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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츠하이머병(AD)의 치료 방법 1_비약물요법(인지적 개입)

기타 질환

by gaulharu 2020. 10. 30.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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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츠하이머병의 비약물요법

 

알츠하이머병은 건망증과 같은 가벼운 인지장애로 시작되지만, 종국에는 다양한 행동심리증상(정신행동증상, BPSD)과 신경학적 증상을 유발하여 독립적인 생활 능력과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잃게 만드는 진행성 질환입니다.

 

현재 Tacrine(타크린), Donepezil(도네페질), Galantamine (갈란타민), Rivastigmine (리바스티그민)과 같은 아세틸콜린 분해효소 억제제와 Memantine (메만틴)과 같은 NMDA 길항제가 치료제로 이용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효과는 진행을 늦추거나 인지 증상과 행동심리증상을 부분적으로 경감시키는 보존적 수준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보존적 수준의 약물치료는 때로 알츠하이머병 환자들에게 불완전한 약물치료 외에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좌절감을 유발합니다.

 

 

또한, 환자 가족들에게도 치료를 받아도 결국 심각한 치매로 진행될 것이라는 불안감과 무력감을 안기기도 합니다.

 

따라서, 환자 자신이나 환자의 가족이 알츠하이머병 극복을 위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비약물적 치료법은 알츠하이머병 자체에 대한 치료 효과뿐만 아니라 알츠하이머병으로 인한 환자와 가족의 정신적 부담을 경감시킬 수 있는 치료의 핵심 요소가 되어야 합니다.

 

 

알츠하이머병 환자들이 기억장애를 경험하게 되면 자신감이 저하되고 이로 인하여 노력하면 할 수 있는 일들도 기피하게 되고 우울, 불안 등을 경험하게 됩니다.

 

이러한 동기 저하와 기분의 변화는 인지장애를 더 심하게 하는 악순환을 낳게 됩니다.

 

따라서, 알츠하이머병 환자에 대한 치료의 목표는 인지 장애뿐만 아니라 환자 자신의 능력에 대한 인지 오류를 수정하고 보상과 격려, 그리고 불안 및 우울의 조절을 통해 자신감과 동기를 불러일으키는 것을 포함하는 다차원적 접근이 되어야 합니다.

 

 

알츠하이머병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비약물적 개입은 다양한 형태의 개입을 포함하는 폭넓은 개념입니다.

 

좁게는 치매 환자들에 대한 기억재활훈련부터 넓게는 치매가족교실 등 가족들을 대상으로 하는 개입까지 포함될 수 있습니다.

 

즉, 기억재활훈련을 통해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능력과 요구를 반영하는 개별화된 치료를 제공하고 이를 통해 환자의 자신감과 동기를 불러일으킬 수 있습니다. 

 

알츠하이머병 경과 중에 발생하는 기분장애, 행동심리증상의 조절을 목적으로 하는 다양한 활동들을 제공하고 메모, 다이어리 등 기억 보조도구를 활용한 기억장애의 보완 전략을 환자들에게 가르칠 수도 있습니다.

 

또한, 환자 가족의 경우에도 치매가족교실 등의 프로그램을 통해 치매에 대한 이해 증진을 위한 교육의 기회를 제공합니다.

 

그리고 가정에서 시행할 수 있는 가정 기반 인지재활훈련 방법을 제공함으로써 환자의 치료에 적극적으로 참여시킬 수 있습니다.

 

알츠하이머병 환자를 위한 비약물적 개입은 크게 두 가지로 분류될 수 있습니다.

 

첫째, 손상된 인지기능을 보존하거나 회복시키기 위한 인지적 개입(Cognitive interventions), 둘째, 정신행동증상들을 해결하기 위한 행동적 개입(Behavioral interventions)이 있습니다. 

 

 

인지적 개입(Cognitive Interventions)

 

1) 기억재활(Memory rehabilitation)

기억은 독립적으로 기능하는 몇 개의 하부 시스템으로 구성되는데, 그중 초기 치매 환자는 삽화 기억의 선택적 손상이 특징입니다.

 

특히 부호화, 저장 및 재생하는 단계의 장애로 새로운 정보를 학습하는 능력이 현저히 감퇴됩니다.

 

그러나 초기치매 환자가 새로운 정보를 학습하고 저장할 수 있는 능력을 완전히 상실하는 것은 아니며, 의미 기억이나 실행 기억 등 삽화 기억 이외의 기억 능력은 대체로 잘 보존됩니다.

 

따라서, 남아있는 기억 기능을 강화하고 이를 통해 손상이 심한 기억 기능을 보완하는 중재를 통해 일상생활에 필요한 기억을 향상 또는 유지하고자 하는 다양한 기억재활 기법들이 개발되고 있습니다.

 

이미 전반적 인지자극이나 현실중심치료와 같은 비특이적 자극 기법들이 경미하나마 치매 환자의 인지기능 개선에 도움이 된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최근 기억 과정에 대한 이해가 심화되면서 초기 치매 환자의 기억을 더 잘 유지 또는 향상시킬 수 있는 보다 특수한 방법이 개발되고 있습니다.

 

특히 이런 기억 중심의 인지재활 기법들이 인지기능 개선제를 비롯한 항치매 약물의 인지기능 개선 효과를 증가시킨다는 보고도 있어 그 효용성이 기대됩니다.

 

 

▷오류배제학습(Errorless learning)

오류배제학습이란 정보를 최초로 학습하는 단계에서 발생할 수 있는 착오를 제거함으로써 기억 효율을 증가시키는 기법입니다.

 

기억 장애 환자들은 정보를 습득할 때 상대적으로 내현 기억(암묵적 기억)에 더 많이 의존하기 때문에 학습 단계에서 생긴 착오의 영향을 크게 받을 뿐만 아니라 스스로 교정하는 데도 한계를 보입니다.

 

*내현 기억: 과거의 경험이 도움을 주는지 의식하지 못한 상태에서 그 경험들이 현재 행동을 수행하는 데 있어 도움을 주는 기억을 뜻합니다. 

 

따라서, 첫 학습 단계에서 착오가 발생하지 않도록 정보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오류배제학습은 이름 외우기와 같은 단순한 기억 작업에 적합하지만, 일상생활에 필요한 복합적인 기술이나 정보의 학습에는 적용이 어렵고, 효과의 일반화나 유지에도 한계가 있습니다.

 

그러므로 독립적인 기억재활기법으로 사용되기보다는 시간차 회상훈련, 점진적 단서소실 등의 다른 기억재활기법들과 병행 사용됩니다.

 

오류배제학습이 알츠하이머병 환자들의 일상생활 관련 장소들을 찾는 능력, 명명 능력 등을 향상시키는 데 효과가 있다는 보고들이 있으나 일반적인 학습법에 비해 큰 차이가 없었다는 보고들도 있습니다.

 

 

▷점진적 단서소실(Vanishing cues)

점진적 단서소실이란 특정 정보를 습득함에 있어서 초기에는 습득하고자 하는 정보에 대한 충분한 단서를 제공합니다.

 

그리고 정보가 학습됨에 따라 단서의 일부분을 점차적으로 줄여나가서 최종적으로는 단서 없이 정보를 기억하도록 하는 방법입니다.

 

점진적 단서소실은 얼굴-이름 연상(Face-name association), 일반적 지식 습득, 일상생활에서의 일정 기억 등에 있어서 효과적이라는 보고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일반적인 학습방법에 비해 유의한 차이가 없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시간차 회상훈련(Spaced retrieval) 

시간차 회상훈련은 제시된 정보의 회상 간격을 점차 늘려 가면서 반복적으로 회상시킴으로써 학습과 정보의 저장을 촉진하는 기법입니다.

 

즉, 환자에게 정해진 정보를 학습시킨 다음 미리 정해진 시간 간격 후에 회상시켜 성공적으로 재생하면 회상 간격을 점차 증가시켜 나갑니다.

 

실패하면 다시 정보를 학습시킨 다음 동일 간격으로 회상시키는 과정을 반복하게 됩니다.

 

시간차 회상훈련은 별도의 인지적인 노력을 요하지 않기 때문에 경도의 치매 환자에게 시행하기 쉽습니다.

 

또한, 상대적으로 손상이 적은 내현 기억에 의존하기 때문에 초기 치매 환자의 인지재활에 효과적인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시간 차 회상훈련은 이미 사물-이름 연상, 얼굴-이름 연상, 대상-위치 연상, 전향적 기억과제(Prospective memory task) 수행 등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기억을 향상하는 데 효과적이라는 많은 보고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일반적인 학습방법에 비해 차이가 없다는 일부 보고도 있습니다.

 

국내 알츠하이머병 환자들 대상의 연구도 수행되었는데 이석범 등의 연구에서는 최경도~경도 알츠하이머병 환자들을 대상으로 시간차 회상훈련을 이용하여 2음절 단어들에 대한 기억 훈련을 2개월간 시행하였습니다.

 

이 연구에서 기억 가능한 단어 수 및 저장 시간 모두가 유의하게 증가되었음을 보고하였으며, 이전 정보에 대한 훈련의 효과가 다른 정보에 대해서도 지속되는 일반화 효과가 있음도 증명하였습니다.

 

 

▷기억 보조도구(External memory aids)의 활용

기억해야 할 중요한 정보를 메모하게 하거나 달력 등에 표시하는 방법들, 그리고 호출기 형태의 기기를 통해 미리 입력된 스케줄에 따라 특정 시간이 되면 입력된 스케줄을 알려주는 방법 등의 전자식 기억 보조도구를 사용하는 방법도 치매 등 기억장애 환자의 손상된 기억 기능을 보완하는 좋은 방법 중의 하나입니다.

 

외국에서는 Voice Organizer, Memojog, NeuroPage 등 전자화된 휴대용 기억보조 도구가 다수 개발되어 활용되고 있으며, 그 효용성도 입증되고 있어 향후 국내에도 도입, 활용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2) 현실감각훈련(Reality orientation)

현실감각훈련은 알츠하이머병 환자들에게 시간, 장소, 사람 지남력에 대한 질문에 대답하게 함으로써 지남력 장애를 지연시키고, 길을 잃지 않고 한 장소에서 다른 장소로 이동할 수 있는 능력을 훈련시키는 개입 방법입니다.

 

아직까지 효과에 대한 충분한 연구가 이루어지지는 않았으나, 일부 연구에서 알츠하이머병 환자에 대한 현실감각훈련을 통해 대조군에 비해 인지기능의 향상을 가져왔다고 보고하였습니다.

 

 

3) 회상요법(Reminiscence therapy)

회상요법은 알츠하이머병 환자에게 과거의 행동했던 기억들(생일, 기념일 등)에 대해 생각하게 함으로써 즐거움과 인지적 자극을 제공하는 개입 방법입니다.

 

회상요법을 통해 자기 관리 등의 향상이 있었다는 연구결과들이 있으나 알츠하이머병에 대한 회상요법 효과에 대한 Cochrane Review에서는 효과에 대한 증거가 충분치 않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참고:

1)논문_이석범 외 1인, 알츠하이머병에 대한 비약물적 개입, 대한의사협회지, 2009, 1069~107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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