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킨슨병에서 주로 나타나는 증상들은 운동기능과 관련된 것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이외에도 다른 계통의 이상 증상들이 자주 동반됩니다.
떨림이 보통 가장 먼저 나타나는 증상으로 이야기되고 있지만, 많은 환자들의 경우 그보다 먼저 매우 설명하기 힘든 모호한 증상들을 호소하기도 합니다.
여기에는 이상 감각, 근육의 통증, 근육이 잡아당겨지거나 탱탱하게 느껴지거나 근육에 경련, 전신적인 피곤감이 포함될 수 있습니다.
이 외에도 우울 증상, 불안 혹은 초조, 안절부절 못한다는 등의 정신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오른손잡이였는데 지금은 어떤 손을 더 잘 사용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하거나, 글씨 쓰거나 도구를 사용할 때 불편감이 생겼다고 이야기하며, 균형 잡기가 힘들다고 이야기하기도 합니다.
이와 같은 증상이 있다가 어느 덧 파킨슨병에서 나타나는 동작의 느려짐(bradykinesia)이나 자세의 이상 (postural abnormalities) 등이 나타나게 됩니다.
파킨슨병은 다양한 임상 양상을 보임으로써 뇌졸중, 흔히 오십어깨로 불리는 유착성 견관절막염 등으로 잘못 인식되기도 하며 때로는 우울증이나 치매로 잘못 진단되는 경우도 흔합니다.
우리나라에서 시행한 한 연구 결과에서는 손떨림으로 의료기관을 찾은 환자의 절반 이상이 한방병원이나 한의원을 찾았는데 이 중 파킨슨병으로 진단받은 경우는 없었습니다.
개인 종합병원이나 의원을 방문한 환자에서는 25%만이 파킨슨병의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으며 대부분의 경우 어떤 병인지를 듣지 못했다고 합니다.
반면 보행 장애를 주로 호소하여 의료기관을 방문한 경우에서는 70% 이상에서 뇌졸중으로 진단을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그만큼 유사한 증상으로 인해, 다른 질환으로 진단받기 쉬운 것이 바로 파킨슨입니다.
파킨슨병의 임상적 특징은 운동 증상과 비운동 증상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이번 포스트에서는 파킨슨의 운동 증상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 진전(떨림증)
파킨슨병에서 관찰되는 진전, 즉 떨림은 주로 환자가 쉬고 있을 때 나타나며 자발적인 운동을 하는 동안에는 떨림이 감소하는 '안정 시 진전'의 양상을 보입니다.
파킨슨병에서 가장 특징적으로 보이는 안정 시 진전의 형태는 마치 손으로 ‘알약을 빚거나 동전을 세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진전입니다.
환자가 자신의 손에 특별한 관심을 두지 않고 다른 일을 하고 있을 때 현저하게 나타나는 것입니다.
즉, 손을 이용하여 글씨를 쓰거나 숟가락질을 할 때는 떨림이 나타나지 않다가 TV를 시청하거나 보행 시에 손에 떨림이 확연해지는 것을 말합니다.
또한, 무릎 위나 의자에 가만히 얹어 놓고 있는 상태에서는 떨림이 심하고, 물컵을 들거나 물건을 잡고 있으면 떨림이 감소하는 양상을 보입니다.
다리의 떨림은 보통 누워있거나 편히 앉아 있을 때 잘 나타나고, 서있는 것과 같이 몸무게를 다리로 지탱하는 경우에는 사라지는 것을 특징으로 합니다.
이와 같은 떨림은 보통 몸통 먼 쪽의 사지, 특히 한쪽 팔의 끝 부분에서부터 시작하여 수년에 거쳐 몸 통 가까운 쪽으로 다시 하지 쪽으로 진행되며, 점차 반대 편으로 진행됩니다.
진행성 파킨슨병(advanced Parkinson disease)에 이르면 얼굴, 입술, 턱에도 떨림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떨림의 빈도는 4∼7 Hz 정도를 보이며, 나이가 적을수록 빠른 속도를 보입니다.
◈ 서동(동작의 느려짐)
서동이란 몸의 움직임이 느려지는 것을 말합니다.
파킨슨병 환자의 동작의 이상은 주로 처음에는 움직임이 줄어들고 점차 움직이더라도 느려지며, 그러다가 진행해 가면서 움직이지 못하는 상태가 됩니다.
이와 같은 동작의 이상 및 특히 무운동 상태가 환자의 장애를 일으키는 중요한 원인이 됩니다. 떨림과 마찬가지로 동작의 느려짐도 한쪽 편에서 주로 나타나다가 반대편으로 진행이 됩니다.
일반적으로 이러한 서동은 파킨슨병의 증상 중 가장 환자를 괴롭히는 증상이지만, 매우 서서히 진행하기 때문에 환자 자신이나 보호자들도 병의 증상으로 생각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서동으로 인한 증상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보행장애
보폭이 작아지고 발이 지면에서 많이 떨어지지 않으며 발을 끌면서 걷는 것이 특징입니다.
또 보행 시 팔의 흔들림이 점차 작아지고 나중에는 팔이 흔들림 없이 약간 굽혀져 몸 옆에 붙은 상태로 걷게 됩니다.
환자가 보행을 시작할 때 마치 발바닥이 땅에 붙어버린 것처럼 움직여지지 않거나, 반대로 다시 멈추려 하면 마음대로 걸음이 멈춰지지가 않아 앞으로 쓰러지는 경향을 보일 수도 있습니다.
또한 보행 시 환자의 상체가 약간 앞으로 굽어져 있고 무릎과 팔꿈치가 굽혀져 있는 이상한 자세를 취할 수도 있습니다.
▷얼굴 표정
파킨슨병 환자들은 얼굴 표정이 감소하여 마치 가면을 쓴 것 같고 감정의 표현이 없는 가면안이라고 부르는 얼굴 모양을 가지게 됩니다.
▷말하기
말하기에도 이상이 나타나, 음량이 점차 작아지고 웅얼거리게 됩니다.
억양과 리듬감도 단조로워지고 발음장애도 동반되어 심한 경우에는 환자의 말을 전혀 알아들을 수 없게 됩니다.
◈ 강직
강직이란 몸이 뻣뻣하게 되는 것을 말합니다. 강직이 있으면 다른 사람이 환자의 팔을 펴려고 할 때 마치 일부러 안 펼쳐지려고 힘을 주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됩니다.
전형적인 환자의 경우 환자의 팔을 굽힐 때 마치 납으로 만든 파이프를 굽히는 것 같은 기분이 느껴지며, 천천히 굽혀보면 톱니바퀴를 돌리는 것처럼 규칙적으로 오는 저항감을 느끼게 되는데, 이를 톱니바퀴성 강직(cogwheel rigidity)이라고 합니다.
◈ 기타 운동기능과 관련된 증상
파킨슨병이 진행하게 되면 자세의 불안정(postural instability)이 나타납니다.
처음에 환자나 보호자는 이러한 장애를 잘 느끼지 못하고 의사의 진찰로만 알 수 있는 경우가 많지만, 병이 점점 진행하면 자세의 불안정으로 인해 자꾸 넘어지게 됩니다.
또한, 환자에게 많은 고통을 주는 증상으로 동작동결(freezing, 얼어붙은 몸 현상)이라는 것이 있는데, 이는 의도적으로 어떤 일을 하려고 할 때 몸이 마치 얼어버린 것처럼 꼼짝하지 않는 증상입니다.
근육긴장이상증(dystonia)이나 이상운동증(dyskinesia)도 드물지 않게 나타나는데, 이는 오랫동안 파킨슨병 치료약을 복용한 환자에서 약 부작용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일부 환자, 특히 젊은 환자에서는 약과 무관하게 병의 초기에 나타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근육긴장이상증: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이상한 근육 수축이 발생하여, 비정상적인 자세와 운동증상을 나타내는 질환입니다.
목이 어느 한쪽으로 기울어지거나 돌아가 있고, 눈을 자주 깜박이거나 심하면 꼭 감긴 채 떠지지 않는 등의 증상이 나타납니다.
*이상운동증: 몸의 움직임에 이상이 발생하는 모든 질병의 총칭으로, 본인이 의도하지 않는 움직임이 몸에 나타나는 것으로 춤을 추는 것처럼 몸이 움직이는 무도증, 순간적으로 몸이 움찔움찔 움직이는 등의 다양한 증상이 생깁니다.
*참고:
1)site_파킨슨병, 서울대학교병원, 파킨슨센터, 질환설명
2)논문_고성범, 파킨슨병의 진단과 치료, 가정의학회지, Vol.24, No.12, 2003, 1060~1061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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