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렙토스피라증(Leptospiraosis)이란?
렙토스피라증은 병원성 렙토스피라(Leptospira interrogans) 균에 감염되어 발열을 주 증상으로 하는 급성 열성 질환으로 전신적 질환입니다.
매년 전 세계적으로 수백만 명의 환자가 발생하는 가장 흔한 세균성 인수공통 전염병(사람과 동물이 서로 전염시킬 수 있는 감염병)입니다.
쥐와 같은 설치류를 비롯하여 많은 야생동물, 가축, 애완동물이 렙토스피라를 보균하는 병원소입니다.
렙토스피라 보균 동물은 만성적으로 보균 상태를 유지하면서, 신장에서 일정기간 소변으로 배출됩니다.
사람은 감염동물이 배설한 소변에 오염된 물, 토양, 풀 등과 직접 접촉할 때 점막이나 상처 난 피부를 통해 감염이 됩니다. 또한 오염된 물과 음식물을 섭취하여 경구 감염 사례가 보고된 경우도 있습니다.
고대 중국이나 그리스 시대에도 렙토스피라증으로 생각되는 질환에 대한 기록이 있지만 1870년 Adolf Weil이 황달을 주 증상으로 하는 폐질환자 4명을 보고함으로써 Weil’s disease라고 불리게 되었습니다.
렙토스피라증은 1987년 지정 전염병으로 관리해 오다가 1994년 제2종 법정 전염병으로 지정되었고, 2000년 1월에 개정된 전염병 예방법에서 3군으로 관리되고 있습니다.
렙토스피라증은 우리나라의 가을철에 유행하는 3대 발열성 질환 중 하나로, 조기 치료를 위한 조기진단이 중요합니다.
렙토스피라증은 일정 기간에 많은 환자가 발생하여 유행 양상을 보이는 경우가 많으나, 산발적으로 발생하기도 합니다.
유행 양상을 보이는 시기는 집중호우나 홍수 이후 발생하는 경우가 많고, 산발적인 발생은 렙토스피라증이 흔히 발생하는 지역에서 연중 언제라도 야외활동 후 발생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추수기에 집중호우나 홍수가 있었을 때 농작물 피해방지나 재해복구 작업 등에 종사한 농부, 군인, 자원봉사자에서 대규모 유행이 수차례 발생한 적이 있습니다.
발생 시기는 7월부터 시작되어 9월과 10월에 최고에 달하며, 11월에 감소하는 추세를 보입니다.
증상은 개인 간에 큰 차이를 보여, 가벼운 감기 증상에서 황달과 신부전증을 보이는 치명적 감염(소위 '웨일씨병')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합니다.
증상의 심한 정도는 나이, 전신 건강 상태, 렙토스피라 균의 종류와 체내에 침범한 균주에 의해 좌우됩니다.
렙토스피라증은 전신 장기에 영향을 주는 감염증으로 갑작스러운 고열을 유발합니다. 경증인 경우 2~3일 동안 몸살감기 증상을 보인 후 다소 회복되었다가 다시 증상이 나타납니다.
두 번째 증상의 지속 기간은 짧으며, 대부분 회복기로 이어집니다.
중증 환자는 발병 후 급격히 증상이 진행하여 장기부전증이 합병되며,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면 종종 사망에 이르기도 합니다.
◈ 렙토스피라증의 원인
렙토스피라(Leptospira) 균은 산소가 있어야만 살 수 있는 호기성 세균입니다.
너비 0.1 μm, 길이 6~20 μm로 가늘고 양끝이 고리처럼 구부러져 있으며, 단단하게 나선형으로 꼬인 구조를 갖는 스피로헤타(활발한 운동성을 지닌 나선균)입니다.
물속에서 초당 15μm까지 매우 빠르게 움직이는데, 이러한 운동성은 생활주기를 형성하는데 필수적이며, 피부를 뚫는데 도움이 되지는 않지만 혈액 내로 침입하는 능력에 영향을 미칩니다.
렙토스피라균은 야생 들쥐나 개, 소, 돼지 등의 가축이 감염되었을 때 소변을 통해 배설되며 주변의 물, 특히 중성이나 약알칼리성 표면수나 토양에서 섭씨 20도 정도의 온도만 유지되면 수 주 동안 살아있게 됩니다.
렙토스피라균은 매우 작아서 물 한 방울에도 수백만 개의 균이 존재할 수 있습니다.
이론적으로는 오염된 물 한 방울이 감염을 유발할 수도 있으나, 면역체계가 어느 정도 방어하므로 인체로 들어온 렙토스피라균의 양이 증가할수록 감염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 렙토스피라증의 감염 경로와 위험 인자
1) 렙토스피라 균의 생활주기와 보균 동물
일부 동물은 렙토스피라에 감염되어도 스스로 회복하지만, 일부는 평생 균을 소변으로 배설합니다. 이러한 보균 상태는 대부분의 설치류와 포유동물에서 일어나지만 사람에서는 유지되지 않습니다.
보균 동물은 환경으로 균을 배출하여 새로운 동물을 감염시키므로 렙토스피라의 자연사에 필수적인 역할을 합니다. 보균 동물이 없다면 감염은 개별 동물에서 종료될 것입니다.
쥐가 가장 널리 퍼져 있는 보균 동물이지만, 어떤 지역에서는 생쥐, 주머니쥐, 라쿤 등의 보균 동물이 우세합니다.
급성 감염증에서 회복된 동물도 수개월 동안 렙토스피라 균을 소변으로 배설하지만, 보균 동물은 아무런 증상 없이 평생 계속 균을 배설합니다.
한 지역에서 환경과 기후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렙토스피라 균의 수준을 유지하는 데 주요 역할을 하는 보균 동물을 보균 숙주라고 합니다.
이들은 대부분 서식 지역이 국한되며, 장거리 이동을 하지 않습니다. 쥐들은 주요 보균 숙주이며, 다른 설치류도 포함됩니다.
사람은 보균 상태가 지속되지 않으므로 렙토스피라 균의 자연사에서 우연히 감염되는 숙주입니다. 보균 동물은 소변을 통해 교차 감염을 유발할 뿐 아니라 수직감염으로 자손에게 렙토스피라 균을 전파합니다.
보균 동물이 배출한 렙토스피라 균은 수개월에서 수년 동안 생존하면서 동물 숙주들의 재감염을 유발합니다.
렙토스피라 균이 생존할 수 있는 환경조건은 매우 제한적이므로 생체 외에서 심각한 문제를 유발하지는 않습니다.
렙토스피라증의 궁극적인 감염원은 동물의 배설물입니다.
렙토스피라 균은 감염된 동물 신장에 부착되어 있으면서 소변으로 배설되어 물이나 흙을 오염시키고, 사람은 오염된 환경에 간접적으로 노출되어 감염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감염된 소변이 사람에게 직접 접촉되어 혈액 내로 들어가는 경우는, 감염된 동물을 다루다가 발생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매우 드뭅니다.
수영 등을 통해 렙토스피라 균에 오염된 물을 마시는 경우에도 감염될 수 있습니다.
2) 렙토스피라증의 전파 경로
렙토스피라 균은 혈액 내로 침투해야만 병을 유발할 수 있는데, 균 자체가 정상적인 피부조직을 뚫고 들어갈 수는 없지만 미세한 피부 열상이나 긁힌 상처 등을 통해 침투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렙토스피라 균을 삼키거나 오염된 연무나 비말 형태로 흡입하는 등 호흡기나 구강, 폐, 여성의 생식기를 덮고 있는 점막층을 통해서도 인체 내로 침투하며, 간혹 성접촉을 통해 전파될 수 있습니다.
렙토스피라증의 전파경로는
-감염된 동물의 소변에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노출되는 경우
-감염된 동물의 조직을 다루거나 동물에게 물리는 경우
-오염된 물을 마시거나 오염된 음식을 섭취하는 경우입니다.
렙토스피라 균은 일반적으로 공기 전파되지 않으며, 단지 렙토스피라에 오염된 물을 비말 형태로 흡입하면 감염될 수 있습니다.
3) 사람 간 전파 가능성
공기를 통해 전파되지 않으므로 렙토스피라증 환자와 일상적인 접촉은 안전합니다.
타액 접촉은 감염 위험이 없으며, 수건 등 건조한 물체는 전파의 위험이 없는 반면, 젖은 침상이나 혈액에 젖은 옷은 전파의 위험이 있습니다.
감염된 사람은 감염된 기간 동안이나 감염 후에 일정 기간 동안 소변으로 렙토스피라 균을 배설하므로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다른 사람에게 전염 위험이 없습니다.
그러나 소량의 소변을 통해 성 파트너에게 균을 전달할 수 있으므로 렙토스피라증은 성 매개 감염증에 속합니다.
사람은 노출 약 2일 후부터 발병 후 2~3주까지 소변으로 렙토스피라 균을 배설할 수 있습니다. 항생제 치료를 받은 경우 균 배출 기간이 짧아지지만 대부분의 환자는 회복되기까지 소변으로 균을 배출합니다.
혈액을 통한 직접 전파는 거의 문제가 되지 않는데, 이는 렙토스피라 균이 매우 짧은 시간 동안만 혈액에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감염된 환자를 치료하는 의료진이 혈액 검체를 다루다가 주사침에 찔리는 경우는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임산부의 경우 렙토스피라 감염은 태아에게로 전파될 수 있습니다.
4) 렙토스피라 균 감염의 위험인자
나이, 성별에 관계없이 누구나 렙토스피라에 감염될 수 있으나, 일반적으로 성인 남자는 직업 관련 혹은 활동에 따라 노출 기회가 많으므로 감염 위험이 높습니다.
렙토스피라증의 위험군은 다음과 같습니다.
-오염된 논, 밭 물에 장시간 발을 담그고 작업하는 농부
-쥐가 많이 다니는 습한 토양이나 물과 관련된 작업장에 근무하는 광부
-오수 처리자, 낚시꾼, 군인 등
-가축과 관련된 일을 수행하는 수의사
-낙농업 종사자
-수영이나 캠핑 등의 오락 활동을 하는 사람
*참조:
1)도서_제11장 감염병실험실진단, 질병관리본부;국립보건연구원, 2005, 136~137p
2)site_렙토스피라증,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 건강정보,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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