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량영양소(micronutrient, 미세영양소)는 미량원소와 비타민을 지칭합니다.
하루 필요량이 mg 또는 μg으로 소량이지만, 여러 대사과정이 잘 이루어지도록 도와 정상적인 신체 기능을 유지하는 중요한 영양소입니다.
미량원소에는 아연, 셀레늄, 요오드, 구리, 크롬, 망간, 불소 등이 포함되며, 비타민은 종류가 많지만 대개 지용성인 비타민 A, D, E, K와 수용성인 비타민 B (B1, B6, B9, B12)와 비타민 C가 언급됩니다.
일반적으로 정상적인 식이 섭취로 충분히 보충이 되지만, 여러 질병, 특히 장질환이 심각하여 경구 섭취가 부족해질 경우에는 결핍이 심한 정도에 따라 치명적인 상황까지 겪게 될 수 있습니다.
장간막 허혈(mesenteric vascular occlusion), 염증성 장질환, 장루, 복부 수술의 합병증, 장루, 악성 종양, 심한 운동기능 장애 등 장 질환이 심각하거나, 경정맥 혹은 경장 영양에 의존하고 있는 경우, 결핍되기 쉬운 미세 영양소를 예방적으로 투여해야 합니다.
결핍 증상을 보일 경우에는 먼저 의심하고 적절한 진단을 조기에 내릴 수 있어야 합니다.
미량영양소 결핍의 위험군에서 문진과 신체 진찰을 통하여 다양한 결핍의 증상과 징후를 찾아내고, 혈액 검사를 포함한 여러 검사를 이용하여 진단을 확진합니다.
◈ 미량영양소 결핍의 원인과 위험인자
장질환 환자에서 미량영양소 결핍이 발생할 수 있는 병태 생리를 파악하고, 결핍의 위험인자들을 살피는 것이 중요합니다.
1) 가장 흔하고 중요한 인자는 음식 섭취 불량입니다. 복통, 설사, 식욕 저하 등의 증상으로 음식을 회피하게 되는 것입니다.
2) 미량영양소의 장분비 소실이 지속되는 상태 혹은 흡수 장애가 발생할 수 있는 경우에 결핍의 위험성이 증가합니다.
장염증으로 만성 설사가 지속되는 경우는 아연, 칼슘, 칼륨이 소실되기 쉽고, 만성 출혈 환자에서는 철 결핍, 담즙 배액이 증가하면 구리가 결핍될 수 있습니다.
흡수 장애는 염증 혹은 절제, 우회(bypass) 혹은 장루에 의하여 발생할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미세영양소는 공장의 근위부 200cm에서 주로 흡수되는데, 담즙산, 지방, 지용성 비타민, 비타민 B12는 회장 말단 100cm 길이의 특정 부위에서만 흡수됩니다.
따라서, 절제 위치에 따라 영향을 받는 미량영양소 종류가 달라집니다.
회장의 상당 부분이 절제되면 흡수되지 못한 과량의 수분뿐 아니라 담즙산과 지방이 대장으로 넘어오게 되어, 지방변 설사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장의 운동 기능 장애 역시 영양소 흡수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장 통과시간이 과도하게 빠른 경우에는 영양소가 장내 머무르는 시간이 짧아져서 흡수에 필요한 시간을 확보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통과시간이 너무 느린 경우에는 장내 세균의 증식으로 오히려 영양소 흡수가 방해될 수 있습니다.
회맹판의 보존 유무 역시 중요한데, 회맹판은 영양소가 회장말단에 머무르는 시간을 적절히 길게 하여 흡수를 증가시킵니다.
또한, 대장으로부터 변이 역류되지 못하게 하여 담즙산 흡수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장내 세균의 증식을 막는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3) 약물과의 상호작용으로 흡수가 방해 되어 미량영양소 결핍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Sulfasalazine(설파살라진)과 methotrexate(메토트렉세이트, MTX)는 엽산의 흡수를 방해하고, 스테로이드는 칼슘, 아연, 인의 흡수 방해, 비타민 C의 대사와 비타민 D 저항성을 손상시킵니다.
Cholestyramine(콜레스티라민)은 지방수용성 비타민, 비타민 B12와 철분의 흡수를 방해합니다.
4) 장염이 심하여 이화작용(catabolism)이 증가하면 영양소의 하루 요구량이 증가하므로 미량영양소의 상대적 요구량도 증가할 수 있습니다.
5) 오랜 기간 경정맥 영양에 의존하는 경우, 총경정맥 영양액에 포함되어 있지 않은 미량영양소들의 결핍이 가능합니다.
따라서, 투여 수액에 비타민 B1, 아연, 구리, 셀레늄, 크롬 등이 적정량으로 포함되어 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한편, 결핍보다는 드물지만, 경정맥 영양공급 중에 과다 투여로 미량영양소 독성이 가능할 수도 있으므로 적절한 모니터링이 필요합니다.
◈ 다양한 미세영양소 결핍
▷비타민 B12
비타민 B12은 조개, 고기, 생선, 조류, 달걀, 치즈 등의 동물성 식품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주요 흡수 부위는 회장 말단이므로 이 부위의 염증이 심하거나 절제된 경우(특히 20cm 이상 절제된 경우)에는 결핍이 발생합니다.
장내세균 과증식을 포함한 흡수 장애, 위축성 위염, 위 절제 후 등에서 흡수 저하로 발생하거나, 또는 엄격한 채식주의자 등에서 섭취가 부족해도 결핍 증상이 발생합니다.
비타민 B12는 purine 대사, 골수에서의 정상 적혈구 생성, 신경 기능에도 관여하므로, 결핍되면 대구성(macrocytic) 빈혈, 사지의 감각 저하와 저림, 운동 장애, 치매와 기분 변화 등의 신경학적 증상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혀의 통증, 식욕상실, 변비 등 위장 증상도 나타날 수 있습니다.
▷엽산
엽산은 주로 녹색 채소와 통곡물에 많이 함유되어 있습니다. 장질환에서의 엽산 결핍은 주로 설파살라진 같은 약제 사용 환자에서 발생합니다.
엽산은 적혈구와 백혈구 생성에 관여하며 아미노산 대사에도 관여합니다. 결핍이 되면 거대세포성빈혈(megaloblastic anemia) 또는 신경계 질환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염증성 장질환에서 엽산 결핍이 대장암 발생 위험을 증가 시킵니다.
▷비타민 D와 칼슘
비타민 D는 기름진 생선과 달걀에 많이 함유되어 있는데, 기본 기능은 칼슘과 인의 항상성을 적절히 유지하는 것으로 장에서 칼슘과 인의 흡수를 돕습니다.
가장 활성화된 형태인 D-1, 25(OX)2D3가 칼슘 흡수에 영향을 끼칩니다.
비타민 D는 면역계도 자극하여 세포 분화와 T림프구의 기능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자가면역의 위험을 낮추며, 산-염기의 균형을 돕습니다.
비타민 D는 햇빛 노출로 피부에서도 생성이 되는데, 피부에서는 독성을 일으킬 정도의 과량을 생성할 수는 없기 때문에 충분한 일광 노출은 비타민 D 보충에 큰 도움이 됩니다.
다만, 서구 지침에서는 강한 햇빛에 너무 오래 노출되면 피부암의 발병이 증가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칼슘은 뼈와 치아 건강에 꼭 필요하며, 신경 전도와 근육의 수축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따라서, 일광 노출이 매우 부족하거나 지방흡수장애증후군이 있거나 염증성 장질환, 신부전이 있는 경우에 비타민 D 결핍이 쉽고, 항경련제를 먹는 간질 환자에서는 비타민 D의 간 대사가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비타민 D가 장에서 흡수될 때에는 담즙이 필요합니다. 비타민 D가 부족하면 칼슘의 흡수가 저하되고, 결과적으로 골밀도 감소 및 골절 가능성이 증가합니다.
특히, 스테로이드 복용력이 있는 환자에서 위험성이 증가합니다.
비타민 D 생성을 위해 하루 최소 15분~20분 정도 햇빛을 쬐어주며, 적정 시간은 오전 10시에서 오후 2시 사이가 적당합니다.
얼굴, 팔, 다리 정도의 노출이어도 가능하며, 이때는 피부에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지 않아야 합니다.
*참고:
1)논문_김성은, 장질환 환자에서 놓치기 쉬운 미세영양소 결핍, 대한내과학회지, 제93권, 제6호, 2018, 526~52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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