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사성 또는 신경매개성 실신 (reflex or neurally-mediated syncope)
반사성 실신은 혈압과 심박동을 정상적으로 유지시키는 자율신경계 반사의 부적절한 반응으로, 혈관 확장 및 동정지의 서맥이 발생되어 그로 인한 일시적인 뇌혈류의 감소로 실신하는 것입니다.
반사성 실신에는 미주 신경 실신(vasovagal syncope), 상황성 실신(situational syncope), 경동맥굴 증후군(carotid sinus syncope)으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미주신경 실신
미주신경성 실신은 혈관 미주신경 반사에 매개되어 발생하는 가장 흔한 형태의 실신입니다.
서있거나 똑바로 앉아있을 때 주로 발생하고, 유발 요인(감정적 스트레스, 통증, 약물 등) 이후 실신 발생 직전에 피로감, 구역, 식은땀 등의 전구 증상을 동반하며 비교적 예후가 양호합니다.
40세 이전에 반복적인 실신이 발생하거나, 지하철 등 혼잡하거나 더운 장소에서 장시간 서있는 상태에서 실신이 발생하는 경우 미주신경 실신 등 반사성 실신을 의심해 볼 수 있습니다.
▷상황성 실신
상황성 실신은 기침, 웃음, 연하, 배변 등과 같은 특정 상황과 연관된 반사에 의해 발생하는 경우입니다.
기상 시 소변이나 대변을 보던 중 화장실에서 쓰러지는 경우가 흔한 예입니다.
주로 남자들에게 일어나는 배뇨 실신은 방광에 소변이 가득 차면 반사적으로 혈관 수축이 일어나는데, 이때 소변을 보면서 갑자기 방광을 비우면 혈관 확장이 일어나 혈압이 떨어지기 때문에 실신이 발생합니다.
기침 실신은 호흡기 질환 등에 의해 지속적으로 기침을 하다가 실신하는 것을 말합니다.
발살바 실신은 대변 시 힘주기, 무거운 물건 들기, 역도와 같이 계속 힘을 주는 경기, 트럼펫 연주와 같이 계속 숨을 참고 힘을 주는 행위를 할 경우 부교감신경계가 과도하게 활성화되어 맥박, 혈압이 떨어지면서 실신이 일어납니다.
술을 많이 마시거나, 배고플 때, 과로할 때 생길 수도 있습니다.
▷경동맥굴 증후군
경동맥굴 증후군은 경동맥굴 과민성과 연관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갑자기 고개를 돌이거나 넥타이를 맬 때 실신이 발생하고, 목동맥굴 압박 시 3초 이상 동정지 혹은 수축기 혈압이 50 mmHg 이상 감소가 있거나, 서맥과 혈압 저하가 같이 발생한 경우 진단할 수 있습니다.
◈ 기립성 저혈압 (orthostatic hypotension, OH)에 의한 실신
기립성 저혈압은 누워있거나 쪼그려 앉은 상태에서 갑자기 일어날 때 어지럼증을 느끼는 현상을 말합니다.
갑자기 체위를 바꾸면 하지(다리)와 내장으로부터 심장 내로 들어오는 혈액의 양이 줄어들어 심장에서 다시 나가는 혈액의 양도 줄어들게 됩니다.
이때 우리 몸의 교감 신경계가 적절하게 반응하지 못하여 발생하는 것이 기립성 저혈압입니다.
주로 노인들에게 흔하게 발생하고, 자율신경에 영향을 주는 질환인 당뇨병, 알코올의존증 등의 병을 갖고 있는 경우, 탈수가 있는 경우 흔하게 일어납니다.
기립성 저혈압은 기립 시 3분 이내에 수축기 혈압이 20 mmHg 이상 혹은 이완기 혈압이 10 mmHg 이상 감소하거나, 증상을 동반하면서 수축기 혈압이 90 mmHg 미만으로 저하됩니다.
기립 시 정맥 환류 감소에 대한 보상 적응 기전의 이상으로 발생하는데, 실신의 약 15%를 차지합니다. 기립성 저혈압은 4가지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즉각성 기립성 저혈압
기립 후 15초 이내에 일시적인 혈압 저하로 인해 전 실신 혹은 실신이 나타나는 경우입니다.
▷전형적 기립성 저혈압
기립 후 3분 이내에 수축기 혈압이 20 mmHg 이상 혹은 이완기 혈압이 10 mmHg 이상 감소하는 경우입니다.
▷지연성 기립성 저혈압
기립 후 3분 이후에 수축기 혈압이 20 mmHg 이상(누운 자세에서 고혈압이 있는 환자의 경우 30 mmHg) 혹은 이완기 혈압이 10 mmHg 이상 감소하는 경우로 이때 혈압은 최저로 저하될 수 있습니다.
▷신경성 기립성 저혈압
탈수 혹은 약물 같은 환경적인 요인과 자율신경계 기능 이상으로 인한 기립성 저혈압의 아형으로 중추 또는 말초 신경과 관련된 병변으로 인해 발생하는 경우입니다.
◈ 심장성 실신(cardiac syncope)
심장성 실신은 심박출량 감소의 원인이 되는 부정맥 또는 구조적 심장 질환에 의해 발생하거나 혈관 순환에 영향을 주는 질환에 의해 실신이 발생하는 경우는 포함합니다.
부정맥은 동기능 부전이나 방실 전도장애 등의 서맥 또는 상심실성 혹은 심실성 빈맥 등의 빈맥이 대표적입니다.
이온 채널의 유전적 변이가 원인인 긴 QT 증후군과 부루가다 증후군 등 유전성 부정맥도 실신의 한 원인입니다.
심근경색, 판막성 심질환, 비후성 심근병증, 심장 내 종양, 심낭압전 등 구조적 심장 질환 이외에도 폐 색전증, 대동맥 박리 등 심폐 순환 장애를 초래하는 질환들도 실신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최근 PESIT 연구에 의하면 첫 실신 병력으로 입원한 환자에서 17.3%가 폐색전증인 것으로 보고되기도 했습니다.
구조적 심장 질환에 의한 실신에서 심장 초음파 검사가 원인 감별에 우선적으로 유용합니다.
예를 들어, 실신의 병력이 있고 휴식 시 또는 약물/운동 부하 시 좌심실 유출로 압력 차이가 50 mmHg 미만인 비후성 심근병증 환자에서 운동부하 동안 2D 또는 도플러 검사를 통해 좌심실 유출로 협착을 평가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도플러 검사: 심장에 초음파를 대고 반사파의 '도플러'효과에 따른 파장 변화를 관찰하여 심장 운동을 검사하는 방법입니다.
젊은 나이에 급사의 가족력이 있거나, 운동 중 혹은 누운 상태에서 실신의 병력이 있거나 갑작스러운 두근거림 후 실신이 발생하였다면 심장성 실신의 가능성을 고려하여 검사를 시행해야 합니다.
심장성 실신의 경우 적절한 치료를 하지 않을 시, 예후가 좋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 히스테리 실신
실신으로 보이지만 사실은 엄밀한 의미에서 보자면 실신이 아닌 경우가 '히스테리 실신'입니다.
이 경우는 갑자기 쓰러지고 의식이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맥박수, 혈압, 피부색에 변화가 없고 간질증상도 없지만 심리적인 문제가 있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또한, 실신으로 2차적인 이득(실신했을 때 변화할 수 있는 주변 사람들의 반응)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이를 잘 상담하고 평가해야 문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참고:
1)논문_최윤영 외 1인, 실신의 임상적 접근 및 진단, 대한내과학회지, 제95권 제 4호, 2020, 254~255p
2)site_실신, 질병관리본부, 국가건강정보포털,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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