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염을 진단하기 위한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환자에 따라 혹은 진료 환경에 따라 다양하게 적용될 수 있으며, 항상 모든 검사를 시행하는 것은 아닙니다.
◈ 병력 청취
우선 병력을 잘 청취하는 것이 비염의 진단에 많은 도움이 됩니다.
환자의 연령, 직업, 증상의 종류 및 정도, 발생 연령, 유발요인, 주거환경, 알레르기 원인 물질에의 노출 여부, 합병증, 알레르기 과거력, 가족력, 치료 경력과 경과를 자세히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알레르기 비염 환자의 약 40%는 삼촌 이내의 가까운 가족 중 알레르기 질환이 있습니다.
알레르기 질환의 가족력과 소아기부터 증상이 나타난 경우, 계절적인 변화를 보이는 경우, 시간을 두고 지속적이고 반복적으로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 생활환경 변화에 연관하여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는 알레르기 비염을 의심할 수 있습니다.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은 갑작스런 온도 변화, 찬 공기, 담배연기, 공해물질 등의 비특이적 자극에도 비특이적인 과민한 반응을 보이게 됩니다.
그러므로 집안 청소를 할 때 증상이 악화한다면 집먼지 진드기에 대한 과민성을 의심할 수 있습니다.
새로운 집으로 이사간 다음부터 증상이 생겼다면 변화된 환경에 대한 자세한 점검을 통하여 원인을 찾아야 합니다.
실제로 개털에 과민성이 있어서 비염 증상을 보이면서도 모르고 집안에서 애완견을 기르는 경우도 있습니다.
◈ 내시경(비경) 검사
내시경(비경)을 통하여 직접 코 안의 구조와 비점막의 상태 확인 및 부비동염의 확인이 가능합니다. 비 점막이 창백하고 부어있으며, 맑은 분비물로 덮여 있는 것은 알레르기 비염의 특징적인 소견입니다.
분비물이 누렇고 끈적끈적하면 감염성 비염이나 부비동염을 의심해야 합니다.
◈ 이학적 검사
소아에서는 비염을 오래 앓게 되면 비강 내 혈액 순환의 장애로 아래 눈꺼풀 안쪽의 피부색이 검푸르스름하게 보일 수 있습니다.
또한, 코가 가려워 손으로 코를 자주 문지르는 행동을 하거나 콧등에 가로 주름이 생길 수 있습니다.
◈ 방사선 검사
단순 부비동 X-ray 검사는 비 점막의 비후, 비중격 만곡증의 유무, 부비동 내의 전반적인 혼탁 등을 확인할 수 있으나 정확도는 떨어집니다.
그 외에도 CT(컴퓨터 단층촬영) 등을 통해 눈으로 보이지 않는 구조적 이상소견이나 장애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 알레르기 검사
병력과 진찰만으로 진단이 확실하지 않거나 치료에 대한 반응이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에는 알레르기 검사가 필수적입니다.
이는 피부반응검사나 혈청 특이 IgE 검사를 통해 가능하며, 전자가 더 간편하면서도 진단적 가치가 높습니다.
1) 피부반응 검사
피부반응 검사는 알레르기 질환의 원인이 무엇인지를 알아보는 가장 간단하면서도 중요한 검사입니다.
하지만 피부반응 시험에서 양성을 나타내는 모든 알레르겐이 알레르기 비염의 원인(항원)이라고 해석할 수는 없습니다.
그 이유는 증상이 전혀 없는 경우에도 피부반응 검사에서 양성 소견을 나타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즉, 이 검사에서는 위양성과 위음성이 존재할 수 있습니다.
이는 피부에서 특정항원에 대한 알레르기 반응이 비강 내의 알레르기 반응과 반드시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음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결과 해석에 이견이 많고 양성 기준이 사용자마다 다릅니다.
뿐만 아니라 항히스타민제 등의 약제에 영향을 받으며 피검자의 연령이나 검사 부위 등에도 영향을 받고, 피부 질환이 있는 경우 시행하기 곤란한 점 등의 문제가 되기도 합니다.
이러한 제한점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는 알레르기 질환의 진단에 있어 주된 검사법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알레르기 비염 환자 1564명의 피부반응 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한 국내 연구에서는, 집먼지 진드기가 가장 흔한 항원으로 알레르기 비염 환자의 약 70~80%에서 양성 반응을 보였습니다.
2) 특이 IgE(면역글로불린 E) 항체 검사
혈청 내 특이 IgE 항체 측정은 원인 항원을 판정하는데 매우 유용한 방법입니다.
알레르기 질환에서는 혈중 IgE가 증가합니다.
IgE는 비만세포나 호염기구와의 결합성이 강하고, IgE와 결합한 이런 세포에 항원물질이 붙으면 여러 가지 활성 물질이 방출되어 두드러기나 천식이 일어납니다.
혈청 내 특이 IgE를 검사하는 방법 중 최초의 시도는 radio allergosorbent test(RAST) 검사습니다.
이 검사는 정확했으나 방사성 동위원소를 사용해야 하고, 장비가 고가이며, 한 번에 한 가지 종류의 항원에 대해서만 검사해야 하는 단점으로 인해 현재 널리 사용되지 않고 있습니다.
그 다음으로 개발된 방법은 multiple allergosorbent test(MAST)입니다.
방사성 동위원소 대신 항원을 항체와 결합시켜 화학 발광물질을 이용하여 판독하는 것으로 RAST에 비해 방사능 물질을 다루지 않아도 됩니다.
또한, 고가의 장비와 기술이 필요 없으며 동시에 많은 양의 항원을 검색할 수 있어 경제적이고 간단하여 최근 널리 이용되고 있습니다.
항히스타민제와 같은 약물 사용에 영향을 받지 않으며, 피부반응 검사보다 고통이 적고 피부묘기증이 있는 환자에게도 사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러나 피부반응 검사와 비교해 민감도가 떨어지는 것이 문제입니다.
하지만 Finnerty 등에 의하면, 피부반응 검사의 양성 기준을 3 mm로 했을 때는 66.4%의 일치율을 보입니다.
양성 기준을 5 mm로 높였을 때는 양성률이 78.5%를 보여 피부반응 검사 대신에 시행할 수 있는 검사로 추천했습니다.
MAST보다 정확한 in vitro test로 capsulated hydrophilic carrier polymer(CAP) 시스템이 있습니다.
원리는 MAST와 비슷한데 가장 큰 차이는 고정체(solid phase)를 사용하여 항원 결합력이 좋다는 점입니다.
MAST의 경우 얇은 실 위에 항원이 부착되어 있는데 반해, CAP는 스폰지처럼 생긴 cellulose 중합체의 무수한 기포 방울 내부에 항원이 부착되어 있어 훨씬 더 정량적인 IgE 측정이 가능합니다.
3) 호산구 측정 검사
알레르기성 질환이 있으면 백혈구 가운데 호산구가 증가하므로, 백혈구 중 호산구의 비율을 조사하여 판정합니다.
그러나 말초 혈액 내에서의 호산구 증가가 반드시 IgE를 매개로 한 알레르기반응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다른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해서도 상승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따라서 호산구가 증가할 경우 정밀 검사를 하는 것이 좋습니다. 천식 환자인 경우 호산구가 30∼40%로 증가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알레르기 질환을 치료하고 있는 환자는 따로 생체에 이상이 없어도 호산구가 증가하면 정밀검사를 시행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일반적으로 혈액 검사는 호산구가 5% 이상이면 추가적인 검사를 시행합니다.
4) 항원 유발 검사
항원 유발 검사의 원리는 추정된 항원을 환자에 접촉시켜 알레르기 반응의 증상을 유발시키는 것입니다.
만일 반응이 일어난다면, 이 항원이 환자에게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원인임을 입증하게 됩니다.
기관지 유발성 검사는 기관지 천식을 일으키는 것입니다.
환자에겐 다른 종류의 항원을 흡입해 볼 것, 또는 물리적으로 천식을 일으켜 볼 것을 요청하기도 하며, 또는 추위 등에 노출시키기도 합니다.
비염이나 음식물 알레르기에도 똑같은 원리가 적용됩니다.
항원액을 작은 종이에 묻혀 코안의 일정한 부위에 위치시키거나 분무기를 통해 코안에 살포하여 반응을 관찰합니다.
항원 유발 검사는 해석하기가 어렵고, 만일 과도한 알레르기 반응이 유발되는 경우 응급상황에 빠질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이러한 상황에 대한 대비가 되어 있는 시설 및 장비가 갖추어진 곳에서 전문인력에 의하여 수행되어야 합니다.
이 유발검사는 또한 증상의 위험성을 평가하거나 치료 및 약물의 효과를 평가하기 위해서도 이용될 수 있습니다.
◈ 비즙 도말 검사
비강 점막의 상피세포 및 염증세포의 분포를 알아보기 위한 검사방법으로, 콧물을 채취하거나 코안의 점막을 긁어내서 유리판에 도말한 후 여러 염색법으로 염색해 세포를 관찰합니다.
알레르기 비염 환자의 경우에는 호산구나 호염기구가 정상인에 비해 증가된 소견을 보입니다.
*참고:
1)논문_이종명, 알레르기비염의 진단과 치료, 대한내과학회지, 제76권, 제3호, 2009, 269p
2)site_만성비염,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 건강정보, 2021
3)site_만성 비염, 서울대학교병원, 건강정보, N의학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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