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순환장애로 착각하기 쉬운, 말초신경병(Peripheral neuropathy)이란?

말초신경병(peripheral neuropathy)은 그 자체가 하나의 독립된 질환으로, 혹은 여러 전신 질환의 합병증으로 발생합니다.

 

대략 전 인구의 3% 내외로 보고되며, 연간 인구 10만 명당 77명의 빈도로 발병하고 연령이 증가할수록 그 비율도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말초신경계는 뇌와 척수 등의 중추신경계를 제외한 나머지 신경계를 말하며, 크게 뇌신경과 척수신경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보통 몸에서 느끼는 감각을 척수와 대뇌로 전달하고, 대뇌에서 지시하는 운동 명령을 근육으로 전달하는 역할을 합니다.

 

 

이러한 말초신경이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해 손상을 받고 이상이 발생하는 것을 말초신경병이라고 합니다.

 

운동신경, 감각신경, 자율신경 등 손상을 받는 신경의 종류에 따라 다양한 증상 나타납니다. 

 

말초신경병은 말초신경의 침범 양상, 시간 경과, 원인에 따라 흔히 구분할 수 있으나, 일반적으로 침범 양상에 따라 한 개의 단일 신경근이 침범된 경우를 단일 신경병증이라고 합니다. 

 

또한, 여러 개의 독립된 신경들 하나하나가 각기 침범된 경우를 다발성 단일신경병증, 말초신경들이 광범위하게 전신성으로 침범된 경우를 다발성신경병이라고 합니다. 

 

 

◈ 말초신경병의 증상

 

대표적인 증상으로 손발이 저리거나 감각이 둔해지고, 화끈거림과 함께 바늘로 찌르는 듯 한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보통 혈액순환장애로 생각하기 쉬운데, 혈액순환장애는 통증이 주로 나타나며 손 특히, 손가락 끝이 차고 찬물에 손을 넣으면 손끝이 하얗게 변합니다. 

 

반면 말초신경병은 통증뿐만 아니라 화끈거림, 욱신거림, 저림, 시림, 얼얼함, 먹먹하고 무딘 느낌 등 다양한 증상으로 나타납니다. 

 

 

▷다발신경병 증상

다발신경병의 증상은 “길이 의존 법칙” 즉, 길이가 긴 신경일 수록 먼저 침범되는 특성에 따라 대부분 발끝에서부터 증상이 시작되는 것이 특징입니다.

 

일반적으로 다리가 팔보다 길기 때문에 발목 위까지 증상이 진행되면 손 끝마디가, 무릎까지 진행되면 손목까지 증상이 올라오는 소위 “stocking-and-glove” 형태를 보입니다.

 

내과 질환에 합병되어 나타나는 다발신경병에서는 일반적으로 운동 증상보다는 감각 증상이 더 현저하게 나타납니다. 

 

그러므로 감각 증상이 동반되지 않거나 운동 증상을 더 심하게 호소하는 경우에는 다른 신경계 질환을 우선 의심해야 합니다.

 

 

▷감각 증상

감각 증상은 음성 증상과 양성 증상으로 나누어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음성 증상은 무감각, 무겁거나 먹먹한 느낌으로 호소하며 감각신경섬유의 손상에 의해 감각 정보가 전달되지 않아 나타나는 것입니다.

 

양성 증상으로는 저린감, 찌르는 통증, 뜨겁거나 시린감 등이 있습니다. 신경병 통증이 다른 통증과 구분되는 증상은 이질통(allodynia)과 통각과민(hyperalgesia)입니다. 

 

 

통각과민은 정상적으로 통증을 유발하는 자극에 대한 역치가 낮은 상태를 이야기하며, 전혀 유해하지 않은 자극, 즉 옷깃에 스치거나 가볍게 누르거나 혹은 차가운 물에 닿았을 때도 심한 통증을 느끼는 상태를 이질통이라고 합니다. 

 

 

*이질통: 통증을 일으키지 않을 만한 자극에도 통증을 느끼는 증상으로, 머리카락에 무엇이 닿거나 피부에 종이나 붓 같은 물체가 닿기만 해도 통증이 발생하는 것을 말합니다. 

 

*통각과민: 온도 자극 등, 보통은 아픔으로 느끼지 않는 것과 같은 자극에 대해서도 아픔을 느끼는 증상입니다. 통각로가 자극 상태에 있다고 보이며, 신경통, 신경염, 뇌나 척수의 염증, 수막염 등의 초기에 볼 수 있습니다. 

 

 

▷운동 증상

운동 증상으로는 사지 말단부의 근력이 떨어져 병마개를 따거나 손톱깎기 사용, 단추 잠그기에 어려움을 호소하거나 걸을 때 발가락 끝이 자꾸 땅에 끌리거나 걸리는 증상을 호소하게 됩니다. 

 

 

병이 진행되면 손발 근육의 위축으로 관절의 변형이 올 수 있습니다.

 

근육에 쥐가 나는 증상을 호소하기도 하는데, 눈 주 위, 손, 종아리 근육에서는 정상에서도 나타날 수 있습니다.

 

 

▷자율신경계 증상

자율신경계 증상은 가는 신경섬유가 손상된 경우, 특히 당뇨 말초신경병에서 흔히 나타납니다.

 

환자 스스로 먼저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는 비교적 드물어 의사가 이에 대한 확인을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자율신경 이상 증상은 어지럼증, 기립성 저혈압, 땀 분비 변화, 밝은 곳에서의 눈부심, 반복되는 오심 및 구토, 변비나 설사, 배뇨조절 장애, 성기능 장애 등이 있습니다. 

 

 

◈ 말초신경병의 원인  

 

말초신경병의 원인은 매우 다양합니다.

 

현재까지 원인 질병만 100여 개로 알려져 있을 정도이며, 증상도 원인 질환에 각기 다르고, 같은 질병에서도 환자마다 서로 다른 증상이 나타날 수 있어 진단이 매우 어렵습니다.

 

다발신경병(polyneuropathy)의 가장 흔한 원인은 당뇨병으로 2형 당뇨병 환자의 약 50%에서 합병증으로 나타나며, 항암제 등 약물, 면역체계 이상, 갑상선기능저하증 등 전신질환이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또한, 유전신경 질환, 류마티스 질환 및 비타민 부족이나 알코올 중독, 영양 결핍에 의해 발생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백만 명당 한 명 정도로 발생하는 가족아밀로이드신경병과 같이 증상은 당뇨신경병과 유사하나 매우 드문 질환도 있습니다.

 

따라서 말초신경병의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에서 원인 질환을 찾아내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자세한 문진, 신경학적 진찰과 혈액 검사, 전기진단 검사를 시행하더라도 약 30% 환자에서는 원인이 발견되지 않습니다.

 

이들 환자에서는 말초신경병에 동반된 통증과 이상감각을 조절해 주며 정기적으로 진단 검사를 반복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참고: 

1)논문_오지영, 말초신경병, 대한내과학회지, 제90권, 제5호, 2016, 394p, 396p

2)site_말초신경병증, 삼성서울병원, 건강정보, 질환정보, 질환백과 

3)site_이서하, 손발 감각 무뎌지고 계속 아프면, '말초신경병'의심, PharmNews, 오피니언, 전문가자료, 2020

4)site_이질통, 네이버, 과학용어사전, 용어해설, 건강/의학 

5)site_통각과민, 네이버, 간호학대사전, 용어해설, 건강/의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