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킨슨병의 조기 진단 2_운동 증상 전단계 증상(자율신경계 이상 外)
◈ 운동증상 전 단계(premotor phase)의 증상
대부분의 파킨슨병은 나이가 들면서 발생하기 때문에, 일반적인 노화에 따른 가벼운 증상으로 생각하기가 쉽습니다.
그리고, 의심과 자각을 했을 때는 이미 파킨슨병이 많이 진행이 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진단이 늦으면 치료의 예후도 좋지 않습니다.
파킨슨병의 조기 진단을 통한 빠른 치료의 시작이 제일 중요합니다. 일반적으로 잘 알려진 파킨슨의 초기 증상인 운동 증상 등이 나타난다면 병원을 먼저 방문하는 것이 좋습니다.
하지만, 이런 운동 증상이 나타나기 수년 전부터 내 몸을 괴롭히는 여러 증상들이 있다면 유심히 살펴보는 것도 중요합니다.
이러한 증상들이 지속된다면 되도록 서둘러 전문의와 상담을 하셔야 합니다.
▷자율신경계 이상
파킨슨병에서는 여러 가지 자율 신경계 이상소견이 자주 관찰되며, 대개 운동 증상보다 선행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자율신경계 기능이상을 파킨슨병의 운동 증상 전 기간의 증상 또는 위험인자로 고려할 수 있습니다.
①위장계 이상
중추신경계를 ‘큰 뇌 (large brain)’이라고 부를 수 있고, 위장 신경계를 ‘작은 뇌 (little brain)’라고 할 수 있을 만큼 위장 신경계의 이상은 파킨슨병 진행의 표지로 생각되고 있습니다.
위식도 역류 및 기능이상, 구역 상복부 팽만감과 같은 위장관의 자율신경계 이상 증상은 위장 신경계의 손상과 관련이 있고, 이러한 증상들은 파킨슨병의 운동증상의 발생 이전에 관찰될 수 있습니다.
또한, 변비는 파킨슨병의 운동 증상 전 기간의 증상들 중에 가장 강력하면서도 일관된 연구 결과를 보이는 자율 신경계 이상 증상 중 하나입니다.
변비는 파킨슨병 환자의 60~80%에서 관찰됩니다.
파킨슨병과 치매가 없는 노인을 대상으로 시행된 대규모 지역 주민 연구에서는 하루에 한 번 이하의 장 운동이 있는 집단이 하루에 한 번 이상의 장 운동이 있는 집단보다 파킨슨병의 위험이 2.7 배 높다는 보고도 있었습니다.
이러한 연구 결과들은 변비가 파킨슨병의 조기 증상으로써 의미가 있고 이는 파킨슨병의 병태생리학적 과정과 연관이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파킨슨병에 관련된 병리학적 연구들에서 흑색질에 병리학적 변화가 발생되기 이전에 미주신경의 등쪽 핵 (dorsal nucleus of vagus nerve)과 창자신경총에 알파 시누클레인의 침착이 관찰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②비뇨 생식기계
비뇨 생식기계의 이상과 발기부전도 파킨슨병의 운동 증상 전 기간의 증상으로 연구되어 왔습니다.
비록 변비와 같은 대규모 전향적 연구는 없지만 한 후향 코호트 연구에서 발기부전이 있는 환자가 3.8배의 파킨슨병 발병 위험성과 연관된다고 보고하였습니다.
또한, 파킨슨병의 운동증상이 발생되기 전에 소변 장애가 발생된 환자에서 Onuf’s 핵에 루이소체의 침착이 관찰되었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③심혈관계
파킨슨병의 운동 증상 전 시기의 심혈관계 관련 자율 신경계 이상은 식후 저혈압과 기립성 저혈압입니다.
이러한 현상은 시누클레인 병리 소견이 심장의 자율 신경계를 침범하여 나타난다고 생각되어 이에 따라 많은 임상적, 영상학적 연구들이 이루어졌습니다.
그러나 체위에 따른 혈압 검사 등을 이용한 연구에서 기립성 저혈압은 파킨슨병의 조기증상으로써 많은 의미를 갖지 못한다는 보고가 많습니다.
Metaiodobenzylguanidine(MIBG)를 이용한 심장의 교감신경의 손상을 이용한 연구는 파킨슨병과 다른 유사 질환의 감별에 도움이 됩니다.
이는 심장의 교감신경에 시누클레인의 병리학적 침착에 의해 루이소체가 쌓이면서 탈신경 되어서 나타나는 현상으로 설명되고 있습니다.
▷기분 장애/수면장애/기타 정신 장애
①우울증
우울증은 파킨슨병 환자에서 흔하게 관찰됩니다.
우울증은 파킨슨병 초기에 27.6% 이상에서 발생될 수 있고, 몇몇 연구에서는 운동 증상보다 선행할 수 있다고 보고되었습니다.
경두개 초음파를 이용한 한 연구에 따르면 파킨슨병의 특징적인 흑색질의 고에코 영상이 파킨슨병이 없는 우울증 환자에서 정상인보다 3배나 많이 관찰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우울증과 파킨슨병과의 관계는 아직 밝혀지지 않은 부분이 많아 추후 대규모 연구가 필요합니다.
②수면장애
수면장애는 정상인보다 파킨슨병에서 약 1.5~3.5배 정도 많이 관찰됩니다.
수면장애 중에 렘수면 행동장애 (RBD)와 사건수면(parasomnia)은 파킨슨병의 운동 증상보다 선행해서 관찰된다는 보고들이 있습니다.
또한, 비정상적인 수면은 가족성 파킨슨병의 초기 증상으로 발생되기도 하고, 주간 과다 졸림이 있는 집단 이 정상인보다 파킨슨병 발생률이 높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따라서 최근에는 파킨슨병 환자에서 수면 다윈검사를 통해 수면장애의 여부를 확인하는 것은 환자의 삶의 질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③기타
그 밖의 비운동 증상으로는 감각 이상(통증, 이상감각), 충동 조절장애, 색깔 구별 능력 이상, 인지기능 장애, 하지 불안 증후군 등이 있지만 조기 진단을 위한 전운동기간의 증상으로써 유용성 여부는 조금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합니다.
◈ 신경영상을 이용한 조기진단 방법
▷도파민 수송체 영상과 경두개 초음파 검사
흑색질-선조체 (nigrostriatal)의 연접 전(presynaptic) 기능을 알아보기 위해 영상 표지자 검사법은 파킨슨병의 대리 표지자로 광범위하게 이용되어 왔습니다.
*연접: 영어로는 synapse(시냅스)라고 하며, 뉴런이 신호를 각각의 표적 세포로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면, 연접은 뉴런이 그러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돕는 도구입니다.
이는 도파민 세포의 탈신경화를 알기 위한 것이지만, 이러한 영상의 변화는 도파민 신경세포의 파괴와 같은 병리학적 변화를 잘 반영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도파민 수송체나 F-DOPA의 섭취율은 파킨슨병의 운동 증상의 진행과 일치합니다.
특히 이러한 영상 검사들에서 도파민 섭취율이 비대칭적으로 떨어지는 소견과 꼬리핵 (caudate nucleus)보다 조가비핵 (putamen, 대뇌의 시상 아래의 조직)에서 더욱 감소되는 소견은 다른 비전형적 파킨슨병과의 감별에 도움이 됩니다.
파킨슨병에서 경두개 초음파를 이용하여 중간뇌를 검사하면 흑색질에서 고에코 소견이 관찰됩니다.
*고에코: 초음파 검사 사진에서 주변보다 밝게 보이는 덩어리로 나타날 때, 이를 '높은 에코'를 보인다고 합니다.
이러한 소견은 초기 파킨슨병에서도 관찰이 될 수 있어서 운동 증상 전 기간에 진단을 위한 도구로써의 가능성이 있습니다.
◈ 알파시누클레인 탐지 방법
파킨슨의 조기 진단을 위한 새로운 방법이 2016년 Annals of Clinical and Translational Neurology 최신호에 스코틀랜드 Edinburgh 대학교 Alison Green 박사 연구팀에 의해 발표됐습니다.
연구팀은 환자의 척수액(spinal fluid) 샘플에서 파킨슨 연관 분자를 찾아내는 기술을 개발했고, 이 기술로 파킨슨 환자 20여 명의 척수액 샘플에서 19개의 파킨슨 연관 분자를 찾아낼 수 있었습니다.
파킨슨 발병 위험이 높은 사람들의 척수액 샘플에서도 파킨슨 연관 분자를 찾아냈습니다.
이 연구진이 개발한 기술은 파킨슨병의 주요 원인으로 알려진 알파시누클레인 (alpha-synuclein)이라고 불리는 단백질 분자를 탐지해내는 것입니다.
즉, 파킨슨병이 있는 사람들의 뇌세포에 쌓이는 알파시누클레인을 탐색함으로써 파킨슨 진단율을 향상시킬 뿐만 아니라 조기 진단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외에도 국내 연구진도 지속적으로 파킨슨병의 진단을 위해 센서로 얼굴표정 변화를 감지하는 기술, 피검사나 MRI 검사로 질환을 확인할 수 있도록 바이오 마커에 대한 연구, 인공지능을 활용해 환자의 운동 증상 등을 수치화 한 위험 예측 모델 개발 등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참고:
1)논문_김중석, 파킨슨병의 조기진단과 치료, 대한임상노인의학회 추계학술대회, 2009, 293~295p
2)site_파킨슨병의 조기 진단 검사 개발, NDSL(National Digital Science Library), 동향 상세정보, 해외과학기술동향, 2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