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임기 여성에서 비만 인구가 늘어남에 따라 임신 중 고혈당의 위험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임신 전 당뇨병(pregestational diabetes)과 임신성 당뇨병(gestational diabetes mellitus)을 포함한 임신 중 당뇨병은 전체 임신의 3~10%에서 발생하는데, 그중 약 90% 정도가 임신성 당뇨병입니다.
우리나라 임신성 당뇨병의 유병률은 1990년대에 1.7~3.9%였으나, 2007년 이후로 꾸준히 증가하여 2011년에는 10.5%로 보고되었고 지속적인 증가 추세에 있어 적절한 예방과 관리가 필요합니다.
◈ 당뇨병을 가진 여성의 임신
당뇨병을 가진 가임기 여성은 임신 및 출산을 위한 산전 상담을 받아야 합니다.
임신 중 높은 혈당은 여러 가지 선천 기형의 위험을 높이므로, 임신 계획이 없다면 혈당 조절이 적절하지 않은 상태에서 임신을 하지 않도록 적절한 피임이 필요합니다.
안전한 임신을 위해 혈당은 가급적 정상 수준에 가깝게 조절(당화혈색소 6.5% 미만)하는 것이 좋습니다.
임신 전 안지오텐신 전환효소 억제제, 안지오텐신 II 수용체 차단제, 스타틴 등 태아 기형 유발 가능성이 있는 약제의 사용 유무를 확인해야 합니다.
임신으로 인해 당뇨병성 망막병증의 발생 및 악화 위험이 높으므로 임신 전, 임신 매 분기 및 출산 후 1년까지 안과 검진을 받아야 합니다.
◈ 임신 중 당뇨병의 관리
1) 혈당조절 목표
임신 중 혈당조절의 목표는 임신 전 당뇨병과 임신성 당뇨병 모두에서 공복혈당 95mg/dL, 식후 1시간 혈당 140mg/dL 또는 식후 2시간 혈당 120mg/dL 미만으로 합니다.
다만 저혈당 발생없이 목표 혈당에 도달하는 것이 중요하므로, 저혈당 발생 위험이 높은 경우에는 개별화하여 혈당조절 목표를 완화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당화혈색소는 임신 1분기에는 6.0~6.5% 미만, 임신 2~3분기에는 6.0% 미만을 목표로 하되, 역시 저혈당이 발생하지 않는 수준으로 개별화합니다.
다만 임신 중에는 적혈구의 전환이 증가해 당화혈색소의 변동이 발생하므로, 일반적인 경우보다 빈번하게 (예를 들면 매달) 측정하는 것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2) 자가 혈당측정
자가 혈당측정은 거대아 발생률을 포함한 주산기 합병증 위험을 감소시킬 수 있어 임신 중 당뇨병 관리에 매우 중요합니다.
임신 중 당뇨병 환자는 보통 하루 4~7회(공복, 매 식후 1시간 또는 2시간) 혈당을 측정하는데, 혈당조절 목표를 달성하면 검사 빈도를 줄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임신 후반기로 가면서 인슐린 작용이 감소함에 따라 혈당이 상승할 수 있기 때문에 더 적극적인 혈당 측정이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식후 혈당의 측정은 섭취한 음식의 종류와 양에 따른 혈당 변화를 알 수 있게 하고, 혈당을 조절하기 위하여 과도하게 음식을 제한하는 임신부를 발견하는 데에도 도움이 되므로 중요합니다.
공복 또는 식전 혈당보다 식후 혈당이 임신 성적과 더 관련이 있으므로 식후 혈당 조절에 비중을 두는 것을 고려해야 합니다.
인슐린 치료 중인 경우 지속 혈당 감시 장치의 사용이 임신 결과를 호전시켰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3) 임상영양요법
임상영양요법은 임신 중 당뇨병 관리의 기본입니다. 모든 당뇨병 임신부는 경험이 많은 영양사로부터 교육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임신 중 당뇨병의 임상영양요법은 필요한 영양소를 제공하며, 적절한 체중 증가와 정상 혈당을 유지하면서 케톤이 발생하지 않도록 탄수화물량을 조절하는 식사계획을 포함하고 있어야 합니다.
식사계획은 영양평가를 기초로 임신 전 체중, 육체활동 정도, 임신 중 체중 증가량을 고려해 개인별로 작성합니다.
당뇨병 임신부에게서 최저 하루 필요 열량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으나, 케톤증의 예방을 위해서는 하루 1,700~1,800 kcal 이하로 제한하지 않아야 합니다.
비만한 임신부에게서 열량 제한 식사가 혈당조절에 유용한 방법으로 제시되고 있으나, 지나친 열량 제한은 케톤증을 유발할 수 있고 이는 태아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어 피해야 합니다.
식후 혈당을 적절히 조절하기 위해 탄수화물 제한 식사가 추천되고 있는데, 미국의 한 연구에서 탄수화물을 42%로 제한하였을 때 거대아의 발생과 인슐린 치료의 필요성을 줄일 수 있었습니다.
4) 운동요법
운동은 혈당을 개선시킬 수 있고 일부 임신부에게서는 인슐린 치료를 대신할 수도 있으므로 중요합니다. 일반적으로 활동적인 생활을 하던 임신 중 당뇨병 환자는 중증도 강도의 운동을 계속할 수 있습니다.
중증도 강도의 운동은 혈당을 낮추어 불필요한 인슐린 치료를 피할 수 있게 합니다.
임신 고혈압, 조기 양막 파수, 조기 진통, 자궁 경관 무력증, 자궁 출혈, 자궁 내 성장 제한 등의 금기사항이 없다면, 20~30분 정도의 가벼운 운동은 혈당조절과 과도한 태아 성장의 예방에 도움이 됩니다.
*조기 양막 파수: 임신 주수와 관계없이 진통이 오기 전에 양막이 파열하여 양수가 새어 나오게 되는 상태를 말합니다.
*자궁 경관 무력증: 임신 중기 또는 말기의 초에 진통이 없이 자궁 경부가 부드러워지면서 얇아지고 열려서 유산 또는 조산 되는 것을 뜻합니다. 유산 징후이므로 신속한 치료가 필요합니다.
운동요법은 모든 임신 중 당뇨병 환자에게 고려할 수 있습니다.
5) 약물치료
임상영양요법과 운동요법으로 혈당조절 목표를 달성할 수 없는 경우에는 인슐린 치료를 시작합니다.
또한 임신부의 혈당치는 목표에 도달했더라도, 초음파 검사에서 태아의 성장 속도가 빠르다면 인슐린 치료를 고려할 수 있습니다.
인슐린의 용량과 주사 횟수는 혈당의 정도나 환자 상태에 따라 개별화해야 합니다. 초기 용량은 체중에 따라 결정하기도 하고, 표준 용량으로 시작해서 혈당에 따라 조정하기도 합니다.
흔히 임신 중에는 항인슐린항체가 태반을 통해 이동하는 것을 최소화하고 알레르기 반응을 감소시킬 수 있는 사람인슐린을 사용해 왔습니다.
그러나, 초속효성 인슐린 유사체 중 리스프로와 아스파르트 또한 위험 없이 당뇨병 임신부에게 식후 혈당을 낮추는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지속형 인슐린 유도체인 디터머는 임신한 제1형 당뇨병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그 효능과 안전성이 입증되어 임신부에게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글라르진과 데글루덱은 연구가 부족해 임신 중 사용이 아직 권장되지 않고 있습니다.
임신부들은 인슐린을 포함한 모든 약제의 사용을 두려워하는데, 치료에 사용하는 인슐린은 우리 몸에서 분비되는 것과 동일하고 태아에게 해가 없습니다.
경구 혈당강하제 중 글리부라이드와 메트포르민은 임신 중 안전성과 임상적 효과를 증명한 연구들이 있어 인슐린을 사용할 수 없는 경우에 고려해 볼 수 있습니다.
Langer 등은 404명의 임신부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글리부라이드 치료군과 인슐린 치료군 사이에 산과 및 신생아 합병증 발생률의 차이가 없었음을 보고했습니다.
다낭 난소 증후군 여성에게서 메트포르민은 배란율과 임신율을 증가시키며, 임신 중 계속 사용했을 때 유산율을 감소시켰고 선천 기형의 발생은 증가하지 않았습니다.
임신성 당뇨병 임신부 363명을 대상으로 메트포르민을 단독 혹은 인슐린과 함께 사용하였을 때, 인슐린만으로 치료한 군에 비하여 주산기 합병증이 증가하지 않았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여러 메타 분석에 따르면 글리부라이드와 메트포르민은 임신성 당뇨병 임신부에게서 인슐린과 비슷한 혈당강하 효과를 보였습니다.
이외에 인슐린과 비교했을 때 메트포르민은 임산부의 체중 증가는 적었으나 재태연령(태아가 산모 자궁 안에서 살아온 기간)은 낮추어 조산의 위험성을 높였습니다.
글리부라이드의 경우에는 신생아 체중 증가, 신생아 저혈당 및 거대아 출산의 위험도가 높았습니다.
메트포르민과 글리부라이드는 일부가 태반을 통과하고 아직까지 장기간의 안전성에 대한 임상 자료가 충분치 않으므로, 임신 중 당뇨병 환자에게 충분히 설명하고 동의를 얻어 사용해야 합니다.
◈ 출산 후 관리
수유는 산모와 신생아에게 면역학적, 영양학적, 대사적 측면 모두에서 도움이 되므로 권장합니다.
임신 중 증가했었던 인슐린 저항성이 출산 1~2주 사이에 임신 전과 비슷한 수준으로 돌아가므로, 인슐린 치료를 받는 여성은 저혈당 예방에 특별히 주의해야 합니다.
임신성 당뇨병은 기왕에 진단되지 않은 제2형 당뇨병일 수 있으며, 임신성 당뇨병을 진단받은 여성의 50~70%는 15~25년 후 제2형 당뇨병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출산 후에도 주기적인 추적검사와 관리가 필요합니다.
먼저 출산 6~12주 후 75g 경구당 부하검사를 해 당뇨병 전단계 또는 당뇨병 상태가 지속되거나 발생하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이 검사에서 정상이었다면 매년 당뇨병 선별검사를 받을 것을 고려해야 합니다.
*참고:
1)소책자_2019 당뇨병 진료지침 제6판, 대한당뇨병학회, 2019, 145~147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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