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성으로 생명을 위협하는, 아나필락시스(Anaphylaxsis)란?

아나필락시스(anaphylaxis)는 갑작스럽게 발생하는 심한 전신적 중증 알레르기 과민반응으로, 드물게는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심각한 알레르기 질환입니다.

 

흔한 질환은 아니지만, 단시간 내에 여러 장기를 침범하기에 적절한 처치를 취하지 않으면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치명적인 질환이기도 합니다.  

 

최근 자료에 따르면 국내 유병률은 0.023%로 알려져 있으며, 유병율이 매년 지속적으로 증가 추세에 있습니다.

 

성별로는 남성, 성인 연령별로는 50대에서 유병율이 높은 것으로 보고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나필락시스가 하나의 질환명으로서의 자리매김은 1990년대에 지침이 보급되면서 본격화되었습니다.

 

 

한국에서도 2013년에 대한 천식 및 알레르기 학회에서 진료 지침서가 제작되어 현재 임상에 활용되고 있습니다.

 

 

◈ 증상

 

알레르기 원인물질인에 노출된 후 대개는 30분 이내에 급성으로 나타납니다.

1) 호흡기
기관지 근육의 경련과 수축을 유발하여 호흡 곤란과 천명(기관지가 좁아져서 쌕쌕 거리는 소리가 나는 호흡음), 저산소증, 코막힘, 콧물, 재채기, 기침, 가슴 답답함 등이 나타납니다.

 

2) 순환기
혈압이 떨어지고 뇌로 가는 혈류량이 줄어들어 두통이나 어지러움이 나타나며, 가슴 통증과 맥박이 빨라지거나 드물게 맥박이 느려집니다.

 

심하면 정신을 잃거나 심장마비가 올 수도 있습니다. 

 

3) 소화기
혈압 저하로 오심과 구토가 생기고, 위장관으로 가는 혈류량이 감소하여 복통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자신도 모르게 대소변을 보기도 합니다.

 

 

4) 피부
처음에는 입 주위나 얼굴에 따끔거리는 느낌, 혹은 입 안이 마르는 느낌이 동반되기도 합니다. 피부 또는 점막에 두드러기, 소양감, 홍조, 또는 입술이나 혀에 혈관 부종이 생길 수 있습니다.

 

특히, 목젖을 중심으로 하여 후두 부위에 심한 혈관 부종이 생기면 기도가 막혀 질식할 수 있으므로 연하곤란이나 목이 조여드는 느낌이 나타나면 주의해야 합니다.

 

 

5) 신경

안절부절못하거나, 실신 또는 의식저하가 올 수 있습니다. 

 

 

◈ 원인과 위험인자

 

우리 몸에서 알레르겐에 의해 면역 반응이 일어나면 면역글로불린 E (IgE)라는 항체가 생기게 됩니다.

 

만약, 면역 반응을 일으켰던 알레르겐이 다시 우리 몸속에 들어오게 되면, 염증 세포 표면에 붙어 있던 IgE와 결합하면서 화학물질이 분비됩니다. 

 

이 화학 물질에 의해 쇼크 증세와 같은 심한 전신 반응이 일어나는데, 보통 시간이 매우 짧아 아주 소량의 알레르겐에 다시 노출되더라도 수분 이내에 증상이 나타납니다.

 

 

한편 결과적으로 비슷한 증상이 나타나지만 면역 반응에 의한 증거가 부족한 경우(알레르겐에 반응하는 IgE 항체의 존재가 증명되지 않은 경우)를 아나필락시스양 반응(anaphylactoid reaction)이라고 부릅니다.

 

IgE에 의한 면역 반응을 유발할 수 있는 요인이라면 모두 아나필락시스를 일으키는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지역, 연령, 계절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일반적으로 식품, 약물, 운동, 곤충 독 등이 주요 원인입니다.

 

 

1) 원인

▷식품

식품의 경우 세계 알레르기 기구(World Allergy Organization)의 보고에 의하면 땅콩, 견과류, 갑각류, 생선, 우유, 계란, 과일 등이며, 밀(wheat)도 중요한 유발식품입니다.

 

성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해산물, 밀, 육류 순으로 보고되었습니다.

 

 

▷약물

약물은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 항생제, 조영제, 마취제 등이 주요 원인입니다. 그 외에도 마취제, 근이완제, 히스타민 H2 수용체 길항제, 항암제 등 다양한 사례가 보고되고 있습니다.

 

 

▷운동

운동에 의한 아나필락시스는 청소년 이후 증가하는데, 이 경우는 단순 운동 유발 형태와 특정 식품 섭취 전후에 운동을 하는 경우 발생하는 식품의존운동유발성 형태 두 가지 유형이 있습니다.

 

 

▷곤충 독

곤충 독은 벌독, 왕침개미 등이 가장 많고 그 외 지네, 기생충, 독사 등에 의한 보고도 있습니다.

 

 

▷기타 

혈액 투석 중에 투석막에 의한 보체 활성화로 아나필락시스가 나타나기도 하며, 때로 원인을 찾을 수 없는 경우도 있는데 이를 특발성 아나필락시스라고 합니다. 

 

 

2) 계절 영향

계절별로는 약물과 식품에 의한 아나필락시스는 가을과 겨울로 진행할수록 증가하였고, 벌 독에 의한 아나필락시스는 여름이 가장 높았습니다.

 

한편, 조영제에 의한 아나필락시스는 봄에 가장 높았으나 그 이유는 명확하지 않습니다.

 

 

3) 동반 질환 영향

아나필락시스 발생 위험 동반 질환으로 천식, 호흡기 질환, 심혈관계 질환, 알레르기 비염이나 정신질환 등이 알려져 있습니다.

 

 

4) 위험인자

음주 후나 진정제, 항우울제, ACE 억제제, 베타차단제 등의 약물 복용, 과도한 피로, 스트레스, 무리한 여행이나 업무 등도 위험 인자가 될 수 있습니다.

 

중증 발현 위험군은 영아나 청소년, 젊은 성인, 산통이나 출산 중의 임산부, 노인 등이 해당됩니다.

 

 

5) 연령별 원인

연령별로는 영유아, 소아청소년에서는 식품이 가장 흔하고, 성인에서는 약물이나 곤충 독이 흔한데, 일부에서는 원인을 확인하기 힘든 경우도 있습니다.

 

2009년부터 2013년까지 국내 16개 종합병원에서 991명의 18세 미만 소아청소년 아나필락시스 환자를 대상으로 조사에 의하면, 식품(74.7%)이 가장 흔한 원인이었습니다.

 

그리고 조영제를 포함한 약물(10.7%), 운동(3.6%), 곤충 독(1.8%), 9.2%에서는 원인을 확인할 수 없는 경우였습니다.

 

식품 중에서는 우유(28.4%), 계란(13.6%), 호두(8%), 밀(7.2%), 메밀(6.8%), 땅콩(6.2%)이 흔한 유발 원인이었습니다. 

 

그 외에 갑각류(새우, 게), 육류, 생선, 과일, 기타 견과류(잣, 아몬드, 캐슈너트 등), 대두, 기타 곡류, 기타 해산물, 깨(들깨, 참깨) 등이 원인이었습니다.

 

한편, 2007년부터 2011년까지 국내 15개 종합병원에서 성인 아나필락시스 환자 177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의하면, 약물(46.6%)이 가장 흔한 원인이었습니다.

 

그다음으로는 식품 (24.2%), 곤충 독(16.4%), 운동(5.9%)이며, 원인을 확인하지 못한 경우도 7%입니다.

 

성인에서는 소아청소년과 달리 해산물, 밀, 육류, 견과류, 야채 등이 흔한 원인 식품이고, 약물의 경우는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제, 항생제, 조영제가 비슷한 빈도로 원인으로 작용했습니다.

 

 

유럽이나 북미의 경우 최근 땅콩과 견과류에 의한 아나필락시스가 급격히 증가하였는데, 아나필락시스로 인한 사망 예의 약 30%가 땅콩 견과류가 원인이라고 조사되었습니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국외에 비하여 사망 보고가 현저히 적으며, 원인별 사망 조사는 보고된 바가 없습니다.

 

 

◈ 감별이 필요한 질환

 

가장 흔하게 감별이 필요한 질환으로는 급성 천식 발작, 실신, 그리고 불안/공황장애 등입니다.

 

이들 질환은 가려움증, 두드러기, 혈관부종 등의 피부 증상이 없으며 실신의 경우 저혈압을 일으킬 수 있지만, 빈맥보다는 서맥을 동반하며 자세를 눕히고 안정을 취하기만 해도 대부분 자연 회복됩니다.

 

*빈맥: 맥박의 횟수가 정상보다 많은 상태로, 심장 박동수가 분당 100회 이상으로 빨라져 있는 상태입니다. 

 

*서맥: 맥박의 횟수가 정상보다 감소한 상태로, 심장 박동이 정상 이하(안정 시 50회 이하)인 상태입니다. 

 

그 외에도 성인에서 급성 전신성 두드러기, 심근경색, 폐색전증, 경련, 뇌경색 등 감별이 필요한 질환이 있어 관련된 질환의 병력 청취, 이학적 검사, 그리고 필요시 검사실 검사를 진행해야 합니다.

 

 

*참고:

1)논문_김희규, 성인 아나필락시스의 흔한 원인과 관리, 2019년 대한내과학회 춘계학술대회, 69~71p

2)논문_이수영, "아나필락시스" 왜 생기나: 원인과 위험인자, 대한천식알레르기학회, 1~2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