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합결합조직병(Mixed connective tissue disease, MCTD)은 다양한 결합조직 질환의 임상적 양상이 겹쳐서 나타나는 독특한 질환이자 전신적인 자가면역질환입니다.
▷전신홍반루푸스
▷다발성근염
▷전신경화증
▷류마티스관절염
다양한 증상 발현과 함께 다기관 침범의 특징이 있으며, 각각의 질환마다 널리 받아들여지는 분류 기존이 존재하나 실제 임상에서는 이 중 어느 하나로 분류하기 어려운 미분화성 결합조직병도 있습니다.
또한, 한 환자에서 두 개 이상의 분류 기준에 각각 합당한 경우도 발견할 수 있는데, 이를 중복 증후군(overlap syndrome)이라고 합니다.
중복 증후군은 진단 시 혼동을 일으킬 수 있으며, 연관된 질환의 원인과 병리기전에 단서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에 중요합니다.
전신경화증은 피부의 과도한 콜라겐 침착 및 심한 혈관 변화를 보이는 자가면역질환으로 잠재적으로 다른 모든 장기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전신경화증에서도 다른 결합조직병과 중복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으며 가장 흔한 경우는 다발근염(polymyositis)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전신경화증과 류마티스관절염과의 중복증후군은 드물어 전 세계적으로 230 예만 보고되었습니다. 국내에서는 지금까지 1996년에 단 한 예만 보고되었습니다.
두 질환의 중복증후군은 흔하지 않을 뿐 아니라 전신경화증 단독으로도 류마티스관절염과 유사한 양상의 관절 증상을 보여 감별진단이 어렵습니다.
◈ 혼합결합조직병의 증상
유년기나 성인기의 어느 나이에서나 발현될 수 있지만, 주로 37세 정도에 가장 많이 발현되고 약 80%의 환자가 여성입니다.
혼합결합조직병이 독립적 특징을 지닌 별개의 질환인지, 다양한 다른 결합조직질환들에서 흔히 나타나는 증상들의 임의적 조합인지에 대해서는 현재 논란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 질환의 환자들은 레이노현상을 비롯하여 근육, 식도, 관절, 폐, 피부에 이상 증상들이 나타납니다. 정확한 원인은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레이노현상(Raynauds Phenimenon)
레이노현상이란 추위에 신체가 노출되었을 때 손과 발의 작은 혈관들이 좁아지거나 넓어지면서 고통스러울 정도로 손과 발이 차가워지거나 갑자기 매우 창백하고 저리거나, 무감각하거나 새파래지는 증상이 나타납니다.
혼합결합조직병(MCTD)이 나타나기 몇 달 혹은 몇 년 전부터 레이노현상이 선행되어 나타나며, 혼합결합조직병 환자의 약 85% 이상에서 이 증상이 나타납니다.
▷관절과 근육
신체 여러 부위의 관절이 아프고, 관절에 염증이 생깁니다. 다양한 근육의 염증으로 인해 근육이 약해지는 증상도 흔히 나타납니다.
▷피부
비정상적으로 손에 체액이 축적되어 종창과 부종이 생기고, 피부 콜라겐 함량의 증가가 약 2/3에서 발견됩니다.
루푸스와 같은 피부 발적, 눈꺼풀의 보라색 변성, 탈모, 그리고 손톱에 있는 작은 혈관들의 확장 등이 나타납니다.
▷식도
약 80%에서 이상 증상이 나타납니다. 식도 연동운동의 장애를 일으켜 식후에 소화불량이 나타나며, 식도 하부에 운동기능의 이상이 발생하여 역류성 식도염 등이 잘 발생합니다.
▷심장과 폐
폐의 이상은 약 80%에서 이상 증상이 나타나며, 호흡곤란, 폐동맥 고혈압 등이 생깁니다.
폐질환에 비해 심장의 이상은 거의 나타나지 않는 편이나, 한 연구에 의하면 소아환자의 약 2/3 정도에서 심근막염, 심내막염, 대동맥부전이 나타난다고 합니다.
▷신장
신장의 이상이 환자의 약 10%에서 나타납니다. 대체로 심하지 않은 편이나 심각한 합병증을 일으키는 경우도 있습니다.
▷신경계
신경학적 이상이 약 10%에서 나타납니다.
5번째 뇌신경의 이상으로 인한 얼굴의 감각 장애(삼차신경 감각 신경병증), 인지장애, 혈관이 좁아지면서 생기는 혈관성 두통, 경증의 뇌막염, 경련, 뇌혈관 혈전, 신체의 여러 기관에 생기는 다양한 감각장애 등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혈액계
빈혈과 백혈구 감소가 약 30~40%에서 나타나며, 림프절의 병변(림프절병증)이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소화기계
비장비대(Splenomegaly), 간 비대(Hepatomegaly)가 생길 수 있고, 소장 또는 대장에 이상이 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기타
원인을 알 수 없는 발열과 피로도 자주 나타납니다.
◈ 혼합결합조직병의 원인
이 질환의 정확한 원인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다른 결합조직질환들과 마찬가지로 유전적인 요인과 환경적인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발생되며, 자가면역질환의 일종으로 생각되고 있습니다.
자가면역질환이란 체내 유입되는 세균이나 바이러스를 공격하기 위해 형성되는 체내 방어 시스템이 어떤 이유에 의해 자기 자신의 세포나 조직을 공격해 파괴시킴으로써 발생하는 질환 군을 의미합니다.
혼합결합조직병은 항핵항체(ANA)가 높은 역가로 존재하며, 이 질환의 특이항체인 항U1-RNP항체가 높은 역가로 발견되는 것이 특징입니다.
◈ 혼합결합조직병의 진단
혼합결합조직병의 진단은 임상적 평가와 환자의 과거 병력, 특징적으로 나타나는 증상들, 그리고 자가항체 검사에 근거합니다.
또한, 폐동맥 고혈압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폐기능검사나 심장 초음파 검사 등을 진행하기도 합니다.
이 질환으로 다른 신체기관이 영향받았다고 의심되는 경우에는 문제를 찾아내기 위해 MRI 또는 근육생검(검사를 위해 근육 조직의 일부 채취)과 같은 다른 검사를 실시할 수도 있습니다.
▷항핵항체(Anti Nuclear antibody, ANA) 검사
자가면역질환의 일반적인 항체검사입니다. 만약 혼합결합조직병(MCTD)이 있다면 항핵항체 수치가 비정상적으로 높게 나타납니다.
항핵항체검사는 선별검사이므로 결과가 양성으로 나오면 각각의 특이항체들이 존재하는지를 조사하기 위하여 확진검사(이중면역확산법, ELISA법, 방사면역검사법, Westen blot법 등)를 시행하게 됩니다.
▷항U1-RNP 항체 검사
혼합결합조직병이 있을 경우 언급한 것처럼 리보핵산단백에 대한 항체인 항U1-RNP 항체의 역가가 높게 나타납니다.
하지만 전신홍반루푸스와 전신경화증에서 각각 특이적으로 나타나는 항dsDNA항체와 항Scl70항체(항topoisomerase항체)들은 혼합결합조직병의 환자에게서는 발견되지 않습니다.
◈ 혼합결합조직병의 치료
이 질환의 치료는 개인마다 나타나는 특정한 증상에 따라 다르게 진행됩니다. 증상이 심하지 않은 경우는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제나 적은 양의 코르티코스테로이드로도 증상이 호전됩니다.
하지만 심각하게 주요 장기가 손상된 경우에는 고용량의 스테로이드 치료를 통해 피부, 폐 및 식도의 증상 호전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또한, 질환의 상태에 따라 면역억제제를 사용해 과항진된 면역력을 조절하기도 합니다.
근육염 또는 전신경화증 환자는 증상에 기반해 치료합니다. 레이노현상이 있는 환자는 증상에 기반해 치료하며 칼슘 통로 차단제와 혈류를 증가시키는 약물을 투여받을 수 있습니다.
코르티코스테로이드를 복용하는 환자는 골다공증과 관련된 골절 위험이 있습니다.
골다공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비스포스포네이트, 비타민D 보조제, 칼슘제 등의 골다공증을 치료하는 약물을 투여합니다.
◈ 혼합결합조직병의 예후
치료에도 불구하고 혼합결합조직병의 약 13%의 환자는 질환이 악화되어 치명적일 수 있는 합병증을 야기합니다. 사망의 주된 원인으로는 폐동맥 고혈압과 심장 질환이 있습니다.
주로 전신경화증 또는 다발근육염 소견을 가진 사람들에서 예후가 더 나쁩니다.
혼합결합조직병은 전신경화증, 다발근육염, 폐동맥 고혈압 또는 심장 질환과 같은 특정한 특징이 있는 환자를 제외하고는 기대 수명을 단축시키는 것으로 보이지는 않습니다.
*참고:
1)site_혼합결합조직병, 질병관리본부, 희귀질환헬프라인, 희귀질환정보
2)site_혼합 결합 조직병(MCTD), msdmanuals.com, MSD매뉴얼 일반인용, 의학주제
3)논문_이슬기 외 6인, 전신경화증과 류마티스관절염의 중복 증후군 3예, 대한내과학회지, 제 88권 제3호, 2015, 350~351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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