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황별 고혈압 치료 2
1) 대사증후군과 고혈압
고혈압 환자의 상당수는 고혈압 이외에도 비만, 이상지질혈증, 고혈당 등의 대사이상을 동반하고 있으며, 무증상인 심뇌혈관 질환도 드물지 않게 발견됩니다.
대사증후군은 복부비만, 이상지질혈증, 고혈당, 혈압 상승이 군집하여 존재하는 상태로서, 많이 이용되는 진단 기준은 다음의 5개 구성 요소 중 3개 이상이 있는 경우입니다.
①복부비만
②공복혈당 ≥100 mg/dL (당뇨병 포함)
③중성지방 ≥150 mg/dL
④HDL-콜레스 테롤 <40 mg/dL (남성), <50 mg/dL (여성)
⑤혈압 ≥130/85 mmHg
복부비만은 허리둘레로 판정합니다.
허리둘레의 국내 기준은 아직 통일되어 있지 않아 아시아-태평양 인구의 기준 수치인 남성 ≥90cm, 여성 ≥80cm, 또는 한국인의 특이 수치로서 남성 ≥90cm, 여성 ≥85cm의 기준이 보통 사용됩니다.
최근 발표된 연구 결과에 의하면 국내 대사증후군의 유병률은 30세 이상 성인에서 증가하여 30.5%에 달합니다.
그러나, 고혈압 환자에서의 유병률은 이보다 약 2배 더 많습니다.
서구에서의 보고에 의하면 대사증후군 환자에서는 대사증후군이 아닌 경우에 비하여 심뇌혈관 사건 및 사망률이 약 1.5~2배, 당뇨병 발생은 약 5배 높습니다.
아시아인에서 대사증후군에 의한 당뇨병 발생의 위험도는 서구인에 비해서는 다소 낮은 3~4배입니다. 대사증후군에서 당뇨병 발생의 가장 강력한 예측인자는 고혈당입니다.
그러나 고혈당이 없더라도 당뇨병 발생의 상대위험도는 약 2.4배 높은 것으로 보고됩니다.
고혈압은 당뇨병 발생의 위험인자이며, 고혈압이 없는 경우에 비해 약 2배의 위험도를 가집니다.
대사증후군을 동반한 고혈압 환자에서 치료의 목표는 혈압을 낮추는 것뿐만 아니라 최종 목표인 심뇌혈관 질환 발생을 예방하고 사망률을 낮추는 것입니다.
특히 당뇨병 발생의 위험을 낮추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비약물치료로써 생활요법, 특히 체중 감량과 규칙적인 운동은 모든 환자에게 필요합니다.
생활요법은 인슐린 감수성을 향상시켜 혈압을 낮추고 대사이상을 개선하며 당뇨병 발생을 지연시킵니다.
고혈압 환자는 생활요법과 함께 약물치료를 시작하나, 주의혈압 및 고혈압 전단계 환자에서는 약물치료의 심뇌혈관 예방 효과에 대한 연구 결과가 부족하여 적극적인 생활요법을 실시합니다.
고혈압약을 선택 할 때는 강압 효과뿐 아니라 대사이상과 인슐린 감수성에 유리하거나 적어도 해로운 영향이 없는 약을 선택합니다.
이러한 이유로 ACE억제제/안지오텐신 차단제나 칼슘차단제를 우선적으로 선택합니다.
베타차단제 중 아테놀올 등 구세대 베타차단제는 당뇨병 발생을 증가시키고 혈청 지질에 불리한 영향이 있으므로 단독으로 장기간 사용하는 것은 주의해야 합니다.
그러나, 혈관확장 효과가 있는 베타차단제는 혈당, 혈청 지질에 해로운 영향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서 ACE억제제/안지오텐신 차단제를 사용할 수 없는 경우에 사용하거나 이들 약과의 병용요법에 사용할 수 있습니다.
ACE억제제/안지오텐신 차단제와 베타차단제의 병용요법은 ACE억제제/안지오텐신 차단제와 칼슘차단제의 병용요법에 비하여 혈압 강하 효과가 열등함을 고려해야 합니다.
티아지드계/티아지드 유사 이뇨제는 단독 또는 고용량으로 사용하는 것을 피하고, 저용량 병용요법으로 사용하도록 합니다.
고용량 이뇨제는 저칼륨혈증으로 당뇨병 발생을 증가시키고 혈청 지질에 불리한 영향을 미칩니다.
이뇨제를 병용요법으로 사용할 경우에는 구세대 베타차단제와의 병용은 피하고 칼륨 보존 고혈압약과의 병용요법을 고려합니다.
특히 혈당, 지질에 미치는 불리한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ACE억제제 또는 안지오텐신 차단제와의 병용요법을 우선적으로 고려합니다.
2) 당뇨병과 고혈압
당뇨병 환자에서는 일반 인구집단에 비해 고혈압이 2배 많이 발견되고, 고혈압 환자도 당뇨병의 발생이 약 2배 증가합니다.
고혈압과 당뇨병이 공존하면 심뇌혈관 질환, 뇌졸중, 콩팥질환의 위험이 더 증가합니다.
당뇨병 환자에서 고혈압 발생이 높은 이유는 체중 증가와 함께 고인슐린혈증이 발생하여 교감신경을 항진시키고, 콩팥에서 나트륨을 저류시켜 체액을 증가시키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또한, 고혈당은 혈관경직도를 증가시키고 동맥경화증을 진행시키므로 고혈압이 더 많이 발생합니다.
당뇨병 환자는 정상적인 야간혈압 강하 현상이 없어지는데, 이는 좌심실비대와 미세알부민뇨와 같은 무증상 장기손상과 관련이 높습니다.
영국에서 시행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수축기 혈압이 10mmHg 낮아질 때마다 당뇨병과 관련된 사망률은 15%, 심근경색은 11%, 망막증 혹은 콩팥병과 같은 미세혈관 합병증은 13% 감소했습니다.
이 외에도 많은 연구들에서 적절한 혈압의 조절은 당뇨병 환자의 심뇌혈관 질환 발생을 줄일 수 있었습니다.
당뇨병을 동반한 고혈압 전단계 환자에 대한 약물치료의 근거는 아직 부족합니다. 당뇨병을 동반한 고혈압 환자의 목표혈압은 140/85mmHg 미만으로 권고하고 있습니다.
과거 단순고혈압에 비해서 목표혈압을 130/80 또는 140/80mmHg 미만으로 더 낮게 유지하도록 권고하였지만, 혈압을 더 낮게 유지한 환자에서 전체 심뇌혈관 사건의 발생을 줄이지는 못했습니다.
따라서, 당뇨병이 있는 환자의 혈압을 지나치게 떨어뜨릴 때는 비용효과와 부작용을 고려해야 합니다.
여러 연구들을 통해 심혈관 질환이 동반된 당뇨병 환자는 130/80mmHg 미만으로 혈압을 조절하는 것이 심뇌혈관계 보호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고혈압 약제의 선택에 대해서는 여러 임상연구에 근거하여 ACE억제제, 안지오텐신 차단제, 지속성 칼슘차단제, 이뇨제 및 베타차단제를 처방할 수 있고 동반질환을 고려하여 고혈압약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특히, 미세단백뇨나 단백뇨를 동반한 경우 콩팥기능 보호 효과를 고려하여 ACE억제제와 안지오텐신 차단제를 우선적으로 권고합니다.
어떠한 고혈압약이 더 우월한가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으나, 대부분의 당뇨병 환자들이 충분한 강압 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두 가지 이상의 고혈압약을 병용해야 합니다.
그러므로, 특정 약을 먼저 선택해야 하는지에 대한 논란은 실제적인 의의가 적습니다.
그러나 베타차단제와 티아지드계 이뇨제를 병용하는 것은 인슐린 저항을 증가시켜 당뇨병 조절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합니다.
ACE억제제와 안지오텐신 차단제의 병용은 콩팥기능 손상 등이 우려되므로 가능한 피합니다.
경구용 당뇨병 약제 중 SGLT-2 억제제는 혈압 강하 효과가 있어서 이들 약제를 사용할 때는 고혈압약의 용량을 조절할 필요가 있는지 주의해야 합니다.
*참고:
1)소책자_2018년 고혈압 진료지침, 대한고혈압학회, 대한고혈압학회 진료지침제정위원회, 2018, 55~57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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