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레르기 비염의 약물 치료는 환자의 주 증상과 심한 정도에 따라 단계적으로 치료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치료에 사용되는 약제로는 경구용/국소용 항히스타민제, 경구용/국소용 스테로이드, 비만세포 안정제, 경구용/국소용 점막 수축제, 국소용 항콜린제, 류코트리엔 조절제 등이 있습니다.
국소용 약제의 경우 경구용 제제보다 전신적인 부작용은 줄이면서 비강 내로 고농도의 약물을 전달하는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흔히 알레르기 비염과 동반되는 천식이나 결막염에는 효과가 떨어지는 단점이 있습니다.
◈ 경구 항히스타민제
1세대 항히스타민제는 1940년대 초반부터 알레르기 비염의 치료에 사용되었는데 진정작용, 기억력 장애, 정신운동기능 이상 등의 부작용으로 인해 사용에 많은 어려움이 있습니다.
이에 반해 2세대 항히스타민제는 뇌혈관 장벽(blood-brain barrier) 통과가 적어 중추신경계 부작용이 거의 없습니다.
이에 ARIA(Allergic Rhinitis and its Impact on Asthma 2008)에서는 2세대 항히스타민제 사용을 권장하고 있습니다.
경구 항히스타민제는 비루, 재채기, 코가려움증, 눈 증상에 효과적이나 코막힘에는 그 효과가 덜합니다.
경구 항히스타민제는 소아에서도 안전하고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테르페나딘(terfenadine)과 아스테미졸(astemizole)이 2세대 항히스타민제로 개발되어 알레르기 비염에 처음 사용된 약물입니다.
두 약물 모두 심전도상에서 QT 간격을 연장시키고, 염전성 심실빈맥(torsade de pointes) 같은 치명적인 심독성을 유발할 수 있어, 이러한 약제들은 많은 나라에서 더 이상 유통되지 않고 있습니다.
*염전성 심실빈맥(torsade de pointes): 부정맥의 일종으로, 심실 빈맥으로 인한 돌연사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에바스틴(ebastine)도 간에서 CYP3A4 효소에 의해 대사되므로, CYP3A4 효소를 억제하는 다른 약제와 병용할 때는 주의할 것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이미 QT 간격이 연장 되어있는 환자나 간부전 혹은 신부전이 있는 환자에서는 에바스틴의 사용을 주의해야 합니다.
◈ 국소 항히스타민제
국소 항히스타민제는 코가려움증, 재채기, 비루 등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국소 스테로이드제보다는 코막힘에 효과가 덜하고, 눈 증상에는 효과가 없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경구 항히스타민제에 반응하지 않는 계절성 알레르기 비염 환자에서 하루 2회 국소용 아젤라스틴(azelastine)을 사용하여 증상 개선이 보고되었습니다.
아젤라스틴은 알레르기와 관련된 비염, 결막염, 피부질환이나 기관지 천식 등에 사용되는 약물로,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히스타민뿐만 아니라 류코트리엔 등의 생성과 분비를 억제해 알레르기 증상을 완화시킵니다.
그러나 부작용으로 경미한 진정 효과와 금속성 맛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 국소 스테로이드제
알레르기 비염의 증상 조절에 매우 효과가 좋으며, 현재 알레르기 비염 치료에 가장 널리 사용되는 것이 바로 흡입용 국소 스테로이드입니다.
흡입용 국소 스테로이드제는 투여 후 활성이 약한 물질로 곧 대사되며, 전신 흡수가 적어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국소 스테로이드제는 알레르기 비염의 조기 및 후기 반응을 모두 억제하고, IL(인터루킨)-4, IL-5, IL-13을 포함한 알레르기 비염에 중요한 사이토카인 분비를 감소시켜 IgE 생성과 호산구 증다증을 억제합니다.
국소 스테로이드제는 비강 내 모든 증상에 효과가 있고, 눈 증상에도 효과가 있습니다.
특히, 다른 약물에 비해 코막힘에 효과가 큽니다. 스테로이드의 작용기전으로 인해 분무 후 7시간 이후에 반 응이 나타나며, 2주가 지나야 최고의 효력을 발휘하게 됩니다.
현재 사용되고 있는 대표적인 국소 스테로이드제는 트리암시놀론 아세토니드(triamcinolone acetonide), 플루티카손 프로피오네이트(fluticasone propionate), 모메타손 푸로에이트(mometasone furoate), 플루티카손 푸로에이트(fluticasone furoate) 등이 있습니다.
적절한 선택을 위해서는 이들의 약리학적 특징을 고려해야 합니다.
현재 사용 중인 국소 스테로이드제는 대체적으로 알레르기 비염에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 간주되고 있습니다.
7~12세의 소아에게 모메타손(mometasone) 200 μg 또는 부데소니드(budesonide) 400 μg을 2주 동안 국 소 분무한 후 측정한 하지의 성장률에는 대조군과 비교하여 유의한 차이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12개월 동안 베클로메타손(beclomethasone)을 투여한 연구에서는 미약하나마 성장률이 감소했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그러나 모메타손이나 플루티카손(fluticasone)을 1년 이상 투여한 연구에서는 성장률에 영향이 없었습니다.
국소 스테로이드제를 사용할 경우 천식 증상을 호전시키기도 합니다.
Watson 등은 국소 베클로메타손 투여가 알레르기 비염이 있는 천식 환자에서 기도과민성과 천식 증상을 호전시킴을 보고했습니다.
유사 연구로 Foresi 등은 계절성 알레르기 비염 환자에서 플루티카손 프로피오네이트 사용이 기도과민성을 억제시킨다고 보고했습니다.
전신용 스테로이드 제제는 부작용 때문에 가능한 한 사용을 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 류코트리엔 수용체 길항제
과거 기관지 천식의 치료에 류코트리엔 수용체 길항제의 효과가 입증되었고, 최근에는 알레르기 비염의 치료 효과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결과를 보고하고 있습니다.
현재 상품화 된 류코트리엔 수용체 길항제는 프란루카스트(pranlukast), 몬테루카스트(montelukast) 등이 있습니다.
몬테루카스트는 계절성 알레르기 비염 환자에서 코 증상과 눈 증상을 호전시키는 데 효과가 있고 로라타딘(loratadine)과 비슷한 코막힘 완화 효과가 있다고 보고되었습니다.
일부 연구에서 몬테루카스트와 로라타딘을 병용한 환자에서 단독 요법을 사용한 환자보다 증상 호전이 있으며 약효 발현이 빠르다는 보고가 있으나, 아니라는 보고도 있습니다.
Kurowski 등은 계절성 알레르기 비염 환자에서 몬테루카스트와 세트리진(cetrizine) 병용요법을 꽃가루가 날리는 계절 6주 전부터 투여했을 때 알레르기 비염의 예방 효과가 있다고 보고했습니다.
그러나, 항히스타민제와의 상승효과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는 상태로 더욱 많은 연구가 필요합니다.
현재까지 류코트리엔 수용체 길항제의 약물적 효과는 계절성 알레르기 비염에서 항히스타민제와 비슷하고 국소 스테로이드제에 비해서는 효과가 적은 것으로 평가됩니다.
류코트리엔 수용제 길항제는 기존의 약물들과는 다른 부분에 약효를 나타내기 때문에 다른 약물과 함께 복용할 수 있습니다.
◈ 항콜린제
크로몰린 소디움(cromolyn sodium)과 같은 비만세포막 안정제는 국소 분무제로 사용하는데, 효과가 나타날 때까지 여러 주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 충혈 제거제(decongestant, 혈관수축제)
충혈 제거제는 코 점막의 혈관들이 부풀어 코가 꽉 막힌 상태에서 코 점막의 혈관을 수축시키고, 혈류를 감소시켜 코막힘을 없내는 약물입니다.
코막힘에 효과적이며 흡입용과 경구용이 있습니다.
경구용 비충혈 제거제 중 단독성분은 처방전이 필요한 전문의약품이며, 항히스타민제와 복합된 제제는 일반의약품입니다.
코막힘 증상이 심한 경우에는 경구용보다 비교적 빠르게 효과가 나타나는 흡입용인 비강분무 비충혈 제거제가 많이 사용됩니다.
▷부작용
비충혈 제거제는 부어있는 코점막 혈관을 수축시켜 그 작용을 나타내는 약제이기 때문에 코점막 혈관 이외의 다른 혈관들이 함께 수축되며 원하지 않는 부작용들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경구용 비충혈제거제의 부작용으로는 혈압 조절이 잘 안 되는 환자에게 있어서 혈압을 높일 수 있고, 두근거림, 불안, 초조함 등의 교감신경 흥분작용을 동반하기도 합니다.
반대로 졸림 등의 증상으로 나타나는 사람도 있습니다.
코에 뿌리는 비충혈제거제의 경우 경구 제제에서 나타나는 두근거림, 혈압 상승 등의 부작용은 거의 없는 반면, 약물 유발성 비염, 건조감, 따끔거림 등의 국소적인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비강 분무 스프레이 제형의 비충혈 제거제를 사용할 때 가장 주의해야 할 점은 바로 연속해서 사용하지 않는 것입니다.
비강분무 비충혈 제거제는 3일 내지 5일(제품에 따라서는 7일) 이상 연속해서 사용하는 경우 지속적으로 코점막의 혈관이 수축되다 오히려 반동성으로 혈관 확장작용이 일어납니다.
그리고 코막힘이 더욱 심해지는 난치성인 약물 유발성 비염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 항 IgE 항체
오말리주맙(omalizumab)은 recombinant humanized monoclonal antibody(재조합 인간화 단클론 항체)로 free IgE와 결합하여 비만세포나 호염기구와의 상호 작용을 방해하여 혈중 free IgE 농도를 저하시킵니다.
또한 혈액과 비강에서 항염증 작용을 일으키고, 비만세포나 호염기구의 표면에 존재하는 FcεRI의 발현을 억제시킵니다.
Casale 등은 중증 계절성 알레르기 비염 환자를 대상으로 항원 노출이 심해지기 직전과 항원이 날리는 계절에 3~4주 간격으로 12주 동안 오말리주맙 300mg을 피하 주사한 군에서 알레르기 증상의 유의한 호전을 보고했습니다.
부작용으로 두통, 상기도 감염, 부비동염 등이 있었으나 발생 빈도에 있어 위약 치료군과 유의한 차이가 없었습니다.
일부 환자에서 주사 부위에 두드러기가 생길 수 있으나, 대개는 자연치유되거나 항히스타민제로 치료되었습니다.
항 IgE 항체 치료는 심한 천식에는 도움이 되지만, 아나필락시스 쇼크의 위험성이 존재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고, 가격이 비싸 알레르기 비염 치료로써 적절한지에 대한 논란이 있습니다.
*참고:
1)논문_민양기, 「알레르기비염의 병태생리, 진단과 치료」, Korean J Otorhinolaryngol-Head Neck Surgery, 2013;56, 260~261p
2)site_알레르기 비염, 서울대학교병원, 건강정보, N의학정보
3)site_김정은 외 1인, 「[알레르기 비염약 바로 알기] 코막힘에 '비충혈제거제'」, 하이닥, 뉴스/칼럼, 질환/치료, 2017
알레르기 비염의 치료방법 4_하비갑개(아래코선반) 수술 2 (0) | 2021.09.19 |
---|---|
알레르기 비염의 치료방법 3_면역요법 (0) | 2021.09.17 |
알레르기 비염의 치료방법 1_회피요법(환경요법) (0) | 2021.09.15 |
알레르기 비염과 유사하거나 동반되는 질환의 진단 방법 (0) | 2021.09.14 |
알레르기 비염의 검사방법 (0) | 2021.09.13 |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