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심혈관 질환의 2차 예방
심혈관 질환의 1차 예방과 달리 2차 예방을 목적으로 진행한 아스피린 연구 결과들은 전체적으로 일관성을 보입니다.
ATT 연구에서는 당뇨병 환자에서 아스피린의 심혈관 질환 2차 예방 효과를 메타 분석한 결과, 아스피린 사용군에서 심각한 혈관 질환 발생이 유의하게 적었으며(6.7% vs. 8.2%), 성별에 따른 차이는 없었습니다.
추가 분석자료에서는 아스피린 사용군에서 주요 관상동맥 질환 및 전체 뇌졸중 발생 또한 적었고, 출혈성 뇌졸중의 발생은 증가하지 않았습니다.
최근 2차 예방에 대해서는 병합치료 및 아스피린 이외의 다른 항혈소판제 사용에 대한 연구들이 점차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 클로피도그렐 VS. 아스피린
CAPRIE(Clopidogrel versus Aspirin in Patients at Risk of Ischemic Events) 연구에서는 심혈관 질환의 재발 위험도가 높은 19,185명의 고위험 환자를 대상으로 클로피도그렐 75mg과 아스피린 325mg의 효과를 비교했습니다.
그 결과 아스피린과 클로피도그렐은 모두 유의한 심혈관 질환의 2차 예방 효과를 보여주었습니다.
특히, 클로피도그렐은 아스피린 대비 심근경색증, 뇌졸중 및 혈관 질환 사망의 상대위험도를 8.7% 더 감소시켰습니다.(연간 발생률: 5.32% vs. 5.83%)
또한 3,866명의 당뇨병 환자를 추가분석한 자료에서도 클로피도그렐의 심혈관 질환 예방 효과가 아스피린보다 크게 나타나(발생률: 15.6% vs. 17.7%), 아스피린 대체 약물로서의 가능성을 시사했습니다.
급성 관동맥증후군과 경피적 관동맥 스텐트 삽입술을 시행한 환자에게서 2차 예방 목적의 항혈소판제 사용에 대한 일부 연구에서는 아스피린과 클로피도그렐의 병용투여가 아스피린 단독 투여에 비해 심혈관 질환 예방 효과는 우수한 것으로 보고되었습니다.
그러나, 뇌졸중 또는 일과성 뇌허혈 환자에게서는 별다른 이득이 없었습니다.
당뇨병 환자가 포함된 한 연구에서는 CHARISMA 연구에서는 심근경색증, 뇌졸중 또는 증상을 동반한 말초동맥 질환의 과거력이 있는 환자에게서 급성기가 아닌 시점에서도 아스피린과 클로피도그렐의 병용투여가 아스피린 단독 치료에 비해 심근경색증, 뇌졸중, 혈관 질환 사망의 위험도를 17% 유의하게 낮췄습니다.
경피적 관동맥 스텐트 삽입술을 시행한 환자를 대상으로 두 가지 항혈소판제의 단기(6개월 미만) 및 장기(12개월 이상) 병합치료의 효과를 비교한 6개 무작위 대조군 연구의 메타분석 자료에서는 치료 기간에 따른 주요 심혈관 사건 및 심근경색증 발생에는 차이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장기치료 시 당뇨병이 없는 환자에 비해 당뇨병 환자에게서 스텐트 혈전증(stent thrombosis) 발생 위험은 낮았으나 출혈 발생은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이와 같이 심혈관 질환의 1차 예방뿐 아니라 2차 예방에서도 아스피린의 출혈 위험에 대한 주의는 필요할 것으로 확인되며, 이를 대체할 약제에 대한 필요성 또한 대두되고 있습니다.
최근 급성 관상동맥증후군 환자 및 당뇨병 환자에게서 새로운 항혈소판제인 티카그렐라의 효과와 안전성에 대한 체계적 고찰 및 메타분석 자료가 발표되었습니다.
총 22개 연구에서 35,004명의 환자를 분석한 결과 주요 심혈관 질환 발생률은 17%, 심근경색증은 19% 감소하였으나, 심혈관 사망률, 뇌졸중, 그리고 출혈 발생은 줄이지 못했고, 호흡곤란 증상이 클로피도그렐 대비 1.9배 많이 발생했습니다.
또한, 이 분석자료에서 프라수그렐과 비교 시 유지 용량에서 티카그렐라가 혈소판 재활성화 정도는 유의하게 줄였으나, 심혈관 사망률과 출혈 발생은 줄이지 못했고, 오히려 호흡곤란 위험도를 높이는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 보라팍사
보라팍사는 또 다른 강력한 항혈소판제로 트롬빈에 의한 혈소판의 활성을 억제하는 작용원리를 가지고 있으며, 일반적으로 뇌졸중 또는 일과성 허혈성 질환의 과거력이 있는 환자에게는 금기입니다.
한 연구에서는 이러한 점에 주목하여 심근경색증 과거력이 있는 환자(뇌졸중 또는 일과성 허혈성 질환 병력자 제외)를 대상으로 허혈성 질환 발생의 2차 예방에 대한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진행되었습니다.
이 연구에서 보라팍사는 특히 당뇨병 환자에게 급성 심근경색증, 뇌졸중, 그리고 심혈관 사망을 포함하는 1차 종말점(endpoint)을 27% 감소시켰으나, 출혈 발생률은 1.6배 증가시켰습니다.
그러나 전체 결과를 종합했을 때 출혈 위험을 감안해도 허혈성 질환의 발생 위험을 21% 줄인 것으로 평가되었습니다.
◈ 항혈소판제 간의 병용치료
보다 강력한 항혈소판제의 병용치료에 대한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진행된 연구도 있습니다.
급성 관상동맥증후군 환자에게 재관류 시술 없이 아스피린과 다른 항혈소판제(프라수그렐 vs. 클로피도그렐)의 병용투여 효과를 비교하였습니다.
그 결과 강력한 항혈소판제인 프라수그렐이 클로피도그렐에 비해 더 우수한 효과를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뿐만 아니라 급성 심근경색증 발생으로 경피적 관상동맥 중재를 시행한 당뇨병 환자에게 2제 및 3제 항혈소판제 병합치료의 단기간 효과와 안전성을 조사한 무작위 대조군 연구에서는 아스피린/클로피도그렐, 아스피린/클로피도그렐/ 티로피반, 아스피린/티카그렐라/티로피반 세 군을 비교했습니다.
그 결과 경피적 관상동맥 중재 후 혈전 용해에 의한 혈류량 개선도(74% vs. 91% vs. 98%)와 심근관류비(59% vs. 86% vs. 97%)는 모두 3제 병용 치료군에서 증가하였고, 주요 심혈관 질환 발생률은 감소했습니다.
또한 3제 병합치료군을 비교했을 때는 아스피린/티카그렐라/티로피반 사용군에서 심근관류비 개선도는 높았고 주요 심혈관 질환 발생률은 유의하게 낮았으나, 경도 및 중등도 출혈 위험은 높았습니다.
추가로 급성 심근경색증 후 지속적이거나 발작적인 심방세동이 발생한 환자, 영상검사에서 좌심실혈전이 확인된 급성 심근경색증 환자, 급성 심근경색증 후 심한 좌심실 기능 저하가 있는 환자의 경우에는 항응고제인 와파린 치료가 필요합니다.
◈ 항혈소판제의 권고량
심혈관 질환의 1차 및 2차 예방 연구에서 사용된 아스피린의 용량은 하루 50~650mg까지 다양했지만, 대부분의 연구에서는 100~325mg을 사용했습니다.
아스피린 권고량은 나라별로 차이가 있는데, 유럽에서는 뇌졸중의 재발을 막기 위해 하루 50~325mg의 사용을 권고합니다.
미국당뇨병학회에서는 심혈관 질환의 2차 예방을 위한 초기 치료로 1차 예방에서와 같은 75~162mg의 저용량 치료를 권고하고 있습니다.
현재 어느 정도의 아스피린 용량이 적절한지에 대한 근거 자료는 부족하나, 여러 연구들을 종합할 때 가능한 최소 용량을 사용하는 것이 위장관 출혈과 같은 주요 부작용을 줄이는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특히 Saito 등의 연구와 ASCEND 연구를 포함한 최근 자료들에서 당뇨병 환자에게 심혈관 질환의 1차 예방을 위해 모두 하루 100mg의 저용량 아스피린을 사용한 점은 주목할 만합니다.
단, 아스피린 사용 시 혈소판 활성화 과정에서 트롬복산 A2와는 독립적으로 작용하는 많은 우회적 통로들에 의해 아스피린 저항성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특히 당뇨병 환자에게서 그 빈도가 높다는 점 또한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국내 11개 병원에서 1,045명의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연구에서도 9.8%의 아스피린 저항성 환자가 확인되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자료들이 고용량 아스피린 사용의 필요성을 보여주는 근거가 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됩니다.
말초혈관 질환에서 항혈소판제 사용의 근거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파행을 동반한 당뇨병 환자에게서 항혈소판제의 사용은 전체 사망률을 유의하게 감소시켰습니다.
따라서 동맥경화성 말초동맥 질환을 동반한 당뇨병 환자에게는 심근경색증, 혈관질환 사망, 뇌졸중 등의 위험도 감소를 위해 일반적으로 아스피린 또는 클로피도그렐의 사용이 권장됩니다.
말초동맥 질환 예방 연구에서 아스피린 대비 클로피도그렐의 효과가 우수한 것으로 보고되었지만, 아스피린과 유사하게 클로피도그렐 저항성을 보고한 연구 자료들 또한 확인되고 있습니다.
이에 반해 실로스타졸은 메타분석 자료에서 말초혈관 질환과 동반된 간헐성 파행이 발생한 경우, 12~24주간 투여 시 최대 보행거리를 40~60% 증가시키고, 발목 상완지수를 향상시키는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일반적으로 실로스타졸은 하루 100mg 2회 투여가 50mg보다 효과적인 것으로 보고되었으며, 심부전 환자에게서는 부작용 가능성이 있으므로 사용하지 말아야 합니다.
최근 혈전색전증에 의해 발생하는 심뇌혈관 질환의 예방에서 새로운 항응고제들의 유용성 또한 확인 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점들을 고려할 때 다른 항혈소판제나 항응고제를 아스피린 또는 클로피도그렐 대신 사용할 수 있는지, 또는 초기 병합치료 중 어떤 방법이 보다 적합한지에 대한 연구도 필요합니다.
*참고:
1)소책자_2019 당뇨병 진료지침 제6판, 대한당뇨병학회, 2019, 103~105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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