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지불안 증후군(restless legs syndrome, RLS)이란?
하지불안 증후군은 다리를 움직이고자 하는 충동과 함께 다리에 매우 불편하고 불쾌한 감각 증상이 동반되는 감각 운동 신경질환입니다.
성인에서의 하지불안 증후군은 전 세계적으로 약 5∼15% 정도로 보고되고 있지만, 인종이나 국가별로 차이가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유병률이 6.5∼8.3%로 외국의 연구와 유사한 수준으로 보고되었습니다. 대체적으로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서 더 많이 발생하는 경향이 있지만, 발병 연령은 다양합니다.
중증도가 심한 하지불안 증후군에서는 33∼40%에서 20대에 처음 증상이 발생하지만, 대개 진단은 그 이후에 이루어집니다.
여자에서 남자보다 2:1의 비율로 더 많이 발생합니다. 이는 임신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생각되며, 출산하지 않은 여자는 남자와 발생률이 같습니다.
발병 시 연령을 기준으로 조기 발병형(early onset)과, 후기 발병형(late onset)으로 나눕니다.
조기 발병형은 45세 이전에 증상이 시작되며, 후기 발병형에 비해서 진행이 느립니다. 후기 발병형은 말초신경염과 관련성이 높게 나타납니다.
따라서 이 둘의 병태생리는 다를 것으로 생각됩니다. 원인 질환의 유무에 따라서 원발성 하지불안 증후군과 2차성 하지불안 증후군으로 나눕니다.
원발성 하지불안 증후군은 25∼75%에서 가족력을 가지고 있으며, 가족력이 있는 하지불안 증후군은 45세 이전에 조기 발병되는 경우가 흔하며, 천천히 진행하는 양상을 보입니다.
세대가 내려감에 따라서 증상의 발현 시점이 빨라지는 유전적 표현 촉진 현상(genetic anticipation)도 관찰됩니다.
원발성 하지불안 증후군과 달리 2차성 하지불안 증후군은 동반 질환의 유병률이 높습니다. 2차성 하지불안 증후군에서는 철 결핍성 빈혈, 임신, 말기신부전, 말초신경염 등의 질환이 흔히 동반됩니다.
엽산, 마그네슘 결핍증, 아밀로이드증(amyloidosis), 당뇨, 요천추 신경근병증(lumbosacral radiculopathy), 류마티스관절염, 쇼그렌 증후군, 요독증, 비타민 B-12 결핍증과 관련해서도 나타날 수 있습니다.
*아밀로이드증: 단백질의 형성과정에서 형태에 이상이 생겨 여러 장기와 조직에 섬유질이 형성되는 질환으로, 이렇게 쌓인 단백질 덩어리는 아밀로이드 침전물이라고 부릅니다.
아밀로이드가 쌓인 장기는 점차적으로 기능이 저하되고 결국에는 기능을 잃어버리게 됩니다.
이 중 임신은 하지불안 증후군을 유발하는 요소 중 하나입니다. 임신한 여성의 약 25∼40%에서 하지불안 증후군 증상을 나타내며, 출산 후 몇 주 이내로 증상이 사라집니다.
출산 시 하지불안 증후군 증상을 나타냈던 여성은 추후 하지불안 증후군이 발생할 위험이 4배 높아집니다. 말기 신부전 환자의 25~40%에서 하지불안 증후군이 발생합니다.
처음에는 투석 중 다리가 불편한 증상으로 나타나며, 신장 이식 후에 증상이 호전되는 경향을 보입니다.
항도파민 제제, 항히스타민제, 항우울증제, 술, 카페인, 베타차단제 같은 약물은 증상을 더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 하지불안 증후군의 증상
하지불안 증후군의 주요 증상은 다음 4가지입니다.
1) 다리를 움직이고 싶은 충동이 있으며, 불편하고 불쾌한 감각 증상이 다리에서 나타납니다. 보통 팔과 몸통보다는 다리의 불쾌한 감각을 호소합니다.
“바늘로 찌르는 느낌”, “스멀스멀 기어가는 느낌”, “벌레가 기어가는 느낌”, “간지러운 느낌”, “터질 것 같은 느낌”, “쥐어짜는 느낌” 등으로 다양하게 표현됩니다.
감각 증상은 양 하지에 대칭적으로 분포하고, 하지 중에서는 종아리 부위가 가장 많이 침범되며, 그 이외에서 정강이, 허벅지 부위에 증상이 나타 날 수 있습니다.
또한 증상이 오래 지속된 환자에게서는 다리뿐만 아니라, 몸통이나 상지에 감각 증상이 나타나기도 하는데, 병의 경과가 오래되었거나 중증인 경우에 보일 수 있습니다.
2) 다리를 움직이고 싶은 충동은 가만히 있거나 쉬는 상태에서 주로 느끼며, 오래 움직이지 않으면 불편감이 증가합니다.
이때 쉰다는 것은 육체적으로 가만히 있는다는 의미뿐만 아니라 정신적으로 긴장이 풀린 상태를 의미합니다.
신체적으로 휴식 시간이 충분히 길다면 증상이 유발되어야 합니다.
3) 다리의 감각 운동 증상은 다리를 움직여 주면 일시적으로 호전을 보이는데, 다리를 능동적으로 움직이지 않고 주무르거나 비비거나 당기거나 해도 일시적으로 완화가 됩니다.
이러한 완화는 일시적이어서 환자는 지속적으로 다리를 움직이거나 주물러야 하는데, 이로 인하여 수면장애가 흔히 동반됩니다.
환자에 따라서는 자신이 고안한 특이한 자세나 방법을 이용하여 증상을 완화시키려고 노력을 하며, 때로는매우 이상한 자세를 취하기도 합니다.
4) 증상은 주간보다 저녁이나 밤에 시작되는 일주기 변동성을 보입니다. 증상이 악화되는 경우에는 증상의 발현 시간이 오후 혹은 초저녁으로 빨라집니다.
이러한 일주기 양상을 보이는 것은 도파민과 철분의 일주기 변화와 야간 멜라토닌 증가와 관련이 있습니다.
도파민 작용제를 장기간 투여할 경우에는 증상의 발현 시간이 빨라지고, 증상 분포가 넓어지는 증강 현상(augmentation)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상당수의 환자가 수면장애를 호소하며, 이를 주소로 내원하기도 합니다. 잠을 쉽게 들지 못하거나, 수면 중 잠에서 깨는 경우 다리 증상으로 다시 잠들기가 어렵습니다.
이런 이유로 하지불안증후군은 불면증과 주간 졸음을 유발하며 나아가 삶의 질을 낮추고 불안 및 우울증 등의 정동장애를 유발합니다.
편두통(migrane) 및 긴장성 두통(tension-type headache)의 두통을 호소하기도 합니다. 학습 및 기억력의 장애도 보고 되고 있으며 이는 야간 수면의 질 저하에 따른 2차적인 증상일 것으로 생각됩니다.
하지불안 증후군 환자는 일반인에 비해서 불안 및 우울증이 2~3배가량 높으며, 신체화 경향을 포함하여 다양한 정신신체 증상을 호소합니다.
결과적으로, 하지불안 증후군 환자는 일반인에 비해 삶의 질이 현저히 저하되어 있으며, 당뇨, 퇴행성 관절염 등 만성 질환에 비해서도 삶의 질이 대등하거나 낮은 것으로 보고됩니다.
▷수면 중 주기적 사지움직임증
하지불안 증후군 환자의 85∼90% 환자에서 나타나는 '수면 중 주기적 사지움직임증(periodic limb movements in sleep, PLMS)'은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다리의 불수의적인 움직임을 특징으로 합니다.
주로 수면 중에 발생하지만, 깨어있을 때에도 나타날 수 있으며, 하지뿐만 아니라 상지에도 나타날 수 있습니다.
수면다원검사에서 앞정강근에 부착한 근전도의 활성이 0.5∼5초 동안 지속되고, 이런 움직임이 5∼90초 사이 간격으로 나타나며, 적어도 4회 이상 연속적으로 나타날 때로 정의합니다.
수면 중 주기적 사지움직임증은 하지불안 증후군의 진단을 지지하는 소견에 해당됩니다. 또한, 하지불안증후군의 중등도와 어느 정도의 상관관계를 보입니다.
수면 중 주기적 사지움직임증은 각성 및 수면 분절을 초래할 수 있으며, 뇌파 변화가 보이지 않는다 하더라도 심박수 및 혈압 상승과 연관됩니다.
아직 수면 중 주기적 사지움직임증의 발생 기전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최근 연구에 의하면 뇌파에서 델타파 및 세타파가 다리 움직임에 선행하여 증가하며, 이어서 다리 움직임과 함께 교감신경 활성에 따른 심박 상승이 동반됩니다.
하지만, 수면 중 주기적 사지움직임증은 수면장애를 전혀 호소하지 않는 정상인의 4~11%에서 관찰되고, 연령이 증가함에 따라서 그 빈도가 증가합니다.
또한, 렘수면 행동장애(REM sleep behavior disorder), 폐쇄성 수면무호흡증 및 기면증 등 다른 질환에서도 자주 관찰됩니다.
*참고:
1)논문_민유선, 하지불안증후군의 진단과 치료, Brain & NeuroRehabilitation, Vol.9, No.1, 2016, 25~26p
2)논문_정기영, 하지불안증후군의 진단과 치료, Hanyang Med Rev 2013;33, 216~217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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