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간암 환자의 일반적 식생활
간암 치료를 받는 환자들이 가장 알고 싶어 하는 것 중의 하나가 ‘간에 좋은’ 식품입니다.
간암은 음식에 의해 생기는 병이 아니며 음식을 바꾼다고 치유되는 병도 아닙니다. 특정 음식을 집중적으로 섭취하는 것은 암 치료에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환자의 소화 능력을 고려하여 탄수화물, 단백질 등 영양분을 고르게 섭취하고 신선한 채소와 과일을 충분히 먹는 일이 중요합니다.
암에 특효다, 간에 좋다고 알려진 약초나 식물들은 대부분이 간 기능에 나쁜 영향을 주어 치료를 방해합니다.
예컨대 느릅나무 껍질, 인진쑥(사철쑥), 성분 미상의 생약제 따위, 치료 효과가 과학적으로 증명되지 않은 것들을 주변의 권유로 먹은 후 오히려 병세가 악화되어 효과적인 치료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보신탕을 먹어도 되는지 궁금해하는 분들도 많은데, 간 기능이 좋다면 굳이 피할 이유는 없습니다.
하지만 간 기능이 많이 떨어진 환자가 개고기, 소고기, 돼지고기나 어류(생선), 조류 등의 동물성 고단백질 음식을 많이 먹으면 간성혼수(肝性昏睡)의 위험이 있으니 조심해야 합니다.
'간성혼수'란 간 질환이 중증이 됐을 때 일어나는 의식 상실 상태를 말합니다.
또한 간암 환자들은 대부분 간경변증이 동반되므로 배에 물이 찰 수 있는데, 이처럼 복수의 위험이 있는 경우에는 소금, 간장, 된장 같은 염분을 최소한으로 줄여서 먹는 게 좋습니다.
그리고 체중을 자주 재어 보며 적절한 체중을 유지하십시오.
간경변증이 중등도 이상으로 심한 경우에는 변비도 간성혼수의 위험을 높이므로 의사와 상의하여 치료해야 합니다.
담배와 술은 간암 환자에게 절대 금물입니다.
▷항암제 치료를 받는 경우
항암 치료를 받는 경우, 첫 2주 가량은 면역력이 약해져 있는 시기이므로 음식은 잘 익혀서 섭취하고 물도 끓여서 마시는 것이 좋습니다.
간 기능이 나쁜 환자들에게는 식중독이 치명적일 수 있으니 생선회 또한 피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위생 상태가 좋지 않은 음식은 더더욱 주의해야 합니다. 여름철 어패류는 비브리오균 감염 위험이 있으니 특히 조심해야 합니다.
항암제 치료 중 구역, 구토를 느낄 때는 억지로 음식을 먹지 않도록 하는 것이 오히려 편해질 수 있습니다. 이 기간 동안 식사는 부드러운 유동식으로 열량이 높은 음식을 섭취하는 게 좋습니다.
자극적인 음식이나 뜨거운 음식, 너무 기름진 음식 등은 삼가는 게 좋습니다. 또한, 물만 먹어야 할 때에는 탈수나 전해질 장애를 예방하기 위해 이온 음료나 당분이 있는 물을 섭취하는 게 좋습니다.
이러한 증세는 치료 후에 3~4일 정도 지나면 대부분 호전되므로 그 기간 동안 탈수나 다른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도록 경과를 보면서 치료합니다.
항암제 치료 중 설사가 일어난 경우는 충분한 수분과 전해질을 섭취하여 탈수를 막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온 음료 등으로 보충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고, 심하면 병원을 방문하여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구내염이 생겼을 때는 칫솔질을 너무 세게 하지 않도록 하고, 입안을 자주 헹궈 입속이 마르지 않도록 하며, 음식물은 유동식으로 하되 가급적 열량이 높고 비타민 등이 풍부한 음식을 섭취하도록 합니다.
◈ 간염 환자의 식생활
우리나라에는 B형과 C형 간염 환자가 많은데, 간염이 간경변, 간암으로 진행하면 환자가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으니 예방과 치료에 각별히 유의해야 합니다.
간세포의 기능이 잘 유지되도록 규칙적으로 생활하면서 적절한 영양을 섭취하고, 과음과 과로를 피하며 약물을 오용하거나 남용하지 말아야 합니다.
특별한 영양소를 찾으려 들지 말고, 간의 재생을 도와주기에 충분한 양과 질의 영양분(특히 단백질)을 섭취해야 합니다.
1) 충분한 열량 섭취
간 기능의 빠른 회복을 돕기 위해 충분한 에너지 즉 열량을 섭취합니다. 그러나 지나치게 많은 열량은 비만이나 지방간(脂肪肝)을 유발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지방간: 지방간이란 간세포에 지방이 지나치게 축적된 상태를 말합니다. 과음으로 인한 알코올성 지방간과 비만, 당뇨병, 고지혈증, 약물 등으로 인한 비알코올성 지방간으로 나뉩니다.
2) 양질의 단백질 섭취
손상된 간세포의 재생과 지방간 예방을 위해 양질의 단백질을 충분히 먹습니다. 가급적 동물성 단백질(생선, 육류, 계란 등) 위주로 섭취합니다.
3) 적당량의 지방 섭취
지방은 지용성 비타민의 흡수를 돕고 필수 지방산의 공급원이 되며, 음식의 맛을 유지하는 데 일조할 뿐 아니라 열량을 보충하는 데도 유용하므로 적절한 양을 먹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나 급성 간염 환자의 경우, 병의 초기에서 황달기까지는 지방이 소화 장애를 일으킬 수 있으니 저지방식을 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급성 간염이란 만성 간염과 달리 6개월 이내에 없어지는 간의 급성 염증을 말합니다. 초기에 식욕부진, 오심과 구토, 피로감 등의 전신 증상이 나타난 뒤 얼굴과 눈에 노란빛이 도는 황달이 생깁니다.
4) 적당량의 탄수화물 섭취
적당량의 탄수화물을 공급하여 간에 무리가 없도록 합니다. 간염으로 간세포가 손상되면 간에 저장된 포도당의 양이 감소하므로 1일 330~400g 정도의 탄수화물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고탄수화물 식사에 적절한 양의 단백질을 곁들이지 않으면 오히려 지방간을 만들 위험이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5) 무자극성 식사
간세포의 염증을 자극하지 않도록 섬유소가 적으며, 맛이 담백한 식품을 먹습니다.
6) 비타민
비타민을 충분히 섭취합니다. 특히, 대사 이상 및 저장 능력 저하로 인해 필요량이 늘어나는 비타민 A, B1, B2, C, K 등을 충분히 섭취합니다.
비타민 제품을 굳이 살 필요 없이 다양한 식품을 골고루 먹으면 됩니다.
7) 식욕 촉진 식단
식욕이 저하되어 있는 만큼 환자의 기호에 맞고 식욕을 촉진할 수 있는 식단을 짭니다.
8) 기타
알코올 섭취는 간암의 강력한 위험요인입니다. 그러므로 알코올 섭취는 절대 금합니다. 또한, 검증되지 않은 민간요법들을 주의해야 합니다.
◈ 간경변증 환자의 식생활
간경변증 환자에게는 대사상의 문제점, 식욕부진, 구토, 소화 흡수의 불량, 염분 제한 등으로 인해 단백질 열량 영양불량(protein-calorie malnutrition 또는 protein-energy malnutrition PCM)이라는 것이 발생하기 쉽습니다.
이것은 ‘단백질 에너지 결핍증, 단백질 칼로리 영양실조’라고도 하는 광범위한 증후군으로, 적절한 영양 관리가 필요합니다.
관리의 목표는 적당한 에너지와 영양소를 공급하여 영양 결핍을 바로잡고 간 조직의 재생을 촉진하는 것이며, 또한 합병증을 예방하거나 개선하여 남아 있는 간 기능을 최대한으로 유지 또는 향상시키는 것입니다.
세부 사항은 질병의 상태와 간 기능의 수준, 합병증 유무, 환자의 기호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니 의료진과 상의가 필요합니다.
1) 충분한 열량 섭취
충분한 열량을 섭취합니다. 특히 탄수화물은 간 기능을 회복하는 데 필요하므로 모자라지 않게 먹습니다.
식사량이 적을 경우에는 사탕, 꿀, 과일이나 과일주스 등 탄수화물이 농축된 식품으로 보충할 수도 있습니다.
2) 적정량의 단백질 섭취
적정량의 단백질은 체단백의 결핍을 막고 간세포를 재생시키기 위해 필요합니다. 그러나 너무 많이 섭취하면 간성혼수를 유발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3) 적절량의 지방 섭취
지방 역시 적절히 섭취합니다. 그러나 지나치면 지방변(脂肪便)을 유발할 수 있다는 데 유의하고, 경우에 따라 식이치료용 중쇄(中鎖) 중성지방(medium-chain triglyceride, MCT oil)의 사용을 고려합니다.
지방변은 지방의 소화흡수가 충분히 되지 않을 때 나오며, 코를 찌르는 악취가 나고 색깔은 은색을 띤 회백색 또는 크림색입니다.
4) 비타민
충분한 비타민 섭취를 권합니다. 여러 가지 식품을 골고루 섭취하면 됩니다. 그러나 상태에 따라 의료진이 비타민 약제를 처방할 수도 있습니다.
5) 아침 식사
아침 식사를 잘해야 합니다. 간경변증 환자는 일반적으로 아침에 식욕이 좋으며, 시간이 지날수록 오심(속이 불편하면서 토할 듯한 기분)이 증가하는 경향이 있으니 아침을 넉넉히 먹는 것이 좋습니다.
6) 기타
복수와 부종이 있을 때는 수분과 염분의 제한을 고려해야 합니다.
식도 정맥류(靜脈瘤)가 있는 경우에는 자극적이지 않은 부드러운 음식을 먹습니다.
*식도 정맥류: 식도 정맥의 수가 증가하고 혹처럼 부풀어 오르는 병으로, 간질환 때문에 간문맥에 혈액이 고여 압력이 높아지고 그 혈액이 식도의 정맥 쪽으로 흐르게 되어 생기는 것입니다.
식도 정맥류처럼 혈관이 부풀어 있는 상태에서 딱딱한 음식을 섭취하면 식도로 내려가는 도중 혈관을 자극시킬 수 있어 위험할 수 있습니다.
식사 간격이 너무 길거나 끼니를 거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음식을 소량씩 자주 먹는 편이 좋습니다.
검증되지 않은 민간요법들에 주의합니다.
◈ 합병증에 따른 식사요법
1) 복수가 있는 경우
복수(腹水)가 생겼다면 우선 안정을 취함으로써 체내 대사산물의 발생을 억제하고, 신장의 혈류를 증가시켜 이뇨(利尿) 작용을 촉진할 필요가 있습니다.
복수가 있는 환자의 가장 중요한 식사요법은 염분(소금) 섭취를 제한하는 것입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하루에 섭취하는 소금의 양은 보통 15~20g 정도인데, 염분 섭취를 제한하는 저염식에서는 그 양을 5~10g 정도로 제한합니다.
조리할 때 소금과 간장, 된장, 고추장 따위는 허용된 양만 넣고, 화학조미료는 사용하지 않습니다. 김치, 장아찌, 젓갈과 소시지, 햄 같은 가공식품과 인스턴트식품도 가급적 피합니다.
국과 찌개 역시 가능한 한 먹지 말고, 먹더라도 국물보다는 건더기 위주로 드십시오.
2) 간성혼수가 있는 경우
간경변증이 말기에 이르면 간에서 해독 작용을 할 수 없어 간성혼수라는 합병증이 생길 수 있습니다.
간성혼수의 원인으로는 간 기능 손상으로 인한 여러 독성 물질의 축적(특히 암모니아), 혈중 아미노산의 조성 변화, 또는 혈액과 뇌 속 신경전달물질 감마-아미노뷰티르산(gamma-aminobutyric acid, GABA)의 증가 및 뇌의 GABA 수용체 증가 등이 있습니다.
간성혼수 환자의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더 깊은 혼수에 빠지지 않도록 빨리 조치를 취하는 것입니다.
우선 관장부터 한 다음 식사에 포함된 단백질을 제한하고 이뇨제 사용을 금하며, 혼수상태가 깊을 경우에는 금식(NPO: non per oral intake: 입으로 먹는 것을 제한함)하도록 합니다.
단백질 식품은 하루에 한두 번, 한 번에 계란 한 알 크기 정도의 양만 먹고, 고기나 생선 따위 동물성 단백질보다는 콩이나 두부 같은 식물성 단백질로 섭취합니다.
우유 및 유제품, 두유 등도 하루에 반 잔(100㎖) 정도로 제한합니다.
열량이 부족하면 근육 등의 단백질이 분해될 수 있으므로 충분한 열량을 섭취할 수 있게 단백질을 포함하지 않은 간식을 조금씩 자주 먹고, 신선한 채소와 과일도 넉넉히 먹습니다.
지나친 고단백질 식사나 보양식, 그리고 민간요법 등은 오히려 해로우니 피해야 합니다.
식사요법의 세부 사항은 환자의 상태나 기호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니 의료진과 상의가 필요합니다.
*참고:
1)site_간암, 국가암정보센터, 내가 알고 싶은 암
2)site_알기 쉬운 간암, 대한간암학회, LIVER CANC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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