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발의 성장주기는 생장기, 퇴행기, 휴지기로 나눌 수 있는데, 원형탈모증의 경우에는 일반적으로 생장기 모낭의 털망울 주위와 내부에 T림프구가 몰려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은 병리조직 소견에 근거하여 원형탈모증을 자가면역질환으로 분류하고 있으나, 탈모증의 원인은 아직 불분명합니다.
◈ 면역특권의 붕괴와 면역 반응
모낭은 면역세포의 공격을 받지 않는 면역관용이 존재하는 곳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정상 모낭의 경우 상피에 MHC classⅠ, Ⅱ의 발현이 없고, TGF-β, IGF-1, α-MSH 등 면역억제사이토카인이 존재하게 됩니다.
따라서 정상 모낭 하부 주변에는 자연살세포, CD4+T세포, CD8+T세포 등이 관찰되지 않습니다.
이와는 반대로, 원형탈모증 모낭의 경우에는 MHC classⅠ, Ⅱ의 발현이 증가되어 있고, 면역억제사이토카인이 감소되어 있어 원형탈모증 병변 부위에 면역반응 조절의 변화가 생긴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원형탈모증에서 관찰되는 염증세포는 주로 CD4+T세포, CD8+T세포로서, CD8+T세포는 주로 모낭 털방울 내부에서, CD4+T세포는 모낭 주변에 나타납니다.
세포독성을 띠는 CD8+T세포는 털망울 내부에 존재하여 모발 성장을 방해하고, TNF, 세포사멸인자인 granzyme과 Fas ligand 등을 분비하여 세포 자멸사를 유도하고 정상적인 기능을 마비시키게 됩니다.
실제로 원형탈모증 쥐 실험에서 CD8+T세포를 고갈시키니 원형탈모증 발병이 억제되었으며, 활성화 CD8+T세포를 피하주사 시 주사부위에 국소적인 탈모가 발생하는 것이 관찰되었습니다.
또한, 백혈구의 혈관 외 유출에 관여하는 부착분자인 ICAM-2, ELAM-1 등이 원형탈모증 병변 피부의 혈관과 털방울에 강하게 발현되어, 병변 진피층으로의 백혈구 이동을 유도한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이와 같은 증거로 원형탈모증은 모낭의 면역관용 붕괴로 인한 염증세포의 모낭 공격으로 발생한다는 가설이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 유전적 소인
유전적 소인은 임상에서 가족력으로 나타납니다. 과거 일란성쌍둥이 보고에 따르면 쌍둥이 간 원형탈모증의 발병 시기나 탈모 패턴이 유사한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원형탈모증의 가족 내 발병률은 약 4~28%로서 전체 인구에서의 원형탈모증 발생률인 0.1%보다 높은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유전자 검사법이 발달함에 따라 원형탈모증의 감수성과 중증도에 유전적 연관성이 있다는 연구가 발표되고 있습니다.
잘 알려진 유전자로는 사람백혈구항원(Human leukocyte antigen, HLA)으로서 HLA classⅠ(A, B, C) 대립유전자의 경우 코호트 연구에서 원형탈모증 발병의 감수성에 관여한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HLA class Ⅱ 또한 원형탈모증 발병과의 연관성이 연구되었는데, HLA Ⅱ 항원은 원형탈모증 모낭에 강하게발현되며, 대립유전자인 DQB1*03과 DRB1*1104가 원형탈모증 발병에 크게 관여한다고 보고된 바 있습니다.
그 외 많은 연구에서 HLA 이외 유전자와 원형탈모증과의 연관성을 밝혔는데, 이는 원형탈모증의 발병에 여러 유전자가 관여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염증반응을 일으키는 2번 염색체의 interleukin-1 유전자와 21번 염색체의 유전자도 원형탈모증을 조절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또한, 전장유전체연관부선연구 결과에 따르면 HLA-DR과 HLA 이외의 유전자 자리에서는 2q13, 11q13.5, 12q24.12이 원형탈모증 발생과 강한 연관성이 보고되었습니다.
◈ 환경적 소인
환경적 소인 또한 원형탈모증 발병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특정 유전자가 원형탈모증 발병의 감수성을 결정한다고 한다면, 환경적인 요인은 점증적으로 탈모의 발생시기, 패턴, 치료의 반응 정도, 중증도 등을 결정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어떠한 환경적인 자극인자가 원형탈모증에 관여하는지는 명확히 밝혀져 있지 않습니다.
보고에 따르면 호르몬의 변화, 감염, 식습관, 백신 접종, 스트레스 등이 원형탈모증의 촉발 요인으로 제의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발표된 증례들은 일회성이며, 연구자마다 상반된 결과를 나타내 그 결과를 판단하기가 곤란하여 이에 대해서는 더 많은 대단위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참고:
1)논문_이영, 원형탈모증의 진단 및 치료, J Korean Med Assoc, 2016, 867~86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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