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공육은 고기를 절단하거나 갈아서 모양을 변형시킨 후 첨가물을 넣고, 훈연, 건조, 열처리 등의 공정을 거친 제품을 의미합니다. 대표적인 가공육은 햄, 소시지, 베이컨, 식육 통조림 등이 있습니다.
어린아이부터 어른에 이르기까지 즐겨 섭취하는 가공육이 몸에 좋지 않다는 것은 일반적인 상식입니다. 하지만, 치명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하지만, 음식에 대한 민감도가 높고, 원인도 모르는 자가면역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에게는 완전히 다른 이야기입니다.
가공육은 동물성 단백질일 뿐만 아니라 안좋은 성분들이 가미되어 붉은 육류보다 자가면역질환자들에게 더 안좋습니다.
가공육을 지속적으로 섭취하게 되면 체내 염증을 증가시켜 통증을 유발하고 병을 악화시키며, 합병증을 유발할 수도 있습니다.
◈ 가공육에 함유된 해로운 영양성분
가공육은 가공하지 않은 붉은 육류(소고기, 돼지고기)보다 몸에 해로운 영양성분을 더 많이 함유하고 있습니다.
50g의 가공하지 않은 붉은 육류와 가공육을 비교해 본 결과 가공하지 않은 적색육류에는 열량(123kcal), 단백질(13.6g), 지방(7g), 나트륨(155mg)이 함유된 반면에 가공육에는 열량(138kcal), 단백질(9.8g), 지방(10g), 나트륨(622mg)이 함유되어 있었습니다.
가공육은 가공하지 않은 붉은 육류보다 단백질 함량은 적고, 건강에 해로운 열량, 지방, 나트륨 함량은 많았습니다.
특히, 가공육은 가공하지 않은 붉은 육류보다 무려 4배나 많은 양의 나트륨을 함유하고 있었습니다.
◈ 1군 발암물질
2015년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가 가공육을 1군 발암물질로, 붉은 고기는 2A군 발암물질로 분류했습니다.
이번 발표는 전세게 10개국 22명의 전문가가 800여 건에 달하는 방대한 문헌을 분석한 근거로 소시지, 햄, 베이컨 등 가공육을 1군 발암 물질(Group 1)로 지정했습니다.
1군 발암물질에는 석면, 벤젠, 벤조피렌 등 맹독성 유해물질 이외에도 담배, 술, 햇빛, 자외선, 미세먼지 등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젓갈도 몇 년 전 여기에 포함되었습니다.
발암물질은 1군에서 4군까지 나뉘는데, 발암성이 과학적으로 입증된 것은 1군, 의심이 강하게 드는 군은 연구 근거에 따라 2A과 2B군, 위험성이 약하다면 3군과 4군으로 분류합니다.
일부에서는 등급이 아닌 그룹을 의미함에도, 마치 발암에 대한 공포를 조장한다고 반발을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발암성이 과학적으로 입증되었다는 것은 사실이며 모두가 암에 걸리지 않는다고 해서 안전하다고 얘기할 수 있는 근거는 없습니다.
특히, 자가면역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라면 건강한 사람보다 이런 음식들에 더 민감하고 취약합니다.
◈ 각종 질환과 암 유발
▷만성 폐쇄성 폐질환 유발
2019년 9월 EClinicalMedicine에 실린 다국적 연구진(프랑스 국립보건의학연구소 및 미국 하버드 대학교 연구진)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최소 일주일에 한 번 이상 가공육을 섭취하는 행위가 만성 폐쇄성 폐질환(Chronic Obstructive Pulmonary Disease, COPD)과 같은 호흡기 질환의 발생 위험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만성 폐쇄성 폐질환은 세계보건기구(WHO)가 4대 만성질환 중 하나로 선정했으나, 보건당국이나 언론에서 언급이 되지 않아 대중들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은 질환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2억 5천만 명이 이 질환을 앓고 있으며, 사망의 세 번째 원인으로 꼽히기도 하는 치명적인 질환입니다.
과거 '만성 기관지염'이나 '폐기종'으로 불렸던 COPD는 기관지의 크기가 불가역적으로 줄어들고 가래, 기침 및 만성적인 호흡곤란이 동반되는 진행성 질환으로, 발견이 늦어지는 질환입니다.
지난 10년 동안 연구진은 가공육을 많이 섭취하면 COPD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는 가설을 전제로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2007년과 2008년 평균 55세 이상의 참가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연구에 따르면, 베이컨, 소시지와 같은 가공육을 많이 섭취할수록 COPD 발생 위험이 높아졌습니다.
이후로도 다른 6개의 연구가 해당 주제에 관해 수행되었으며, 연구 방법에 상관없이 위의 가설을 확인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또한, 연구진은 26년 동안 약 87,000여 명의 평균 36세 미국인 간호사들을 추적한 데이터를 분석해 최소 일주일에 한 번 이상의 가공육을 섭취하는 행위가 COPD 발생 위험을 29% 증가시킨다는 사실을 관찰했습니다.
▷직장암과 대장암 유발
WHO는 매일 50g의 가공육을 먹으면 직장암에 걸릴 위험이 18%로 높아지고, 붉은 고기는 매일 100g을 먹으면 직장암에 걸릴 위험이 17% 증가한다고 경고합니다.
하지만, 가공육 제조에 쓰이는 보존제 등 첨가물이 문제인지 육류 자체가 문제인지에 대한 연구 데이터는 발표되지 않아, 혼란이 있습니다.
직장암 외에도 대장암의 위험 요인 가운데 하나가 육류 과다 섭취이며, 붉은 고기에 들어있는 철분의 일종인 헴철이 장점막에서 유전자 변화를 일으켜 암이 발생하게 됩니다.
대장은 소화된 음식이 지나가고 머무는 장소이기 때문에 헴철이나 헤테로사이클릭아민과 접촉하는 시간이 길어지게 되어 영향을 받는 것입니다.
WHO에 따르면 매년 34,000명의 암환자들이 가공육을 많이 섭취해 사망했다고 합니다. 물론, 가공육이 석면만큼 위험하다고 할 수는 없으나, 지속적인 섭취로 인해 암 발생 위험이 높은 것도 사실입니다.
▷심장병 유발
나트륨 함량이 높은 가공육을 섭취했을 때 혈압이 상승하고, 심장질환이 발생할 확률이 높습니다.
하버드대학교 보건대학원 교수는 20여 건의 연구논문을 분석한 결과, 가공육 50g을 섭취할 때 관상동맥 심장질환(CHD)의 유병률이 42% 증가한다고 발표했습니다.
▷당뇨병 유발
가공육의 빈번한 섭취로 혈중 아질산염 농도가 높아지면 내피세포의 기능이 저하되고, 혈당을 낮추는 인슐린이 효과적으로 분비되지 않아 당뇨병이 발병할 위험이 높습니다.
미국 순환기 학회지에 게재된 논문에 따르면 1일 가공육 50g을 섭취했을 때 당뇨병에 걸릴 위험이 19% 증가하였으며 베이컨 1인분(슬라이스 2개)을 섭취했을 때 당뇨병 유병률이 2배 증가했습니다.
◈ 가공육에 들어가는 첨가물과 조리법
베이컨, 소시지, 핫도그 같은 가공육은 유통기한을 늘리거나 맛을 더하기 위해 훈제, 방부제, 인공감미료 등이 추가됩니다. 이런 화학물질은 암 발병 확률을 높일 수 있으며 건강에도 해롭습니다.
가공육에 보존제로 사용되는 아질산염은 고기 고유의 색을 유지시키지만 육류에 존재하는 아민과 결합했을 때 발암 촉진물질인 니트로사민을 생성합니다.
특히 1~19세에 가공육을 많이 섭취하는 사람의 경우, 아질산염의 위험에 노출됩니다.
또한 바비큐처럼 고온 조리 역시 발암물질인 다환방향족탄화수소(PAHs)와 이환방향족아민(HCAs)이 생성되기 때문에, 섭취를 피할 수 없다면 굽는 것보다는 끓는 물에 데치는 것이 차라리 낫습니다.
그러나 가급적이면 드시지 않기를 바랍니다.
자가면역질환은 원인을 알 수 없는 질환으로, 면역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아 스스로의 세포와 기관을 공격해 염증을 만들고, 장기와 관절들을 파괴시킵니다.
치료제의 대부분은 이렇게 발생된 염증을 줄이고, 비정상적인 면역력을 억누르는 억제제를 함께 사용합니다.
음식을 통해 추가적인 염증이 발생하지 않도록, 염증을 없애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음식을 드셔야 합니다.
식단을 조절해 염증이 줄어들면 복용하는 약도 줄일 수 있습니다. 포기하지 말고, 스스로의 건강을 챙기셨으면 좋겠습니다.
*참고:
1) site_다국적 연구진, 가공육 섭취는 호흡기 질환 위험 증가시켜, 가공식품,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안전나라, 2020
2)site_삼성서울병원 임상영양팀, '건강을 위협하는 햄, 소시지의 유혹', 삼성서울병원, 건강정보, 영양정보, 건강한 식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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