낄 수 없었습니다.
4월 중순부터 오가피즙과 엉겅퀴 차에 추가적으로 엉겅퀴즙을 먹었습니다. 제 몸에 맞을지 어떨지 확신할 수 없어서 하루에 1포씩만 먹으며 이상이 없는지 확인을 했습니다.
6월부터는 오가피즙은 끊고 엉겅퀴즙 위주로 먹으며 싫어하던 견과류도 하루 적정량을 꼬박꼬박 챙겨 먹었습니다. 그리고 6월 19일 eGFR 수치가 100대로 올라왔습니다. 그리고 8월에는 116으로 더 올라갔습니다.
그런데, MTX를 복용하면서 탈모가 시작됐습니다. 심각하지 않다고 생각했지만 머리를 감을 때 이외에도 머리가 자꾸 빠지니 신경이 안 쓰일 수가 없었습니다.
8월 말 진료를 받으면서 탈모 증상을 말씀드렸고, MTX는 4알이 줄어 2알로, 대신 사이클로스포린 계열인 사이폴엔정을 하루 4알씩 복용하도록 처방을 받았습니다.
그 이후로 11월에서 2월까지 약 10 정도의 수치가 떨어졌습니다. 현재 106~107 정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다음 달 정기 검진을 앞두고 있어 저 역시 살짝 긴장을 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지금도 엉겅퀴 차는 물처럼 마시고 있고, 엉겅퀴즙, 비트즙, 마키베리 분말, 채소류, 현미밥, 과일 등을 적절히 먹고 있습니다.
신사구체여과율을 한 번에 높이는 방법은 사실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신장의 부담을 줄여주고 신장이 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음식 섭취에 좀 더 신경을 쓰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신장 이외에 아픈 곳이 있다면 치료를 바로 하시는 게 좋습니다. 아픈 다른 장기로 인해 신장이 영향을 받게 됩니다. 그리고 되도록 밤늦게 주무시지 말고, 11시에는 잠자리에 드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습니다.
그 시간이 우리 몸이 회복하기 제일 좋은 시간이기 때문입니다. 각종 스트레스와 약물로 지친 신체의 장기들이 충분히 회복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합니다.
몸에 무리가 가지 않는 선에서 가벼운 산책과 스트레칭으로 몸이 굳지 않도록 하시는 것도 중요합니다.
물을 많이 드시고, 식사의 간은 저염식으로, 신장기능에 도움이 될 만한 음식들을 지속적으로 드시기 바랍니다.
또한, 사구체의 부담을 덜어주려면 혈액이 맑아야 하니 항산화 음식을 같이 드시면 좋습니다.
밀가루 및 당분이 높은 음식은 되도록 금하셔야 합니다. 또한, 단백질이 과잉되는 것도 조심해야 합니다. 본인에게 제일 잘 맞는 음식과 습관을 만들어가는 것이 제일 중요합니다.
아주 낮은 수치만 아니라면 신사구체여과율도 회복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단, 신사구체여과율수치가 많이 낮은 상태라면 식이요법만으로는 불가능합니다. 또한, 채소나 과일류에 들어가 있는 다량의 칼륨이 되려 신장에 안 좋을 수 있습니다. 꼭 전문의와 상담을 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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