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질환

운동할 때 숨이 많이 차는, 특발성 폐섬유증(IPF)이란?

gaulharu 2020. 12. 5. 17:24

간질성 폐질환(ILD)과 특발성 폐섬유증이란?

 

우리의 몸은 산소를 필요로 하며, 산소를 마시고 이를 체내에 이용하게 됩니다.

 

숨 쉴 때 마신 산소는 ‘폐포(허파꽈리)’라고 하는 기관지의 가장 끝에 있는 아주 작은 공기주머니까지 도달한 후에 폐포를 감싸고 있는 작은 모세혈관으로 녹아들어 갑니다.

 

이렇게 산소가 녹아 들어간 혈액은 심장을 통해 우리 몸의 여러 조직으로 산소를 공급하게 됩니다. 반대로 이산화탄소는 모세혈관으로부터 폐포로 나와 공기 중으로 뱉어지게 됩니다.

 

이와 같이 폐와 우리 몸 사이에 ‘산소와 이산화탄소의 교환이 일어나는 벽’을 '간질(間質, interstitium)'이라고 부르며 폐포벽부터 주위 모세혈관벽까지의 공간을 말합니다.

 

 

간질성 폐질환이란 이 공간에 염증이 생기는 것입니다.

 

즉 어떤 원인에 의해서 폐포, 모세 혈관, 가는기관지, 림프관 등 간질 조직에 염증이 발생하고, 점점 반복되어 진행하게 되면 '섬유화'라고 하여 조직이 딱딱하게 굳어지게 됩니다.

 

작은 상처가 난 후 잘 아물면 아무 흉터가 없지만, 같은 부위에 상처가 반복되거나 큰 상처가 나게 되면 살이 딱딱하게 굳고 흉터가 생기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100가지도 넘는 여러 질환이 간질성 폐질환에 포함되는데, 이중 가장 흔한 질환이 '특발성 폐섬유증(폐섬유화증, Idiopathic pulmonary fibrosis)입니다.

 

10만 명 당 3~5명 정도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50대 이후에 주로 발생하고 남자가 2배 정도 많습니다.

 

'특발성'이라는 말은 아직 확실한 원인을 알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며, 약물이나 환경, 결체조직 질환 등의 특정 원인이 있다면 특발성 폐섬유증에 해당되지 않습니다.

 

우리나라 조사에서 전체 간질성 폐질환 중 특발성 폐섬유증이 50%를 넘는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특발성 폐섬유증이 진행되면 폐포(허파꽈리) 벽에 만성염증 세포들이 침투하면서 폐를 딱딱하게 하는 여러 변화가 발생하여 폐조직의 심한 구조적 변화를 야기하며 점차 폐기능이 저하되어 사망하게 됩니다.

 

아직까지는 효과적인 치료방법이 없어 대개 증상이 나타나서 진단을 하게 되면 중앙 생존기간이 3~5년 정도 되는 예후가 매우 나쁜 질병입니다.

 

 

특정 원인이 알려져 있지 않지만, 흡연, 환경으로부터의 오염원, 미세 흡인 등이 관련된 위험 요인입니다.

 

가족성 폐섬유증 환자들에서 몇몇 돌연변이들이 보고되었는데, surfactant protein 및 telomerase 등에서의 돌연변이를 포함하며, 이는 이 질환에 유전적 요소가 있음을 시사합니다.

 

 

특발성 폐섬유증의 증상

 

가장 일찍 시작되는 증상은 '운동 시 호흡 곤란'입니다. 쉬고 있을 때는 괜찮다가도 평지를 많이 걷거나 계단을 오르면 숨이 차게 됩니다.

 

 

폐포는 숨을 들이마시면 펴지고 숨을 내쉬면 오므라드는 풍선 같은 것인데, 이 풍선이 섬유화로 딱딱해지면 잘 펴지고 오므라들지도 못할 것이고 또 산소가 잘 통과하기도 힘들 것입니다.

 

따라서 운동을 하여 몸이 산소를 많이 필요로 하게 되면, 요구량을 충족시켜주지 못해 숨이 차게 되는 것입니다.

 

 

또 다른 흔한 증상은 객담을 동반하지 않는 '마른기침'입니다. 염증과 섬유화로 인해 기도와 폐에 자극을 주기 때문으로 생각됩니다.

 

이러한 증상은 간질성 폐질환에서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고, 다른 폐질환이나 심장 질환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증상이기 때문에 때로는 진단이 늦어지기도 하고 다른 질환과의 감별이 어려워질 수도 있습니다.

 

또한, 이런 증상은 진단 당시를 기준으로 할 때 환자마다 심한 정도가 차이가 많으며, 증상이 진행하는 속도도 차이가 많습니다.

 

특발성 폐섬유증은 50세 이상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아 마른기침이나 운동 시 호흡 곤란이 생겼을 때 많은 환자분들이 나이에 따른 가벼운 증상으로 여길 수 있습니다.

 

증상이 대개 몇 년 간에 걸쳐 천천히 진행하기 때문에 일상생활에 불편이 생길 정도로 증상이 심해지고 나서야 질환이 진행이 많이 된 상태에서 의사를 찾아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병이 진행할수록 호흡곤란이 심해져 일상생활도 힘들게 됩니다.

 

말기에 폐동맥 고혈압이 합병되면 심장에 부담이 가서 누우면 심해지는 호흡곤란과 전신부종 등의 우심실 부전 증상이 나타납니다.

 

진찰상 양쪽 폐의 아랫 부위에서 특징적인 흡기말 수포음이 들리고, 말단 곤봉지(손가락 끝이 둥글고 뭉툭하게 변하는 증상)가 관찰되기도 하며, 말기에는 간비대, 말초부종 등의 우심부전 소견이 관찰됩니다.

 

 

 특발성 폐섬유증의 원인

 

앞서 언급한 것처럼 특발성으로, 이 질환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흡연자에서 발병의 빈도가 높고, 항우울제, 위-식도 역류에 의한 만성적 폐 흡입, 금속 분진, 목재 분진, 또는 용매제 흡입, 유전적 소인 등이 발생과 연관이 있는 위험인자들로 보고된 바 있습니다. 

 

또한, 당뇨, 폐결핵, 비결핵항산균 폐질환, 심장 질환, 폐암, 만성 폐쇄성 폐질환, 바이러스 감염, 산화제와 항산화제 사이의 균형, Th1(1형)과 Th2(2형) 면역반응에서 유래된 사이토카인 간의 불균형 등 여러 가지 요인이 영향을 미칩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환자들에서는 확실한 인과관계가 있는 인자들을 찾을 수 없습니다.

 

 

*참고:

1)논문_제강양진, 간질성폐질환의 새로운 진료지침, 2018년 대한내과학회 춘계학술대회, 2018, 162p

2)site_특발성 폐섬유화증,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건강정보

3)site_특발성 폐섬유증, 질병관리청 희귀질환헬프라인, 희귀질환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