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염은 뇌실질을 침범하는 염증성 질환으로 환자가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중증 신경학적 질환입니다.
고소득 국가에서 뇌염의 발생률은 한해 10만 명당 5~10명으로 추정되며, 모든 연령에서 발생 가능하고 환자에게 영구적인 신경학적 결손을 유발할 뿐만 아니라 사회경제적 부담을 유발합니다.
오래전부터 뇌염의 원인을 찾기 이해서 감염성 질환을 중심으로 매우 다양한 검사를 시행해 왔으나, 약 60%의 뇌염의 원인은 밝혀지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10여 년에 걸쳐 뇌염의 새로운 원인으로 신경세포 표면 또는 시냅스 단백질에 대한 자가항체가 밝혀지면서 뇌염의 진단적 접근방식이 바뀌고 있습니다.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203명의 뇌염 환자의 원인 질환으로 자가면역뇌염이 21%를 차지했고, 30세 이전의 젊은 뇌염 환자의 원인을 분석할 결과 항NMDA 뇌염이 차지하는 비율이 41%에 달해 어떤 바이러스 뇌염보다도 높은 비율이었습니다.
자가면역뇌염은 이제 뇌염의 가장 중요한 원인 질환으로 간주되고 있으며, 새로운 자가항체가 발견됨에 따라 자가면역뇌염이 대한 많은 연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2012년 대한뇌염/뇌염증학회가 생기면서 전국적인 네트워크를 구축했습니다. 자가면역뇌염에 대한 항체검사는 서울대병원에서 샘플을 받아서 시행을 하고 있습니다.
뇌염은 그 자체가 희귀병으로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일본뇌염의 경우에도 1년 몇 명 정도밖에 걸리지 않을 만큼 발병률이 적습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치매나 정신질환으로 여겨졌던 질환의 일부, 그리고 명확하지 않던 특정 뇌염이 모두 자가면역성 뇌염임이 밝혀지면서 이 질환에 대한 연구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전체 뇌염에서 절반 가량이 자가면역뇌염입니다.
이 질환을 의심해서 전국에서 서울대학교 병원으로 의뢰가 들어오는 건수는 1년에 약 1,200건 정도이며, 이 중 이미 알려진 10여 종의 자가면역항체에서 양성반응이 나오는 숫자는 약 200건 정도이며, 세계적으로도 급증하는 질환 중 하나입니다.
◈ 자가면역뇌염의 원인과 종류
자가면역뇌염은 자가면역질환의 일종입니다. 몸을 지켜야 할 면역계의 이상으로 인해 스스로 뇌를 공격해 염증을 일으키는 질병입니다.
기억 소실, 뇌전증 발작, 이상행동, 의식저하와 같은 증상이 수일이나 수주에 걸쳐 진행하는 질환으로, 건강하던 사람에게 갑작스럽게 뇌기능 소실이 오면서 심한 경우 중환자실 치료까지 필요한 중증 뇌질환입니다.
세균이나 박테리아의 방어 역할을 하는 면역세포가 제어를 잃고 항체 등을 통해 뇌를 공격해 발생하기 때문에 자가면역뇌염이라고 합니다.
주로 우리 몸에 뇌를 공격하는 항체가 생성되면서 발생하는데, 항NMDA수용체 항체, 항LGI-1항체에 의한 뇌염이 대표적이며, 그 외에도 20여 가지 이상의 원인 항체가 알려져 있습니다.
항체가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은 환자도 전체의 40%에 달합니다.
과거에는 원인을 모르는 뇌질환으로 분류되었던 많은 환자들이, 진단기술이 개발되면서 자가면역뇌염으로 확진되고 있고, 2012년 진단기술이 국내에 도입된 이후 국내에서 확진되는 환자도 급증하고 있습니다.
자가면역뇌염은 치료가 가능한 뇌염이라는 점에서 정확한 진단이 중요합니다.
항NMDA수용체 뇌염의 약 40%, 항LGI-1뇌염의 약 5~10%에서 종양이 발견되며, 종양이 항체 발생과 자가면역반응을 유발하는 원인으로 알려졌으나 그 외 종양이 없는 자가면역뇌염에서는 항체가 발생하는 근본적인 기전이 알려지지는 않았습니다.
서울대학교 신경과 주건, 이상건 교수팀은 뇌염 환자들을 대상으로 사람백혈구항원 유전자를 분석했는데, 항LGI-1 뇌염 환자 중 약 91%에서 동일한 유전자형(HLA-DRB1*07:01~DQB1*02:02)이 확인됐다고 밝혔습니다.
이 특정 유전자형은 일반 한국인의 12%가 보유하고 있는데, 3차원 구조를 분석해보니 이 특정 사람백혈구항원(HLA)은 뇌에 있는 취약한 단백질인 LGI-1을 인식해 공격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자가면역뇌염은 류마티스관절염이나 제1형당뇨병과 비슷한 기전을 가지고 있습니다.
유전적인 취약성을 가지고 있는데, 특정 유전형을 가진 사람에게서 잘 발생됩니다. 대표적으로 사람백혈구항원인 HLA에 의해서 결정이 됩니다.
HLA는 면역반응을 개시하는 역학을 하는 유전자로, 인체 외부나 내부에서 유래한 물질을 HLA가 면역세포한테 보여줌으로써 면역반응이 시작됩니다.
수십 종의 종류가 있어서 혈액형보다 상세하게 사람을 구분해 줄 수 있기 때문에 '유전자 지문'으로 불리며, 장기이식에서 제공자와 수용자의 사람백혈구항원을 맞추면 거부반응을 약화시킬 수 있습니다.
류마티스질환, 강직성 척추증, 중증 근무력증, 제1형 당뇨병 등의 자가면역질환과 관련이 있음이 알려져 있습니다.
◈ 자가면역뇌염의 증상
자가면역뇌염의 증상은 원인이 되는 자가항체에 따라서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지만, 질병의 초기 단계에서는 상당 부분 공통적인 증상을 보입니다.
초기 증상은 수일에서 수주 사이에 빠르게 진행이 되는데, 두통이나 미열 등의 비특이적 증상이 나타납니다.
그리고 기분의 변화, 행동 이상, 기억력 장애, 의식 저하, 경련, 발작, 서서히 생기는 정신이상, 움직임이 이상해지는 이상운동 그리고 심하면 혼수상태에 이르는데, 상당수의 환자가 서서히 질환이 시작되기 때문에 정신이상증이나 치매로 오인되기 쉽습니다.
이런 환자들은 아주 심한 이상운동 증세도 나타나 숨을 제대로 쉬지 못해 의식을 잃는 경우도 있을 정도로 생명이 위태로워지는 상황이 자주 생깁니다.
질병 초기 뇌의 신경세포 돌기에 있는 시냅스에만 손상이 가해진 경우에는 치료 후에 회복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병이 진행하여 신경세포 몸체의 손상이 발생할 경우에는 회복이 되지 않기 때문에 빠른 진단과 적극적인 치료가 필수적입니다.
*참고:
1)논문_선우준상, 자가면역 뇌염에서 코르티코스테로이드 치료, Journal of Neuocritical care, 2017, 60~61p
2)사이트_신종 자가면역뇌염 발병 원인 밝혀, 서울대학교병원, 병원뉴스,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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