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면증의 원인과 발생과정
1) 불면증의 원인
불면증은 평소 잠자는 시간이나 습관이 불규칙한 사람에게 생기며, 환경 변화와 심리적인 스트레스를 겪으면서 증상이 악화됩니다.
불면증 자체에 대해 지나치게 걱정하는 경우에도 신경계가 긴장하여 불면증이 지속되고 심해질 수 있습니다.
불면증의 원인은 다양하지만, 일시적으로 겪는 불면증의 흔한 원인은 여행으로 인한 시차, 새로운 직장(일), 이사, 입원 등으로 규칙적인 생활 리듬이 바뀌는 것입니다.
이 경우 대부분 며칠이 지나면 좋아집니다.
만성적인 신체 질환이 있는 경우 통증, 관절염, 두통, 호흡곤란 등의 증상이 불면증과 동반될 수 있습니다.
기분이 우울하거나 불안한 심리적인 문제도 불면증에 영향을 줍니다. 수면제 복용 기간이 너무 오래되어도 수면 단계의 변화로 불면증이 심해질 수 있습니다.
각성제, 스테로이드제, 항우울제, 교감신경 차단제 등의 약물이나 카페인이 많이 함유된 커피와 지나친 음주도 불면증의 원인입니다.
소량의 술은 수면 유도에 도움을 줄 수 있지만, 음주로 인해 잠이 자주 깨고 숙면이 어려워 수면의 질을 떨어뜨립니다.
그밖에도 코골이(수면무호흡증), 하지불안 증후군(잠들기 전에 다리에 불편한 감각 증상이 생기는 질환), 주기적 사지운동증(수면 중에 다리나 팔에 경련이 생기는 질환)에 불면증이 동반될 수 있습니다.
2) 발생 과정
불면증을 설명하는 이론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은 3-P 모델입니다. 이 모델은 ‘P’로 시작하는 세 가지 요인으로 구성됩니다.
1) 소인적 요인(predisposing factor)
소인적 요인은 불면증에 걸리기 이전에 모든 사람이 가지고 있는 취약한 요인입니다.
예를 들어, 예민한 성격을 타고났거나, 불면증 가족력을 가지고 있는 것과 같은 선천적 요인을 의미합니다. 그렇지만 소인적 요인만으로는 불면증이 생기지는 않습니다.
모든 사람은 소인적 요인을 갖고 있지만, 어떤 사람은 소인적 요인을 더 많이 가지고 태어나서 작은 스트레스 사건에도 쉽게 불면증에 걸리는가 하면, 어떤 사람은 적게 가지고 태어나 웬만한 일에도 잠을 잘 잡니다.
2) 유발 요인(precipitating factor)
유발 요인이란 사람들이 흔히 경험하는 생활 스트레스 사건부터 인생의 큰 변화와 같은 사건을 모두 포함합니다.
업무 스트레스, 가까운 가족의 죽음, 힘들었던 대인관계, 출산, 이혼, 자연재해와 같이 다양한 사건이 있을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 불면증 증상을 1달 이상, 3달 미만으로 경험하고 있다면, 단기적으로 '불면증 삽화'를 경험하고 있다고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많은 경우 사람들은 단기적으로 불면증 삽화를 경험하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불면증을 유발한 스트레스 사건이 해결되면서 불면증 증상 또한 사라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단기적으로 불면증 증상을 경험하는 사람들 중 일부분은 단기적으로 경험하는 불면증 증상을 해결하기 위해 잘못된 수면 습관이나 수면에 대한 역기능적인 생각을 가지게 됩니다.
이는 불면증이라는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는 시도이지만, 오히려 불면증 증상을 지속하고 악화시키는 역기능적인 효과를 가지고 옵니다.
3) 지속 요인(perpetuating factor)
지속 요인에서 부적응적인 수면 습관은 크게 행동과 생각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부적응적인 수면 행동으로는 잠이 오지 않아도 “언젠간 잠이 올 거야.”라는 생각으로 오랜 시간 동안 침대에 누워 있는 것, 수면제에 의존하거나 낮 시간 동안 카페인이 들어간 음료를 과다 섭취하는 등과 같은 행동이 있습니다.
역기능적인 생각은 잠을 이루지 못해 다음 날의 기능에 대해 걱정을 하거나, 밤에 잠을 못 잘 것에 대해 지 나치게 두려워하는 것과 같은 생각이 있습니다.
◈ 불면증의 분류와 진단 기준
불면증은 구체적인 증상, 기간, 원인 등에 기반하여 분류하는데, 몇 가지 공식적인 불면증의 분류가 있습니다.
흔히 세계보건기구(WHO) 국제질병분류(ICD-10-CM)의 수면장애 분류, 미국정신의학회(APA)의 정신질환분류(DSM-5) 가운데 수면장애 분류, 수면관련학회에서 제안한 국제수면장애분류(ICSD-3)가 가장 널리 사용됩니다.
1) 미국 정신질환분류(DSM-5)에서 제시하는 불면증 진단 기준
A. 환자는 수면의 시간과 질에 대해 두드러지게 불만이 있으며, 아래 증상 중 한 개 이상의 불평을 호소합니다.
▷잠자리에 누웠는데도 잠들기 어려움, 아동의 경우 보호자 없이 잠들기 어려운 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수면 유지의 어려움, 수면 중에 자주 깨서 다시 잠을 취하기 어려움(아동의 경우 보호자 없이 다시 잠들기 어려운 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아침에 너무 일찍 깨서 다시 잠들기 어려움
B. 수면장애는 심각한 심리적 불편감을 초래했거나 낮 시간 동안 아래의 증상 중 적어도 한 가지를 호소하며 이 증상(들)으로 인해 사회적·직업적 기능에 두드러진 지장이 있을 때입니다.
▷피로 혹은 저조한 에너지
▷낮 시간 동안 졸림
▷인지적 장애(예: 각성, 집중, 기억)
▷부정적 기분(예: 과민성 혹은 우울한 기분)
▷행동 장애(예: 과다 활동, 충동성, 과격한 행동)
▷직장 혹은 학교 활동에 지장
▷대인관계 혹은 사회 활동에 지장
▷간병인 혹은 가족에 부정적인 효과(예: 피로, 졸림)
C. 수면장애는 일주일에 적어도 3일 이상 일어납니다.
D. 수면장애는 3달 이상 지속됩니다.
E. 수면장애는 나이에 적당한 환경과 잠을 잘 수 있는 기회가 충분한데도 불구하고 지속됩니다.
F. 불면증 증상이 다른 수면장애로 설명이 되지 않으며, 다른 수면장애(기면증, 폐쇄성 수면무호흡증, 일주기 장애, 사건 수면)가 나타날 때에만 증상이 생기지 않아야 합니다.
G. 불면증 증상은 타 약물의 생리적 효과로 설명되지 않습니다.
H. 공존하는 정신 및 신체 질환은 불면증 주 호소를 충분히 설명하지 못합니다.
▷공존 질환 명시
①정신 질환
②신체 질환
③다른 수면장애
▷하위분류
①삽화성(episodic) : 증상이 적어도 1달 이상, 3달 미만으로 지속
②만성(persistent) : 증상이 3달 이상 지속
③반복성(recurrent) : 1년 안에 불면증 삽화가 두 번 이상 나타남
※ 아급성 불면증(증상이 3달 이하로 지속되지만 빈도, 강도, 스트레스와 기능 저하에 대한 모든 기준에 해당)은 기타 명시된 불면장애로 진단합니다.
2) International Classification of Sleep Disorders-3rd Edition(ICSD-3)에서 제시하는 만성 불면장애(Chronic Insomnia Disorder) 진단 기준
만성 불면증은 진단 기준 A~F가 모두 충족되어야 합니다
A. 환자나 환자의 부모나 보호자는 다음과 같은 증상을 한 개 이상 보고합니다.
▷수면 개시의 어려움
▷수면 유지의 어려움
▷원했던 시간보다 더 일찍 일어남
▷적절한 시간에 잠자리에 드는 것을 저항함
▷부모나 보호자의 개입 없이 잠자기 어려움
B. 환자나 환자의 부모나 보호자는 야간에 자는 것의 어려움과 관련하여 다음과 같은 증상을 한 개 이상 보고합니다.
▷피곤함/불편감
▷주의력, 집중력, 기억력 기능 손상
▷사회, 가족, 직장, 혹은 학교에서 기능 손상
▷우울감/예민함
▷주간 졸림증
▷행동 문제(예를 들어, 과잉행동, 충동성, 공격성)
▷감소된 동기, 에너지, 자주성
▷실수나 사고가 잦음
▷수면에 대한 불만이나 걱정
C. 보고된 수면/각성에 대한 호소들이 수면을 취할 수 있는 기회의 부족(예를 들어, 잠잘 시간이 부족함) 혹은 부적합한 환경(예를 들어, 안전하고, 어둡고, 조용하고, 편안한 환경)으로 전적으로 설명되지 않습니다.
D. 수면 문제는 주간 기능 문제와 적어도 주 3회 이상 관련이 있습니다.
E. 수면 문제와 주간 기능 문제는 최소한 3개월 이상 지속되었습니다.
F. 수면/각성에 대한 문제는 다른 수면장애로 설명되지 않습니다.
*참고:
1)site_불면증,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 건강정보, 2020
2)도서_서수연, 제1장 불면증이란 무엇인가?, 불면증을 위한 인지행동치료, 시그마프레스, 2017, 4~7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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