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단일기 쓰기

자가면역질환 환자들은 완치가 어려운 '희귀 난치병'을 앓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건강한 사람들보다 외부 환경과 내부 요인에 상당히 민감한 상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모든 의사들이 얘기하듯, 모든 병에는 스트레스를 받지 말고 충분한 휴식과 규칙적인 수면 습관이 필요함은 당연합니다.

 

특히, 자가면역질환 환자들은 이 질병과 싸우는 자기 자신의 몸에 대해 충분한 관찰과 그 관찰에 대한 기록을 남겨두는 것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저 역시 이 병을 앓고 있는 환자로, 이유를 알지 못한 채 불필요한 약을 복용하며 몇 달을 보냈고, 인터넷 검색을 통해 제 병을 의심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류마티스 전문 내과를 방문해 병을 확진 받았습니다.

 

아니기를 간절히 바랬지만 의심은 확진이 되었고, 길고 긴 싸움 어쩌면 삶의 마지막까지 동행을 해야만 하는 애증 어린 친구가 생긴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는 문제를 직면하게 되면 다양한 방법으로 원인과 해결할 방법을 찾아보는 편입니다. 그래서 제 병에 대해 여전히 공부하고 있습니다.

 

사실 많은 정보들을 접할 수 있지만, 전문가가 아닌 환자의 입장에서 좀 더 쉽게 누군가가 알려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늘 있었습니다.

 

부족하지만 그런 마음으로 이 블로그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이 병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대처해야 하는 것은 환자 자신입니다. 사실 짧게는 5분, 길어봐야 10분 남짓 할당된 진료 시간으로는 이 병에 대한 많은 정보를 얻을 수가 없습니다.  

 

이 병을 앓기 전 제가 좋아했던 음식은 밀가루였습니다. 스스로를 '분식주의자'라고 일컬으며, 밀가루로 만든 음식들을 정말 많이 먹었습니다.

 

 

나중에 식단을 조절하며 살펴보니 세상에 '밀가루'가 들어가지 않는 것들을 먹는 것이 정말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커피도 사랑했습니다.

 

튀기고 굽는 요리는 세상에서 제일 맛있습니다. 다행히 음주나 흡연은 아주 싫어했습니다.

 

또한, 숨쉬기 이외에는 운동도 잘 하지 않았습니다. 직장에서 지속적으로 스트레스를 받는 것은 말할 것도 없었습니다.

 

이 병을 치유하기 위해서 환자들은 전문가의 치료와 함께 자기 몸에 맞는 음식을 먹고 운동 하는 습관을 길들여야 합니다.

 

그리고 어렵고 흔한 말이지만 마음을 다스리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특히, 몇몇의 자가면역질환 전문서적들을 읽으며 알게 된 것은 매일매일 먹는 본인의 식단에 대해 기록하는 습관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물론 적기만 해서는 안됩니다. 그날의 신체 상태, 아픔의 정도, 세세한 식단 기입 등이 필요합니다.

 

 

저는 엑셀로 월단위 식단일기표를 작성하고 있습니다. 매월 상황을 보기가 편해 엑셀을 이용하고 있으나, 이 역시 각자의 편한 방법대로 하면 될 것입니다.

 

이렇게 기록을 해두고, 의사를 만나기 전에 그간의 상황을 다시 한번 확인합니다.

 

짧으면 몇 주, 길면 3달 정도의 텀을 두고 진료를 보기 때문에 저 역시 제 몸에 대해 정확한 파악을 하고 있어야 합니다. 

 

[식단일기 예시]

하루를 마감하기 전, 컴퓨터 앞에 앉아 가볍게 하루를 되짚어 보고 기록하는 습관은 일기를 쓰는 것과도 같습니다. 그래서 식단일기라고 부릅니다.

 

본인의 취식 습관과 병증의 상태를 지속적으로 기록하다 보면, 나에게 맞는 음식과 맞지 않는 음식들이 보입니다. 100% 확신할 수는 없지만 먹는 것이 병에 얼마나 많은 영향을 끼치는 지 알 수 있습니다. 

 

이 질환을 치료하기 위해 먹고 있는 양약은 사실 치료와 함께 부작용을 가져옵니다.

 

 

완치가 없는 만큼 약의 복용 기간도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어떤 사람은 몇 년으로, 어떤 사람은 수 십 년의 길고 긴 싸움을 해야 할 지 모릅니다.

 

양약의 부작용으로 또 다른 병을 얻게 되는 것이 어려운 일이 아닌 이유입니다.

 

만약, 자가면역질환으로 확진을 받고 불안 속에서 방법을 찾고 계시다면 부족하나마 저의 방법이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