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면역 기억과 백신
우리 몸의 면역 반응은 크게 선천성 면역과 후천성 면역으로 구분됩니다. 그 중 후천성 면역은 여러 특징을 갖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면역 기억입니다.
이전에 인체에 침범했던 병원체의 정보를 기억해, 미래에 같은 병원체에 감염될 경우 이에 대해 더 빠르고 강한 면역반응을 유도할 수 있게 합니다.
이러한 기억 작용은 기억 T림프구와 기억B림프구에 의해서 일어나며, 백신은 이런 기억 작용을 이용해 질병을 예방할 수 있게 해 줍니다.
즉, 백신은 인간을 비롯한 동물에 특정 질병 혹은 병원체에 대한 후천성 면역을 부여하는 의약품입니다.
주로 질병을 일으키는 미생물 병원체의 항원인식부위와 유사한 구조를 가지지만, 병원체와 달리 병원성이 없습니다.
백신을 접종받으면 인체의 면역 체계가 활성화되고, 이를 통해 향후 침범하게 될 병원체에 대해 우리 몸이 빠르게 대처할 수 있게 됩니다.
천연두 백신이 개발된 이후 200여 년 동안 여러 백신이 개발되었고, 인류의 건강과 생명을 위협하던 많은 감염성 질환이 완전히 사라지거나 상당 부분 예방이 가능해졌습니다.
◈ 백신의 이상 반응
다양한 형태의 백신이 개발되면서 그 제조 과정에서 백신의 면역원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또는 변질이나 오염을 방지하기 위해 첨가된 성분들에 의해 예상치 못했던 백신 이상 반응들이 나타나게 되었습니다.
이런 이상 반응의 방지를 위해 백신 제조 과정의 개선과 엄격한 시판 전후의 조사를 통해 알레르기 반응을 포함한 백신 이상 반응의 위험도는 점점 낮아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간헐적으로 발생하고 있으며, 때로 사회적 문제를 일으키기도 합니다.
백신에 대한 과민반응은 알레르기 반응인 면역글로불린 E(IgE) 매개 과민반응과 가성 알레르기 반응으로 알려진 비 IgE 매개 과민반응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이들 과민반응은 알레르기 질환의 악화와 구별되어야 합니다.
백신에 대한 알레르기 반응은 백신 접종 후 발생하는 두드러기와 혈관 부종 같은 피부 증상, 알레르기 비결막염과 기관지 연축 같은 호흡기 증상, 그리고 아나필락시스의 발생으로 정의할 수 있습니다.
다행히도 흔하게 사용되는 백신에 대한 이상 반응은 10만 접종당 4.8~83건으로 매우 드물며, 거의 대부분이 접종 부위에 발생하는 부종, 발적, 통증과 같은 국소 이상반응입니다.
생명을 위협하는 아나필락시스의 발생은 150만 접종당 1 건 정도로 매우 드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백신에 대한 알레르기 반응의 발병률이나 인과관계에 대한 국내 연구는 아직 부족한 실정입니다.
인플루엔자나 measles-mumps-rubella(MMR: 홍역·볼거리·풍진), 일본뇌염 백신과 같은 개별 백신에 대한 증례보고 또는 후향적 연구 결과만 알려져 있습니다.
2002년 독일에서 시행한 시판 후 조사에 따르면 소아청소년기의 백신에 대한 알레르기 반응은 10만 접종당 0.22건으로 매우 드무나, 이들의 31%가 첫 번째 접종에서 알레르기 반응을 보였다고 보고했습니다.
이는 백신의 어떠한 성분에 이미 감작되어 있던 개체에서 발생한 알레르기 반응임을 시사합니다.
접종 후 수분에서 수시간 이내에 발생하는 알레르기 반응과 달리 주로 알루미늄염이나 바이러스 항원과 같은 백신 성분에 대한 비특이적 염증반응에 기인하는 비 IgE 매개 과민반응은 접종 후 수 시간 이후에 발생할 수 있으며, 경미한 국소 증상부터 전신 증상까지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게 됩니다.
또한, 백신에 포함되어 있는 거의 모든 성분은 개체의 알레르기 질환을 악화시키는 악화 인자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백신 접종 후 일어날 수 있는 과민반응을 사전에 예측하고 준비하는 것이 임상적으로 매우 중요합니다.
◈ 백신의 성분 1
백신은 백신 항원으로 이루어진 활성 성분, 면역반응을 증가시키기 위해 사용되는 보강제, 백신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한 안정제, 백신이 오염되는 것을 막기 위한 보존제와 제조 과정에서 사용된 미량 첨가제로 구성됩니다.
1) 활성 성분
활성 성분은 면역반응을 유발하여 질병을 예방하게 하는 항원으로, 약독화 바이러스, 세균, 독소 또는 변성 독소 등이 해당됩니다.
활성 성분에 따라 약독화 생백신과 불활성화 백신으로 분류합니다.
▷약독화 생백신(attenuated live virus vaccine)
약독화 생백신은 병을 일으키는 야생 바이러스나 세균을 실험실에서 반복 배양하거나 특별한 공정을 거쳐 약독화시킨 백신입니다.
인체에 투여되었을 때 질병을 일으킬 가능성을 최소화한 형태의 백신으로, 면역이 저하된 개체에서 질병을 일으킬 수 있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그러나 1~2회의 접종만으로 강력한 면역원성을 평생 동안 유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MMR(홍역·볼거리·풍진), 수두, 황열, SA14-14-2주 일본뇌염 생백신, 비강 내 인플루엔자 백신과 같은 바이러스 백신과 Bacillus Calmette-Guerin (BCG, 칼메트-게렝균), 경구용 장티푸스 등의 세균 백신이 여기에 해당됩니다.
*BCG 백신: 소의 결핵균으로 만든 결핵 백신으로, 결핵예방접종이나 암 면역 화학요법에 이용됩니다.
▷불활성화 백신(inactivated vaccine)
불활성화 백신은 병원체를 배양한 뒤 열 또는 포름알데히드와 같은 화학물질로 병원체를 죽인 뒤 항원으로 사용하는 백신입니다.
약독화 생백신보다 면역원성이 약해 일생 동안 지속되는 면역원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여러 차례의 접종이 필요합니다.
면역 기능이 저하된 개체에서는 면역원성이 생기지 않을 수 있다는 단점이 있지만 백신 자체에 의한 질병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구성단위에 따라 전세포 백신(주사용 폴리오, A형 간염, 일본뇌염 사백신)과 분획 백신(fractional vaccine)으로 구분됩니다.
분획 백신은 다시 아단위 백신(B형 간염, 인플루엔자, 무세포백일해, 인유두종바이러스, 폐구균과 수막구균 같은 다당백신, 다당백신의 단점을 보완한 b형 헤모필루스 인플루엔자, 수막구균, 폐구균 단백결합 백신)과 변성 독소 백신(파상풍과 디프테리아 백신)으로 구분됩니다.
*사백신: 사백신은 배양한 병원체를 죽이되, 항원의 특성을 그대로 유지하여 만든 백신입니다. 소아마비, 콜레라, 인플루엔자 백신 등이 이에 속합니다.
*아단위 백신: 병원체 중 항원으로 인식되는 항원결정부위에 해당하는 부분만을 따로 추출해서 만든 백신입니다.
이 아단위 입자들은 병원성을 갖지는 않지만, 면역체계를 활성화시켜 기억 림프구를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안정성이 매우 높습니다.
*참고:
1)논문_양현종, 백신 성분 알레르기반응, Allergy Asthma Respir Dis 2(3), 2014, 157~158p
2)site_백신, naver 지식백과, 분자·세포생물학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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