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로서는 전신홍반루푸스를 완치할 수 있는 치료법은 없습니다.
다만 다양한 약제의 개발로 예전보다 증상을 좀 더 완화시킬 수 있고, 장기의 손상을 제한할 수 있으며 재발의 위험성을 감소시킬 수는 있습니다. 이를 통해 최소한 질병의 진행을 억제할 수는 있습니다.
루푸스의 치료는 환자의 증상, 장기 손상의 정도, 과거 치료법에 대한 반응 그리고 질병 활성도에 따라 환자 개개인마다 적합한 치료제를 선택해서 사용해야 합니다.
약물치료는 비스테로이드항염제, 항말라리아제, 코르티코스테로이드, 면역억제제(세포독성 약제), 생물학제제 등 크게 다섯 가지로 분류할 수 있으며, 병용 처방되기도 합니다.
먼저 비스테로이드항염제, 항말라리아제, 스테로이드, 면역억제제를 살펴보겠습니다.
◈ 비스테로이드항염제
비스테로이드항염제는 루푸스를 비롯해 여러 류마티스 질환에 쓰이고 있습니다.
주로 통증 조절과 염증억제작용이 있어서 관절염이나 관절통이 있는 경우에 관절의 부종과 통증을 감소시켜 줄 목적으로 사용되며, 발열이나 늑막염 및 심낭염이 있을 때에도 사용됩니다.
익숙한 아스피린도 여기에 속하며, 이부푸르펜, 나프록센, 나부메톤, 멜록시캄, 셀레콕시브 등 수십 가지 종류가 시판되고 있습니다.
비스테로이드항염제는 염증 완화 효과가 우수하지만 장기간 복용하게 되면 위장관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단순한 속쓰림에서부터 위염과 위궤양을 일으키기도 하고 심한 경우에는 위출혈을 일으키기도 합니다.
특히 고령, 스테로이드제나 항응고제를 함께 복용하는 경우, 이전에 소화성궤양을 앓았다면 위장질환이 더 쉽게 발생합니다.
그러므로 이런 환자들은 위장관 보호제, 위산분비억제제 등을 같이 처방받거나 위장관 부작용을 줄인 셀레브렉스나 멜록시캄을 복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약제는 동맥경화성 변화가 심하거나 항인지질 항체가 양성인 경우는 심근경색이나 혈전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 항말라리아제
말라리아의 치료제로 쓰이는 항말라리아제는 자가면역질환에도 자주 치료제로 쓰이는 약제입니다.
루푸스에는 주로 클로로퀸(Chloroquine)이나 하이드록시클로로퀸(Hydroxychloroquine)을 유용하게 사용합니다.
다만, 클로로퀸은 장기간 복용할 경우 망막 손상을 일으킬 수 있어 현재는 주로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사용합니다.
이 약은 루푸스의 피부증상과 관절증상의 치료, 피로감 회복에 도움이 되며, 질병의 급성 악화 및 돌이킬 수 없는 장기 손상을 예방할 수도 있고 스테로이드 용량을 감량시키는 데 도움을 줍니다.
또한, 콜레스테롤을 낮춰주고 혈전억제 작용이 있으며, 골밀도 유지에도 도움이 됩니다.
부작용은 클로로퀸에 비해서는 월등히 적지만 장기간 복용 시 망막 손상을 일부 일으킬 수 있어 시력이나 시야에 변화가 있는 경우 6개월 내지 1년마다 안과적인 검진이 필요합니다.
장기간 복용 시 피부에 색소침착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는데, 자외선 노출부위에 뚜렷하게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자외선에 노출을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흡연을 하는 경우에는 약물의 부작용이 자주 나타날 수 있으므로 약물 복용 전에 금연을 하는 것을 권합니다.
◈ 코르티코스테로이드(스테로이드, 당질코르티코이드, 글루코코르티코이드, 부신피질호르몬제)
비스테로이드항염제와 항말라리아제로 관절염이나 피부발진을 치료하지 못할 때 비교적 저용량의 스테로이드를 사용하게 됩니다.
주요 장기를 침범하여 생명을 위협할 수 있을 경우에는 고용량의 스테로이드를 장기간 사용합니다.
이런 경우는 중증 자가면역성 용혈성 빈혈, 심각한 혈소판 감소증, 루푸스신염, 폐간질염, 심한 심외막염, 중추신경계를 침범한 신경정신루푸스 등이 해당됩니다.
투여 경로 및 초기 용량은 침범 장기와 질화의 중증도에 따라 다릅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처방되는 약은 프레드니솔론(Prednisolone)으로, 염증을 줄이는 효과가 우수하고 루푸스의 여러 증상에 효과적이며, 고용량을 사용하게 되면 면역기능 억제작용을 합니다.
하지만, 스테로이드는 여러 가지 부작용이 있기 때문에 용량을 적절히 조절하여 항염증 작용을 극대화하되, 부작용은 최소화하도록 해야 합니다.
고용량의 스테로이드를 장기간 사용하게 되면 부작용이 더 자주 발생합니다.
식욕 증가, 체중 증가, 얼굴이 둥글게 되며, 여드름이 생기고 쉽게 멍이 들며, 고혈압, 백내장, 녹내장, 당뇨병, 위궤양의 빈도가 증가합니다.
또한 탈모, 불면증, 고지혈증, 감염, 근병증, 저칼륨혈증, 다모증, 월경불순, 자극과민성, 정신병, 골다공증과 무혈성 골괴사와 같은 부작용이 발생하게 됩니다.
◈ 면역억제제(=면역조절제, 세포독성 약제)
스테로이드의 안정적인 감량 및 질병 활성도 조절, 장기 보전 및 예후 향상을 위해 면역억제제와 병용하여 사용하기도 합니다.
주요 장기를 침범한 루푸스는 종종 빠르게 진행이 될 수 있어 즉시 다량의 세포독성약제 사용이 필요합니다.
주요 장기를 침범한 활성형 루푸스의 치료는 돌이킬 수 없는 장기 손상을 막는 것을 궁극적인 목표로 광범위의 면역억제제를 사용합니다.
면역억제제 치료는 유도요법과 유지요법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면역억제제의 유도요법은 루푸스의 염증 증상의 면역학적 관해를 유도하여 결과적으로 신장, 신장외, 혈청학적 징후를 조절합니다.
일단 관해 상태에 도달하면 신장 질환의 재발과 비면역학적 증상의 진행을 막는 것을 돕기 위해 유지 요법이 장기간 동안 진행됩니다.
1) 아자티오프린(Azathioprine, 이뮤란) & 사이클로포스파마이드(Cyclophosphamide,사이톡산)
주로 주요 장기침범이 있는 중증의 루푸스 환자에게 고용량의 스테로이드와 같이 사용합니다. 사이클로포스파마이드는 경구 약제와 주사제가 있는데, 부작용으로 인해 주사제가 주로 사용됩니다.
일반적으로 미국 치료지침은 500~1,000mg을 한 달에 한 번씩 약 6개월 동안 주사를 맞는데, 최근에는 유럽의 치료지침에 따라 500mg을 2주 간격으로 6회 치료하기도 합니다.
그 후에는 아자티오프린이나 셀셉트로 유지 치료를 하게 됩니다.
부작용으로는 빈혈, 백혈구 감소, 혈소판 감소와 같은 골수기능 억제 작용이 있고 감염의 빈도가 증가하게 됩니다.
사이클로포스파마이드는 난소기능부전으로 인한 조기폐경이 올 수 있으며, 노년기에 암의 발생이 증가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2) 마이코페놀레이트 모페틸(Mycophenolate mofetil, MMF, 셀셉트)
셀셉트는 루푸스신염을 비롯한 중증 루푸스에서 사이톡산 치료 후에 유지치료로 많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향후 임신을 원하는 여성 환자에게는 사이클로포스파마이드 대신 마이코페놀레이트 모페틸을 초기 치료제로 사용하기도 합니다.
3) 메토트렉세이트(MTX)
류마티스관절염에 효능이 잘 알려져 있으며, 특히 루푸스 관절 증상의 조절 및 스테로이드의 안정적인 감량에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피부염과 관절염 증상을 보이는 환자에서 하이드록시클로로퀸과 저용량의 스테로이드 치료가 잘 듣지 않을 경우 대체해 볼 수 있습니다.
4) 사이클로스포린(Cyclosporin)
골수 기능이 떨어져 있는 경우에도 비교적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저용량으로 사용될 경우 질환 활성도를 낮추어 주고 스테로이드 용량을 줄이는 효과를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신독성이 있어서 심한 신기능 감소를 보이는 환자는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참고:
1)논문_ 최진정, 전신성홍반성루푸스의 진단과 치료, 대한내과학회지, 78권 제4호, 2010, 439-442p
2)site_전신홍반루푸스, 질병관리본부 희귀질환헬프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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